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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천의 전경이 보이고 펠릿(붉은원)이 확인된다.
 옥천의 전경이 보이고 펠릿(붉은원)이 확인된다.
ⓒ 이경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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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리부엉이가 서식한다는 마을 주민들의 제보로 5월 30일 충북 옥천군 동이면 현장답사를 다녀왔다. 천연기념물 수리부엉이가 서식하는 곳에 골프장이 인근에 생긴다며 제보를 해준 것이다.

현장은 27홀 골프장 예정부지와 직선거리로 약 600m 이격된 곳이다. 깎아지는 사면이 만들어진 곳으로, 수리부엉이를 눈으로 확인하지는 못했다.

그러나 현장에서 수리부엉이 흔적은 찾을 수 있었다. 펠릿이 있었고, 먹지 않은 오리류로 보이는 깃털을 확인했다. 펠릿은 맹금류들이 소화되지 않는 털이나 깃털 뼈를 모아 다시 뱉어낸 것을 말한다. 펠릿으로 종이 섭취하는 먹이를 확인하기도 하고, 팰릿이 맹금류의 서식처를 입증해 주기도 한다.

현장에 올라 보니 옥천군 환경이 한눈에 들어왔다. 지혜의 상징으로 알려진 수리부엉이의 영특함도 확인할 수 있었다. 밤에 우는 소리 때문에 무서움의 상징으로 알려져 있기도 하지만 말이다.

아무튼 수리부엉이가 자리를 참 잘 잡았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보통 1~2월 번식을 시작하는 수리부엉이의 특성상 번식을 무사히 마치고 이소를 한 이후에 현장답사를 하게 된 것이 아쉽기도 했다.

공사 피해는 고스란히 수리부엉이 몫, 정밀한 환경조사 필요
  
뼈등이 보이는 현장의 모습
 뼈등이 보이는 현장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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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리부엉이가 번식했을 것으로 추정되는 현장의 모습
 수리부엉이가 번식했을 것으로 추정되는 현장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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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리부엉이는 서식반경이 넓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보통 2km 정도의 반경을 가지고 생활하기 때문에 골프장 예정부지는 수리부엉이의 핵심 서식처다. 우리나라에는 10종의 부엉이과의 조류가 서식한다.

이중 가장 큰 수리부엉이는 흔한 텃새였지만 현재는 그 수가 급격히 줄어 멸종위기 야생생물 2급으로 지정돼 있고, 천연기념물(324호)로 지정돼 보호받고 있다. 핵심 서식지의 대부분은 숲과 농경지가 있는 곳으로 옥천은 이런 요건이 충분히 갖추어져 있다.

야간에 활동하기 때문에 소음과 빛에 매우 민감하다. 골프장이 건설될 경우 수리부엉이 서식에 치명적인 요소가 될 것은 자명하다. 공사 및 운영 과정에서 입을 피해는 고스란히 수리부엉이의 몫이다.

필자는 답사를 마치고 골프장예정부지 인근을 추가로 다녀왔다. 이 과정에서 천연기념물(324호) 붉은배새매와 멸종위기 야생생물 2급인 새호리기를 각 1개체식 추가로 확인했다. 예정 부지가 매우 자연이 잘 보전된 곳이기 때문에 다양한 멸종위기 야생생물이 다양하게 서식할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붉은배새매, 새호리기, 수리부엉이 모두 최상위포식자로 존재 자체만으로도 생태계의 균형이 잘 갖추어진 곳이라는 방증이기 때문이다. 매우 정밀한 환경조사가 필요한 이유이기도 하다.

골프장의 경우 녹색사막으로 불린다. 경사가 급한 곳은 산사태가 발생하기도 한다. 잘 보전된 숲의 경우 산사태가 일어나지 않지만 골프장은 산사태가 종종 발생한다. 숲이 토사를 잘 유지하는 반면 골프장의 잔디는 사면의 토사를 보호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배수와 잔지의 생육에 초점이 맞춰진 골프장에서는 생명이 살 수 없는 곳이기 때문에 사막으로 불리는 것이다.

허울뿐인 말들로 대규모 개발하는 일 없어야
 
수리부엉이의 모습(자료사진)
 수리부엉이의 모습(자료사진)
ⓒ 대전환경운동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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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장 에정부지에서 확인한 전경
 골프장 에정부지에서 확인한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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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리부엉이 서식지 현장답사 후 골프장 예정 부지쯤에 올라 보니 옥천의 아름다운 절경이 눈에 들어왔다. 골프장이 생기면 이런 경관을 특정인들만이 독점하게 될 것이다. 그곳의 생명들은 사라지게 하면서 말이다. 더욱이 옥천 골프장 예정지는 수변구역으로 상수원을 보호해야 하는 곳이기도 하다.

골프장이 들어오면 대부분 마을은 두 조각이 난다. 찬성 측과 반대 측이 나누어지고 사분오열되면서 공동체가 붕괴한다. 완성된 이후 큰 혜택이 마을에 있을 것으로 착각하지만 골프장은 낙수효과도 없다. 차를 타고 골프만 치고 떠나는 시스템이 만들어져 있기 때문이다.

낙수효과가 아니라 농약과 쓰레기만이 남겨진다고 보는 것이 오히려 더 타당하다. 때문에 중요하게 보호해야 할 가치가 높은 곳에 골프장 건설은 말이 안 된다. 적당하게 개발된 지역에 위치해야 한다. 오히려 도시에 만들어지는 것이 필요하다. 친환경으로 포장하지만 앞서 언급한 대로 녹색사망을 만드는 것일 뿐이다.

보호해야 할 가치와 의미가 큰 곳을 골라 골프장을 건설하려는 것인지 매우 유감스러웠다. 수리부엉이와 붉은배새매, 새호리기가 현재의 안정적인 환경을 유지하고 살 수 있기를 바란다. 기후위기 시대에 더 이상 이런 천혜의 환경에 친환경이라는 허울뿐인 말들로 대규모 개발을 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

태그:#수리부엉이, #펠릿, #대전환경운동연합, #옥천골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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