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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함안낙화축제가 끝난 뒤 함안군 홈페이지에는 200여 개의 항의 글이 올라왔다. 27일 축제 행사장 인근 도로가 꽉 막힌 현장을 담으면서 함안군수에 항의한 이용자가 올린 사진이다.
 27일 함안낙화축제가 끝난 뒤 함안군 홈페이지에는 200여 개의 항의 글이 올라왔다. 27일 축제 행사장 인근 도로가 꽉 막힌 현장을 담으면서 함안군수에 항의한 이용자가 올린 사진이다.
ⓒ 함안군청 홈페이지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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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못하는 거 티내는 함안군" "대책없는 함안" "최악의 축제" "어떻게 보상하실 건가요" "축제가 아니라 지옥" "내 기름값, 내 시간, 내 통행료 토해내세요" "함안 다시는 안 온다" "다시는 안 갈 축제 다시는 안 갈 함안" "조기 귀가하라고 문자를 보내놓곤 행사하는 건 무슨 심뽀?" "시간, 돈, 가정화목, 건강 다 버렸습니다"

지난 27일 저녁 경남 함안군 함안면 무진정 일대에서 열린 '함안낙화놀이'를 구경하기 위해 나섰던 사람들이 경남 함안군청 홈페이지 열린군수실 군민의소리에 올린 글 제목들이다. 행사를 잘했다는 글은 찾기가 어렵고 한결같이 비난 일색이다.

함안낙화놀이는 최근 드라마·연예방송에 소개되면서 올해엔 전국적으로 관광객들이 몰려들었다. 행사를 며칠 앞두고 함안 일대 숙박업소에 예약이 다 찰 정도였고, 당일 관광객들이 경남과 부산·울산뿐만 아니라 서울과 경기·충청·호남 등에서 운집했다.

이날 이른 오후 시간부터 행사가 열린 함안면뿐만 아니라 군청소재지인 가야읍 일대에 차량이 몰려들기 시작했다. 도로 주변뿐만 아니라 함안공설운동장 주변까지 차량으로 꽉 찼다.

함안군은 운동장·군청 앞 등지에서 행사장 셔틀버스를 운영했지만, 오도가도 못하는 상황이 되면서 효과를 거두지 못했다. 몰려든 관광객들은 행사장에서 멀리는 십수 킬로미터 먼 곳에 주차를 해놓고 걸어가야 할 정도였고, 아예 행사 참여를 포기해야 하는 상황도 벌어졌다.
 
함안낙화축제가 열렸던 지난 27일 함안군이 보낸 안전안내문자. 오후 5시 18분에 "안전사고 우려로 행사장 입장을 통제하고 있다"고 보낸 뒤 6시 35분과 7시 31분에는 "귀가해주시면 감사하겠다"고 알렸다. 그러나 이미 오전과 낮, 오후 시간부터 인파 운집에 따른 불편이 속출한 상황이었다.
 함안낙화축제가 열렸던 지난 27일 함안군이 보낸 안전안내문자. 오후 5시 18분에 "안전사고 우려로 행사장 입장을 통제하고 있다"고 보낸 뒤 6시 35분과 7시 31분에는 "귀가해주시면 감사하겠다"고 알렸다. 그러나 이미 오전과 낮, 오후 시간부터 인파 운집에 따른 불편이 속출한 상황이었다.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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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안군은 이날 오후 5시부터 7시 31분 사이 네 차례 안전안내문자를 보냈다. 처음 두 차례는 "인파가 몰려 도로 정체 등 안전 사고 우려가 있으니 유의하라" "통제하고 있다"라는 내용이었다가 오후 6시 30분과 7시 30분 두 차례에는 "귀가해 주시면 감사하겠다"고 했다.

평소 함안군북에서 창원마산까지 승용차로 30여 분이 소요되는데 이날 오후와 저녁엔 무려 서너 시간가량 걸렸다. 상당수 차량들은 중간에 차를 돌려 돌아갔다. 함안 나들목에서 남해고속도로 양방향은 이날 오후부터 저녁까지 차량 정체가 극심했다.

"이 따위로 할 거면 축제 하지 마라"... 비판글 쏟아져
 
함안군청 홈페이지 군민의소리란에는 낙화축제가 열린 27일 오후부터 비난하는 글이 계속 올라오고 있다.
 함안군청 홈페이지 군민의소리란에는 낙화축제가 열린 27일 오후부터 비난하는 글이 계속 올라오고 있다.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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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안군청 홈페이지 군민의소리엔 비판글이 쏟아지고 있다. 27일 오후 5시 25분께 "이 따위로 할 거면 축제하지 마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오기 시작한 뒤부터 28일 아침까지 200여 개의 글이 올라오고 있다.

"함안 축제 다신 오고 싶지 않음"이라는 제목의 글을 쓴 사람은 "차들은 꼬리 물기를 하고 안내표지판과 신호 관리하는 분 못 봤다. 셔틀버스도 제대로 운영도 못되고 수용인원은 제재하면서 너무 미흡한 축제인 것 같다. 다시는 오고 싶지 않은 축제다. 돈만 버리고 가는 관광객들이 됐다"고 지적했다.

또다른 글쓴이는 "함안군청 전화 하나도 안 받고 적어도 행사장 3~5km 전부터는 교통관리 하는 분들이 있어야 하는 거 아니냐. 몇 시간 걸려서 도착하니 행사장 들어갈 수가 없다니. 들어갈 수 없다는 것도 인스타그램에 관광객들이 올려서 알았다"라고 불만을 표했다.

"축제 준비 안일"이라고 쓴 이용자는 셔틀버스와 관련해 "행사장과 3~4km 떨어진 곳을 축제 지정 주차장이라고 했으면 차량을 통제하고 셔틀 배차 간격을 좁혀서 관광객들 이동이 편리하도록 해야" 했다면서 "차량 출입제한이 없으니 셔틀까지 이동이 막혀서 배차간격이 40~50분으로 늘어났다"고 혼잡한 상황을 설명했다.

또 다른 사람은 "(주차해 놓고) 힘들게 몇 시간을 걸어서 왔는데, 입구에서 입장이 안되다니? 주말 시간을 허비했다"라며 "함안까지 온 통행료 환불 요청한다. 다시는 함안군에 발도 안 디딜 것이다. 무슨 대처를 이런 식으로 하느냐"고 따져 물었다.

게시판엔 "축제를 못 보고 온 것도 모자라서 지금 몇 시간째 주차장에서 나가지 못하고 있다" "서울에서 낙화축제 보겟다고 꾸역꾸역 와서 이게 무슨 꼴이냐. 함안 진입 곳곳이 꼼짝도 안하는 차량 정체인데 교통경찰 한 명 안 보이고 주차요원 하나도 없이 무슨 축제를 이 따위로 하느냐"라는 글도 올랐다.

또한 "함안군수 사과하라" "낙화축제 하려다가 함안 이미지만 떨어짐" "다시는 오고 싶지 않은 지역 1위 함안" "무진장 화나는 함안 이미지 낙화축제" 등의 제목을 단 글도 있다.

안전사고 관리 대책 미흡 지적도 다수
  
"대형 참사 유발하는 책임자 멘트 실화입니까"라는 제목의 글을 올린 이용자는 "오후 5시부터 당겨 일찍 점화를 시작한다고 했다가 5시 45분 쯤 첫 점화를 시작했다. 그때 행사 총책임자가 뭐라고 하셨는지 아십니까"라며 "앞에서 좀 본 사람들은 뒷사람들을 위해 빠져달라네요. 그 많은 인파가 있는데 자칫 잘못하면 진짜 대형참사 날 수 있는 상황에서 그게 책임자가 할 소리입니까"라고 지적했다. 그는 "제가 있던 장소는 펜스 뒤로 경사진 절벽 같은 곳에도 수많은 인원이 서 있는 위험한 상황으로 한 끗 밀리면 우르르 떨어지는 상황이였다"라고 전했다.

또다른 이용자는 "교통체증 겪으면서 가장 많이 한 말이 '사고 안 나게 제발 아무 일 없이 집에만 갔으면 한다'였다. 중간에 (다른 차량들간) 접촉사고가 났더라"면서 "다들 조금만 이기심을 부렸다면 인명사고가 당연히 났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안타까운 상황도 있었다. "희귀병 투병 중 수술 전 마지막 여행"이라는 제목의 글을 쓴 사람은 "수술 전 마지막 여행이라 생각하여 진통제복용 후 큰 맘 먹고 장거리를 운전해 함안에 왔다"면서 "군청 앞에서 셔틀을 운행 중이라 하여 안 걸어도 되겠구나 싶었는데 10분만에 온다는 셔틀버스는 아무리 기다려도 오지 않고 관계자들도 모르겠다고만 해 이를 악물고 1시간 가량 절뚝이며 걸어갔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혹시나 하여 축제 예정 4시간 전에 도착했는데도 수용 인원이 가득찼다 들여보내 줄 수 없다고 답변만 들었다"라고 했다.

이어 "사정 해도 절대 안 된다고 해 너무 허탈하고 어이가 없어 그 자리에 주저앉아 1시간을 울다가 다시 돌아가려고 셔틀(버스)을 1시간을 기다렸는데 셔틀 운행을 안 한다고 한다"며 "또 1시간 넘게 절뚝이며 걸어 왔다. 집에 돌아갈 때 차량통제가 안 돼서 도로 위에 몇시간을 갇혀 있었는지 모르겠다"라고 말했다.

또다른 이용자는 "홍보를 열심히 하셨으면 그에 따른 준비도 열심히 해야 했다. 차량 동선도 관람객 동선도 모두 X판이었다"며 "애초에 그 좁은 공간에서 (행사를 하는 것이) 말도 안 되는 것이다. 그 많은 인원에 화장실도, 이동식 기지국도 뭐 하나 준비된 것이 없었다"라고 꼬집었다. 그는 "결국 낙화놀이는 보지도 못하고 함안 빠져나가는 시간만 족히 3시간은 걸렸다. 시간, 기름값, 통행비 뭐 하나 남은 게 없다. 그래서 재발 방지 계획을 요구한다"고 했다.

함안군은 묵묵부답

개선책을 제시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교통대책, 셔틀버스 운행과 안내에 대해 세밀한 계획을 세워야 한다는 지적도 있었다. 또한 "대형 스크린이라도 있었으면" "매주말마다 축제를 열어야 한다"고 하는 이도 있었다.

또 한 사람은 '입장 제한' 관련해 "적어도 임시주차장에서는 공지를 했어야 한다. 줄어들지 않는 셔틀버스 줄에 지쳐 1시간을 걸어 들어간 무진정에서야 인원이 많아 입장 제한이라니..."라고, 셔틀버스 운행에 대해 "배차시간과 경로가 공지가 돼야 한다. 입장제한 당한 뒤 무진정 앞에서 1시간 30분 이상 대기하다 돌아왔다"라고 했다. '안내 인력 부족'과 '화장실 등 편의시설'에 대해서도 지적한 그는 "애시 당초 목표인원은 세우고 계획한 축제냐"고 따졌다.

비판·불만 여론은 상당하지만 이번 축제와 관련해 28일 아침까지 함안군청 홈페이지엔 함안군의 공식 사과는 올라오지 않고 있다. 

함안낙화놀이는 매년 부처님오신날에 무진정 일대에서 열리는 민속놀이로, 연등과 연등사이에 참나무 숯가루로 만든 낙화를 매달아 이 낙화에 불을 붙여 꽃가루처럼 물 위에 날리는 불꽃놀이다.  
 
부처님오신날인 지난 27일 오후 경남 함안군 무진정에서 함안낙화축제가 진행되고 있다. 멀리 가득찬 인파가 보인다.
 부처님오신날인 지난 27일 오후 경남 함안군 무진정에서 함안낙화축제가 진행되고 있다. 멀리 가득찬 인파가 보인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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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함안낙화축제, #함안군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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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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