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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채 경쟁률은 급락하고, 신입 공무원의 이직 사례가 잇따르는 등 공무원의 인기가 전례 없는 수준으로 하락하면서 제주도가 젊은 공직자들을 붙드는 데 안간힘을 쏟고 있다.

제주특별자치도는 젊은 세대 공무원의 사기진작을 위해 장기재직휴가를 확대하는 등 복무여건을 대폭 개선하고, 전 직원을 대상으로 하는 조직만족도 조사를 실시한다고 30일 밝혔다.

공무원의 인기 하락은 가시적인 수치로 나타난다. 2023년도 지방공무원(8·9급) 공개경쟁 임용시험은 290명 선발에 2128명이 지원하며 평균 경쟁률은 7.3대1로 집계됐다. 이는 2000년대 들어 가장 낮은 경쟁률을 기록한 결과다.

2004년 28.6대1, 2008년 49.9대1까지 치솟았던 공무원 공채 경쟁률은 2011년 26.4대1, 2016년 12.8대1, 2018년 11.9대1로 점차 감소했다. 지난해에는 10.9대1까지 떨어지더니 올해 공채에는 7.3대1로 급격히 떨어졌다.

공채시험 경쟁률 하락은 학령인구 감소, 고교선택과목 폐지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이지만, 그에 앞서 직업으로서의 공무원 매력이 상대적으로 떨어졌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수험생들의 부담이 커진 것은 물론, 높지 않은 급여에도 정부의 공무원 정원 축소 방침에 따라 임금이 동결된 것이 공직에 대한 메리트가 떨어졌다는 분석이다.

전국적인 현상이기도 하지만 산업기반 경쟁력이 열악한 제주의 경우 관 의존도가 높았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 같은 현상은 더욱 극적이다.

힘들게 들어온 공직을 쉽게 떠나는 점도 궤를 같이 한다. 2019년 1월부터 2023년 4월까지 제주 공직사회에서 짐을 싼 의원면직 공무원은 총 63명이다.

이중 공직에 입문한 지 5년이 지나지 않은 공무원의 수만 47명으로, 전체 74.6%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령대로 분류하면 20대 19명, 30대 21명, 40대 6명, 50대 1명으로 소위 'MZ세대'로 불리는 젊은 공무원의 이탈이 두드러졌다.

점심시간 개인 자율화 등 공직문화 과제 도출

제주도는 젊은 세대 공무원의 사기 진작을 위한 복무여건 개선에 착수했다.

우선 10년 이상 근무자에게 적용됐던 장기재직휴가를 5년 이상 근무자로 확대했다. 10년 이상 재직 시 기간별로 10~20일을 부여하던 현행 장기재직휴가제를 개정해 5년 이상 10년 미만 구간을 신설하고, 이 기간에 장기재직휴가 5일을 부여하는 조례 개정을 추진 중이다.

9급 공무원의 성과상여금 지급기준 호봉을 현행 10호봉보다 1~2호봉 상향하는 내용의 조례 개정도 검토중이다. 맞춤형복지 포인트도 올해부터 근속 복지점수를 1년 15점에서 20점으로 상향하고, 기존 둘째 자녀부터 지급했던 출산축하 복지점수도 첫째 자녀부터 확대한다.

이 밖에도 젊은 세대 공무원들에게 더 많은 국내·외 연수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연수 대상을 2030세대만 별도로 선발할 방침이다.

유연하고 역동적인 공직문화 조성을 위한 3개 분야, 10개 실천과제도 도출했다. ▲점심시간 개인 자율화 ▲점심시간 탄력운영 ▲점심시간 유연근무제 확대 ▲건강한 회식문화 만들기 ▲유연근무 활성화 ▲자유로운 연가 사용 ▲눈치 야근 그만 ▲과도한 의전 금지 ▲동호회 활성화 ▲올바른 호칭 및 존칭 등이 주된 내용이다.

이와 맞물려 제주도는 30일부터 6월 8일까지 조직만족도 조사를 실시한다. 제주도, 각 행정시, 읍면동 전 직원을 대상으로 하는 이번 조사는 조직·인사관리, 후생복지, 직무만족, 업무개선 등의 내용을 담아 설문조사 방식으로 진행된다.

이번 조사는 조직 전체가 동참할 수 있는 혁신과제 발굴과 이행력 강화를 목적으로 뒀다. 과거 관행이나 감에 의존하는 업무가 아닌 통계·데이터에 기반한 과학적 의사결정, 기관·부서 간 경계없는 협업 방안을 모색한다는 방침이다.

또 불필요한 업무절차, 정보 공유 부재, 단순·반복·중복업무 등 비효율적인 업무처리 방식을 개선하고,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행정절차의 간소화·최적화, 단순·반복업무 자동화(RPA) 등 일하는 방식의 효율화를 모색한다.

상급자가 솔선하는 유연하고 자율적인 근무여건 조성, 보고·결재절차 등의 간소화, 생산적 회의문화 조성 등 공직 내 세대 간 갈등 심화를 해소하는 것도 주된 목적이다.

오영훈 제주도지사는 "제주의 미래 발전, 도민체감형 정책 추진을 위해서는 과거 행정을 답습하지 말고 일하는 방식을 혁신해야 한다"며 "일 잘하는, 일하기 쉬운, 일하고 싶은 제주도를 위해 공직자 모두가 분골쇄신의 자세로 조직문화를 혁신하는 일에 협력해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조상범 제주도 특별자치행정국장은 "공무원노조와 함께 젊은 세대 공무원의 복지증진과 사기진작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많은 고민을 하고 있다"며 "지방자치단체에 주어진 제도를 최대한 활용해 하위직 공무원 근무여건 개선에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했다.

태그:#공무원, #제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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