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비야의 모로코 골키퍼 야신 보노가 2023년 5월 31일 부다페스트 푸스카스 아레나에서 열린 세비야 FC와 AS 로마의 UEFA 유로파리그 결승전에서 AS 로마의 브라질 수비수 로저 이바네즈의 페널티킥을 막고 있다.

세비야의 모로코 골키퍼 야신 보노가 2023년 5월 31일 부다페스트 푸스카스 아레나에서 열린 세비야 FC와 AS 로마의 UEFA 유로파리그 결승전에서 AS 로마의 브라질 수비수 로저 이바네즈의 페널티킥을 막고 있다. ⓒ AFP / 연합뉴스

 
세비야 FC의 순발력 뛰어난 골키퍼 야신 보노가 카타르 월드컵에서의 활약도 모자라 이번에는 소속 팀을 가장 높은 곳에 올려놓았다. 피가 마를 정도로 긴장감 넘치는 결승전 승부차기에서 두 차례나 슈퍼 세이브를 기록했으니 우승 전문가 주제 무리뉴 감독이 이끌고 있는 AS 로마도 야신 보노 앞에서 멈출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호세 루이스 멘딜리바르 감독이 이끌고 있는 세비야 FC(스페인)가 한국 시각으로 1일(목) 오전 4시 헝가리 부다페스트에 있는 푸슈카스 아레나에서 벌어진 2022-23 UEFA(유럽축구연맹) 유로파리그 결승전에서 AS 로마(이탈리아)와 연장전까지 1-1로 비긴 뒤 승부차기 끝에 4-1로 우승을 차지했다. 이 대회 결승에 오른 일곱 번 모두 우승 트로피를 가져간 놀라운 기록을 쓴 것이다.

다리와 손끝으로 승부차기 슈퍼 세이브 둘

지난 시즌 유로파 컨퍼런스리그 우승 팀 AS 로마가 먼저 골을 터뜨리며 유로파리그 첫 우승 의지를 불태웠다. 34분 1초, 수비수 지안루카 만치니의 기습 스루패스를 받은 간판 공격수 파울로 디발라의 왼발슛이 세비야 FC 골문 오른쪽 구석으로 빨려들어간 것이다.

하지만 이대로 끝날 결승전이 아니었다. 상대가 유로파리그 우승 전문 팀으로 불리는 세비야 FC였기 때문이다. 전반전 추가 시간에 세비야 FC 핵심 미드필더 라키티치가 왼발 중거리슛으로 골문 오른쪽 기둥 하단을 때린 것이 불운처럼 보였지만 후반전 초반에 기어코 동점골을 뽑아낸 것이다. 

55분, 세비야 FC의 주장 헤수스 나바스가 오른쪽 측면에서 날카로운 얼리 크로스를 보냈을 때 오캄포스를 막던 AS 로마 수비수 지안루카 만치니의 다리에 맞은 공이 허망하게도 골문으로 빨려들어갔다. 그리고는 연장전 끝날 때까지 필드 골은 더 이어지지 않았다. 결과를 놓고 보면 연장 후반전 추가시간에 AS 로마 수비수 스몰링의 헤더 슛이 크로스바에 맞은 것이 가장 아쉬운 순간으로 남았다.

1-1 점수판 그대로 승부차기가 이어졌고 축구장 승리의 여신은 이 대회 우승 전문 팀 세비야 FC에게 미소지었다. 그 아름다운 미소를 이끌어낸 주인공은 모로코 국가대표 골키퍼 야신 보노였다. 보노의 선방 능력은 AS 로마의 두 번째 키커(지안루카 만치니)와 세 번째 키커(로저 이바녜스) 앞에서 모두 빛났다. 

지안루카 만치니의 빠른 슛이 가운데로 몰렸을 때 야신 보노가 침착하게 몸을 날려 다리로 막아냈고, 로저 이바녜스의 오른발 슛은 까다로운 구석으로 날아들었지만 자기 오른쪽으로 날아오른 야신 보노가 손가락 끝으로 공을 건드려 기둥 하단에 맞고 들어가지 않은 것이다.

이렇게 승부차기 3-1로 앞선 상황에서 세비야 FC의 네 번째 키커로 나온 곤살로 몬티엘도 AS 로마 골키퍼 후이 파트리시우의 슈퍼 세이브에 막혔지만 VAR 판독으로 골키퍼가 먼저 앞으로 나온 것이 적발되어 다시 킥할 수 있는 기회를 잡았다. 이번에는 곤살로 몬티엘의 오른발 킥이 왼쪽 구석으로 정확하게 빨려들어갔고 안토니 테일러(잉글랜드) 주심의 종료 휘슬이 울렸다. 

이로써 세비야 FC는 2005-06 시즌 이 대회 첫 우승을 시작으로 일곱 번의 결승 진출 기회를 모두 우승해내는 보기 드문 기록을 이어나갔다. 2019-20 시즌 인테르 밀란을 3-2 펠레 스코어로 물리친 이후 이탈리아 세리에 A 클럽을 연거푸 이긴 유로파리그 우승 전문 팀의 명성을 확고하게 새겨놓은 셈이다.

2022-23 UEFA 유로파리그 결승 결과(1일 오전 4시, 푸슈카스 아레나 - 부다페스트)

세비야 FC 1-1(연장전 후 승부차기 4-1) AS 로마 [득점 : 지안루카 만치니(55분,자책골) / 파울로 디발라(34분 1초,도움-지안루카 만치니)]

세비야 FC 선수들(4-2-3-1 포메이션, 호세 루이스 멘딜리바르 감독)
FW : 유세프 엔-네시리
AMF : 브라이언 힐(46분↔에릭 라멜라), 올리버 토레스(46분↔수소), 루카스 오캄포스
DMF : 이반 라키티치, 페르난두
DF : 알렉스 텔레스(94분↔카림 레키크), 네마냐 구델리, 로익 바데, 헤수스 나바스(94분↔곤살로 몬티엘)
GK : 야신 보노

AS 로마 선수들(3-4-3 포메이션, 주제 무리뉴 감독)
FW : 타미 에이브러험(74분↔안드레아 벨로티), 로렌조 페예그리니(106분↔스테판 엘 샤라위), 파울로 디발라(68분↔조르지뉴 베이날둠)
MF : 레오나르도 스피나쫄라(106분↔디에고 요렌테), 네마냐 마티치(120분↔에두아르도 보베), 브라이언 크리스탄테, 제키 셀리크(91분↔니콜라 잘레프스키)
DF : 로저 이바녜스, 크리스 스몰링, 지안루카 만치니
GK : 후이 파트리시우

세비야 FC의 유로파리그 7회(최다) 우승 기록
2005-06 세비야 FC 4-0 미들스브러
2006-07 세비야 FC 2-2(P.S.O. 3-1) 에스파뇰
2013-14 세비야 FC 0-0(P.S.O. 4-2) SL 벤피카
2014-15 세비야 FC 3-2 드니프로
2015-16 세비야 FC 3-1 리버풀 FC
2019-20 세비야 FC 3-2 인테르 밀란
2022-23 세비야 FC 1-1(P.S.O. 4-1) AS 로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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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대인고등학교에서 교사로 일합니다. 축구 이야기, 교육 현장의 이야기를 여러분과 나누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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