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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영진 전 대구시장.
 권영진 전 대구시장.
ⓒ 조정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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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대구시장에서 물러난 후 대학 출강을 하며 은인자중하다 5월초 포럼 '분권과 통합'을 창립하며 본격적인 활동에 나선 권영진 전 시장이 지방분권을 화두로 입을 열었다. 그는 지난 26일 대구경북인터넷기자협회 초청 간담회에서 지방분권을 강조하며 "윤석열 정부의 지방에 대한 기대가 아직은 의문"이라고 말했다.

권 전 시장은 "수도권의 집중화, 수도권과 지방의 양극화를 해결해야 대한민국이 저출산, 고령화라는 재앙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지방분권이 자신의 소신이고 그 소신의 산물이 최근 발족한 포럼 '분권과 통합'이라는 것이다.

"역대 대통령들마다 지방분권을 하겠다고 했지만 이걸 지킨 대통령이나 정부는 없습니다. 그나마 노무현 대통령 시절 공기업을 지역에 분산하고 세종시라는 행정도시를 만들었지만 극약처방에 불과했습니다."

그는 노무현 정부를 제외한 역대 정부가 지방분권을 하겠다고 해놓고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윤석열 정부도 지방시대라는 슬로건을 내걸었지만 저출산과 고령화를 막아낼지는 아직까지 의문이라고 덧붙였다.

권 전 시장은 "윤석열 정부는 '지방시대'를 국정 슬로건으로 내걸었는데 이 정부 5년 동안 얼마나 지방분권이 이루어지고 수도권 과밀화를 막아내고 저출산·고령화를 막아낼지 아직은 물음표"라고 말했다.

"윤석열 정부에서 지방시대위원회를 만든 것은 잘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분권과 균형발전이 같이 가야 한다. 그러려면 법적 뒷받침이 되어야 하는데 못하고 있는 한계가 있다. 두 번째는 절박함에서 나오는 로드맵이 있어야 한다. 하지만 아직 로드맵이 없다."

그는 지방분권만 가지고 지역균형발전은 안 되기 때문에 분권하되 권한을 나눠주고 지역균형으로 보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수도권에서 멀어질수록 법인세를 감면한다든지 R&D 예산을 더 준다든지 하는 식으로 파격적인 제도를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권 전 시장은 "제가 대구시장 8년 하면서, 대한민국 시도지사협의회 회장으로 있으면서 대통령과 정부에 읍소도 해보고 때로는 대들기도 했지만 그렇게 해서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라며 "대통령과 중앙정부의 시혜로 지방분권과 지역균형발전이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다. 국민들이 자각하고 더 이상은 이래서는 안 된다라고 들고 일어나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지난 5월 3일 창립한 '분권과 통합'을 만든 배경도 지방분권이라며 "대구시장을 그만두고 나면 지방분권과 지역발전을 국민운동으로 펼쳐 정부와 대통령이 지방분권을 하지 않으면 안 되는 국민운동으로 시작해야 된다는 생각을 했고 금년 초부터 그 일을 준비했다"고 말했다.

권 전 시장은 분권과 더불어 통합에 대해 "통합은 우리가 당면하고 있는, 극복하지 않으면 안 되는 대재앙과 같은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과거에는 지역 간 분열과 갈등이었지만 지금은 지역간의 갈등을 넘어 세대간 갈등, 정치진영간의 극심한 갈등 등 너무 복잡하다"며 "이런 갈등은 우리 국민들의 진실의 눈을 가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지방분권, 지역균형발전, 국민통합이라는 세 가지 가치를 우리가 실천하고 실현해야만 대한민국에 희망이 있고 국민들의 삶이 보장될 것"이라며 "대한민국 어디에서 태어나 어디에 살든지 똑같이 희망과 꿈을 가질 수 있는 나라를 만들려면 국민운동으로 가져가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개헌할 때 5.18민주화운동을 서문에 넣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에 못지않게 지방분권과 지역 균형발전을 국민기본권으로 헌법에 넣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과학적 문제와 국민의 신뢰 모두 충족돼야"
  
권영진 전 대구시장.
 권영진 전 대구시장.
ⓒ 조정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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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정부의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시찰단이 일본 현장을 다녀온 것과 관련해 "과학의 문제뿐만 아니라 국민들의 신뢰의 문제"라며 두 가지가 모두 충족되어야 한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그는 "과학이라는 잣대로 우리 국민들의 신뢰와 믿음을 져버려서는 안 된다"며 "우선 과학적인 검증이 이루어지고 그 과학적인 검증을 가지고 국민들을 설득해 국민들의 신뢰를 얻어야 받아들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국민들이 신뢰하지 못한다고 국민들을 탓하고 나무라서는 안 된다"며 "일본도 그렇고 우리 정부도 만약 원전 오염수를 방류하려면 적어도 과학적 검증을 바탕으로 우리 국민들에 대한 설득, 그리고 신뢰가 전제가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시찰단에 대해서는 "시찰단 보고 과학적 근거를 가지고 오라는 건 불가능한 요구이고 명백하게 한계가 있다"며 "과학적 검증은 IAEA(국제원자력기구)가 하는 거고 시찰단은 장비라든지 검증 프로세스가 믿을 수 있냐 정도 보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과학적 검증 결과를 내놓을 거라고 보지만 그 결과에 대해서 국민들이 신뢰할 수 있는지는 의문"이라며 "국민들을 설득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본다. 그것은 정부의 몫일 수도 있고 우리 사회 전체의 몫일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국회의원은 소명 잘 하기 위한 수단일 뿐, 중대선거구제로 바꿔야"

앞으로 그의 행보는 어떻게 될까? 윤석열 정부에서 입각할 것이라는 얘기도 나오고 내년 총선에 출마할 것이라는 관측도 들린다. 하지만 권 전 시장은 당장 어떤 길을 가야겠다는 계획은 없다.

그는 "국회의원은 내 소명을 더 잘 하기 위해 필요한 것이지 그게 전부는 아니다"라고 했다. 입각 가능성에 대해서도 "지금은 아닌 것 같다"며 "윤석열 정부의 지지율이 왜 오르지 않는지 잘 생각해봐야 할 것"이라고 훈수를 두기도 했다.

권 전 시장은 "언젠가 국회로 가야겠다고 선거운동에 뛰어들 수도 있다. 그러나 지금은 아니다"라며 "또 다른 길이 있다고 생각한다. 국회로 가는 것을 선택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말을 아꼈다.

그가 살고 있는 대구 수성을, 고등학교를 졸업한 동구갑, 대구시청 이전을 결정한 달서구, 그의 고향인 경북 안동 등이 출마 예상지역으로 하마평에 오른다. 하지만 권 전 시장은 "대구시장 되겠다고 2013년 내려와 지금까지 수성을을 떠나지 않고 있다"며 "대구시장에서 물러나 주소를 옮겼다면 100% 그 지역에서 출마한다고 얘기 나올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삶의 터전일 뿐이지 출마지역이 아니라는 것을 표현하기 위해 수성을 지역에서 아직까지 전세를 살고 있다"며 "안동에서도 출마하라는 연락이 많이 오지만 아직까지 어디에 출마하겠다는 생각은 없다"고 밝혔다.

선거구제 개편에 대해서는 중대선거구제를 선호하지만 비례대표는 현재의 범위에서 더 이상 늘려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그는 "정치는 잘 하는 경쟁이어야 하는데 소선거구제가 국민들을 분열시키고 그걸 기반으로 형편없는 정치인들이 국회 들어가는 수단으로 전락했다"고 비판했다.

이어 "중대선거구제로 가서 서로 당선돼 여야가 경쟁하는 시스템을 만들어줘야 한다"며 "정당 공천을 받지 않고 나오더라도 인물을 보고 선택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금의 비례대표는 인정하지만 더 늘리는 건 반대"라고 선을 그었다.

"홍준표 시장에 대한 평가? 언론이 해야"

현직 시장인 홍준표 대구시장에 대한 평가는 언론으로 돌렸다. 그는 "현직 시장에 대해 얘기는 안 하는 게 옳다고 본다"며 "잘 하도록 응원하는 것이 내 역할이고 시장에 대한 평가는 언론이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권 전 시장은 하지만 김범일 전 시장을 소환하며 홍준표 시장을 에둘러 비판했다. 그는 "저의 첫 임기 4년 동안 제가 한 일의 대부분은 김범일 시장 때 추진되어 온 걸 제가 이어받아 완성시킨 것"이었다며 "시장이 된 후 가장 먼저 한 일이 모노레일 개통이었다. 이후 동대구역 개체공사, 테크노폴리스 연결도로도 김 시장 때 시작해서 제 시대에 완성된 것"이라고 했다.

이어 "홍준표 시장이 남다른 미다스의 손이 있을 수 있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권 전 시장 재임 시 합의했던 낙동강 구미 취수원 이전을 홍 시장이 들어서면서 안동댐으로 바꾸기로 한 것과 대구시청 이전이 제대로 추진되지 않는 것 등을 지적한 것이다.

권 전 시장은 "댐물을 가져오고 먹을 수 있다면 좋은 일"이라면서도 "문제는 안동댐 물을 먹을 수 있는지, 대구까지 가져올 수 있는지 아직 결론이 나지 않았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쉬운 것은 어렵게 만들어놓은 구미와의 합의는 유지하면서 했으면 좋지 않았을까"라며 "구미 해평취수원 공동이용을 안동댐으로 바꾼 것을 부정적으로 보지 않는다. 하지만 실현 가능성이 있을까"라고 의문을 표시했다.

그는 앞으로 '분권과 통합'을 전국조직화 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현재 1200여 명 정도인 회원들 대부분이 대구경북 지역 출신이지만 전국적인 포럼으로 만드는 것이 목표다. 올해에는 서울과 광주 모임을 만들고 내년에는 전국에 각 지부를 만들어가는 일을 하려고 한단다.

그는 마지막으로 "지금은 나라와 세상이 좋게 돼서 우리 아들딸, 후배들이 조금 더 희망적이고 좋은 세상에서 살수 있도록 하는데 나를 마지막으로 불사르고 정치를 떠나야겠다는 생각을 한다"며 "정치적 동맹이 형성되고 너는 밖에서 하라고 하면 할 수 있다"고 말했다.
 

태그:#권영진, #국민의힘, #분권과 통합, #지방분권, #국회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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