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산 다승 단독 2위 올라선 KIA 에이스 양현종 27일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3 프로야구 LG 트위스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에서 승리투수가 된 양현종이 통산 162승을 기록하며 역대 다승 순위에서 단독 2위로 올라섰다. KBO리그 통산 다승 1위 기록은 2009년 은퇴한 송진우(전 한화 코치)가 보유 중인 210승(153패 107세이브)이다. 사진은 투구하는 양현종. (KIA 타이거즈 제공)

▲ 통산 다승 단독 2위 올라선 KIA 에이스 양현종 27일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3 프로야구 LG 트위스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에서 승리투수가 된 양현종이 통산 162승을 기록하며 역대 다승 순위에서 단독 2위로 올라섰다. KBO리그 통산 다승 1위 기록은 2009년 은퇴한 송진우(전 한화 코치)가 보유 중인 210승(153패 107세이브)이다. 사진은 투구하는 양현종. (KIA 타이거즈 제공) ⓒ 연합뉴스

 
KIA가 LG를 상대로 전날 패배를 설욕하며 시리즈의 균형을 맞췄다.

김종국 감독이 이끄는 KIA 타이거즈는 27일 광주 KIA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LG트윈스와의 홈경기에서 장단 10안타를 때려내며 6-3으로 승리했다. 전날 LG에게 당했던 3-5 패배를 6-3 승리로 되갚으며 시리즈 전적을 1승 1패로 만든 KIA는 이날 한화 이글스에게 0-5로 패하며 5위로 내려 앉은 NC 다이노스와의 승차를 반 경기로 좁혔다(20승 21패).

KIA는 4회 1사 1, 2루에서 한승택 대신 대타로 출전해 2타점 적시 2루타를 터트린 이창진이 결승타의 주인공이 됐고 소크라테스 브리또가 3안타, 박찬호와 김선빈도 나란히 멀티히트를 기록했다. 마운드에서는 7회에 등판한 최지민이 시즌 3호 홀드, 9회에 등판한 정해영이 6번째 세이브를 기록했고 6.2이닝을 책임진 선발 투수는 프로무대에서 162번째 승리를 적립했다. KBO리그 통산 최다승 단독 2위로 올라선 '대투수' 양현종이 그 주인공이다.

송진우-정민철-이강철-선동열의 '다승 빅4'

KBO리그 역대 최다승 기록은 20년 가까운 긴 세월 동안 송진우(대덕대 기술위원장 겸 투수코치)가 보유하고 있다. 1988년 1차로 빙그레 이글스에 지명되고도 1988년 서울올림픽에 출전하느라 1년 늦게 프로무대를 밟은 송진우는 2009년까지 21년 동안 현역으로 활동하면서 210승 153패 103세이브 17홀드 평균자책점 3.51을 기록했다. 송진우는 현재까지도 KBO리그의 유일무이한 200승 투수다.

지난 8일까지 송진우의 뒤를 이어 KBO리그 역대 다승 2위를 기록했던 선수도 이글스에서만 승리를 쌓은 정민철(MBC스포츠플로스 해설위원)이었다. 정민철은 1992년 대전고를 졸업하고 빙그레 이글스에 입단해 일본에서 활약했던 2년을 제외한 16년 동안 이글스에서만 활약했다. 10회에 걸쳐 두 자리 승수를 기록한 정민철은 통산 161승 128패 10세이브 3.51의 성적을 올렸다(공교롭게도 송진우와 정민철은 통산 평균자책점이 3.51로 같다).

역대 한국시리즈 최다우승(11회)에 빛나는 타이거즈의 레전드들은 이제부터 등장한다. 지금은 kt 위즈를 이끌고 있는 이강철 감독은 삼성 라이온즈에서 활약했던 1년 반의 시간을 제외하면 선수생활 16년 중 14년 반을 타이거즈에서 활약했다. 루키 시즌부터 1998년까지 누구도 이루지 못한 10년 연속 두 자리 승수를 달성한 이강철 감독은 선발과 마무리, 셋업맨으로 모두 좋은 성적을 올렸던 흔치 않은 투수다.

사실 '국보투수' 선동열이야말로 KBO리그 최고의 미스터리다. 1.20의 통산 평균자책점과 3년 연속 트리플크라운(1989~1991년) 같은 기록도 놀랍지만 146승 40패 132세이브 1.20의 기록을 단 11년 동안 활약하면서 올렸다는 점은 그야말로 경이적이다. 심지어 선동열은 한국에서의 마지막 3년(1993~1995년)을 선발이 아닌 마무리 투수로 활약했고 1992년은 32.2이닝 밖에 던지지 않았던 실질적인 '안식년'이었다.

그렇게 KBO리그는 2010년대까지 송진우와 정민철, 이강철, 선동열이 다승부문 '빅4'를 형성하며 견고한 성을 쌓고 있었다. 배영수(롯데 자이언츠 투수코치)가 통산 138승을 기록하며 '빅4'를 추격했지만 사실 배영수는 데뷔 후 7년간의 승수(68승)와 은퇴 전 5년간의 승수(14승) 차이가 너무 컸다. 그렇게 빅4의 위용이 점점 커질 때 착실히 승수를 적립하며 '빅4'의 아성을 하나씩 점령한 투수가 바로 KIA의 좌완 에이스 양현종이다.

꾸준한 승수쌓기로 통산 최다승 2위 등극

사실 양현종은 2009년 12승, 2010년 16승을 기록했다가 2011년 7승, 2012년 1승에 머물렀을 정도로 기복이 심했던 시절도 있었다. 물론 양현종은 KIA가 자랑하는 젊은 좌완 에이스였지만 양현종을 한국야구의 '좌완 원투펀치' 류현진(토론토 블루제이스), 김광현(SSG 랜더스)과 동급으로 평가하는 야구팬은 그리 많지 않았다. 하지만 양현종은 4년 만에 16승을 기록한 2014년부터 리그 정상급 좌완투수로 떠오르기 시작했다.

2014년 16승, 2015년 15승을 기록한 양현종은 2016년 커리어 최초로 200이닝을 소화하며 리그 최고의 좌완 에이스로 올라섰고 2017년에는 20승 6패 3.44의 성적으로 정규리그와 한국시리즈 MVP를 휩쓸었다. 두 번의 완봉승을 포함해 2.29의 평균자책점(1위)을 기록하며 외국인 투수 조쉬 린드블럼의 트리플 크라운을 저지했던 2019년 역시 양현종의 무르익은 기량을 확인할 수 있었던 시즌이었다.

2020년 10월 18일 LG전에서 '국보' 선동열의 기록을 넘어 통산 147승을 따낸 양현종은 2021년 메이저리그를 경험한 후 그해 12월 4년 총액 103억 원을 받으며 KIA로 컴백했다. 양현종은 복귀 시즌부터 12승 7패 3.85로 팀 내 최다승과 최다이닝(175.1이닝)을 기록했고 2022년 6월 11일 키움 히어로즈와의 경기에서는 통산 153승을 올리며 이강철 감독을 넘어 KBO리그 통산 최다승 단독 3위로 올라섰다.

양현종은 올 시즌 4월 한 달 동안 2.63의 좋은 평균자책점을 기록하고도 단 1승에 그쳤다. 하지만 양현종은 9일 SSG와의 경기에서 8이닝 10탈삼진 무실점 역투로 통산 161승을 기록하며 정민철과 어깨를 나란히 했고 27일 LG전에서 6.2이닝 7피안타2볼넷 3탈삼진 3실점으로 승리를 따내며 정민철을 제치고 역대 다승 2위로 올라섰다. 양현종은 올 시즌 평균자책점 역시 2.29로 리그 5위에 올라있다.

선동열과 이강철, 정민철을 차례로 제치며 KBO리그 통산 최다승 단독 2위로 올라선 양현종의 위에는 이제 210승의 송진우만 남아있다. 아직 송진우에게 48승이 뒤져 있는 양현종은 최소 4~5년 동안 선발투수로 경쟁력을 유지해야만 송진우의 기록을 깰 수 있다. 하지만 만 35세의 양현종은 아직 선수생활을 하면서 크게 다친 적도 없고 최근 10여 년간 큰 슬럼프에 빠진 적도 없다. 많은 야구팬들이 송진우의 대기록에 도전할 선수로 양현종을 기대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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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리그 KIA 타이거즈 양현종 통산 162승 송진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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