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대전의 새로운 독립예술영화관으로 문을 연 소소아트시네마 개관식

26일 대전의 새로운 독립예술영화관으로 문을 연 소소아트시네마 개관식 ⓒ 성하훈

 
코로나19를 거치며 영화산업이 침체의 늪에 빠져든 상황에서 새로운 독립예술영화관이 문을 열었다.
 
지난 26일 저녁 대전 한남대 앞에 자리한 소소아트시네마 개관식에는 대전은 물론 서울과 전주 등 주변 지역의 독립영화인들과 관객들이 참석해 좌석을 채웠다. 독립영화 쪽에서는 서울아트시네마 김성욱 프로그래머와 인디스페이스 원승환 관장, 조영각 전 영화진흥위원회 부위원장 등이 자리했다. 개관행사는 테이프 자르기와 축하 공연, 장승미 프로그래머의 경과보고, 서명선 이사장의 인사말, 개관기념전 안내 영상 상영 등으로 이어졌다.
 
대전에는 2006년 개관한 대전역 앞 아트시네마와 2019년 11월 대전시와 대전정보문화산업진흥원의 지원사업으로 문을 연 서대전역 인근 독립예술영화 전용 마을극장 '씨네 인디-유(CINE INDIE-U)'가 자리하고 있다.
 
여기에 소소아트시네마가 개관하면서 예술영화 관람 환경이 한층 강화됐다. 영화산업의 어려움으로 인해 독립예술영화의 상영 환경도 녹록지 않은 현실에서 민간 차원의 독립예술영화관이 개관은 상징적인 의미가 크다. 넷플릭스로 대표되는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가 맹위를 떨치고 있으나 이를 극복하려는 독립예술영화를 사랑하는 관객들의 의지가 극장 개관으로 나타난 것이기 때문이다.
 
좋은 영화를 좋은 극장에서 함께 본다는 취지로 만들어졌기 때문인 듯 넉넉지 않은 가운데도 시설에 신경을 기울였다. 2K 디지털 영사기에 QSC DCA2422/DCA182458 사운드 파워앰프, BL3622/KB1 메인 스피커 등으로 상영관 기본 시설을 갖췄다. 58석 좌석과 넓은 휴게 공간을 확보해 관객 편의성을 높였다.
 
조합원 펀딩자 등 113명 참여
 
 소소아트시네마 내부

소소아트시네마 내부 ⓒ 소소아트시네마 제공

 
소소아트시네마는 공적 지원 없이 소소필름협동조합이 만든 민간 극장이라는 의미가 크다. 2016년 소소유랑극장협동조합 이름으로 생겨난 이후 대전아트시네마와 연계해 워크숍과 영화 강좌 등을 진행해 왔다. 대전아트시네마를 중심으로 직원과 관객, 관객과 관객이 쌓은 유대가 조합을 결성했고, 또 하나의 새로운 극장으로 발전한 것이다. 

지난겨울 극장을 만들자는 결의를 한 뒤 조합원 열 명이 기본 출자를 통해 장소 임대계약을 했고, 조합원 34명, 펀딩자 79명 등 총 113명이 극장 설립에 참여했다. 꽤 속도감 있게 극장이 만들어졌다. 그만큼 관객들의 열망이 극장에 배어있는 것이다. 소소필름협동조합 서명선 이사장은 개관식 인사말을 통해 "관객의 한 사람으로 개관을 축하한다"며 극장의 의미를 강조했다.

경쟁 극장의 등장과도 같지만, 소소필름협동조합의 토대였던 대전아트시네마 강민구 대표는 소소필름협동조합에 출자했고 조합원의 한 명으로서 자기 일처럼 개관 준비를 도왔다. 대전아트시네마에 있던 장승미 프로그래머는 5월부터 소소아트시네마로 옮겨왔다.
 
강민구 대표는 "처음에는 새로 독립예술영화관을 만든다는 것에 회의감도 들었으나, 지금 같은 때 시민들의 출자와 후원으로 만들어지는 극장이라는 데 의미가 있다"며 "조금 거창하게 표현하자면 포스트 대전아트시네마 세대들을 위한 기획"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협력적인 독립예술영화관으로 함께 지역사회에서 수행해야 할 사업을 견실히 했으면 한다"는 바람을 나타냈다. 지역 영화문화 발전을 위한 일에 힘을 모을 것이며, 오랜 시간 누적돼 온 극장 운영 경험을 소소아트시네마에 전수하겠다는 자세였다.
 
개관식에 참석한 20대 남성 관객은 "대학 시절부터 예술영화를 즐겨보려 다녔는데, 시설 좋은 극장이 생겨서 관객 입장에서는 너무 좋다"면서 기대감을 나타냈다.
 
소소필름협동조합은 "소소아트시네마는 그동안 영화관이 없었던 대덕구에 위치하고 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며 "대전 안에서도 존재하는 문화향유의 편차를 줄이고, 영화를 통해 지역 주민들과 만날 문화·사회의 공간이 되길 바란다"고 개관 인사를 전했다.
 
 소소아트시네마 개관 기념 영화제 '소소한오프닝'

소소아트시네마 개관 기념 영화제 '소소한오프닝' ⓒ 소소아트시네마 제공

 
한편 소소아트시네마는 개관을 알리고 예술·독립영화의 또다른 매력을 발견할 수 있는 영화제 '소소한 오프닝'을 6월 4일까지 개최한다. 스탠리 큐브릭 감독의 < 2001 스페이스 오딧세이 >(1968), 대만 거장 허우샤오시엔 감독의 <자객 섭은낭>(2015)의 명작을 비롯해 홍진훤 감독 <멜팅 아이스크림>(2021), 임오정 감독 <지옥만세>(2022) 등 독립영화 신작 등을 상영한다.
 
6월 2일에는 대전정보문화산업진흥원과 공동으로 개최하는 '대전영화포럼'을 통해 지역 영화관들의 역할과 미래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지역영화 소소아트시네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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