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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논산시와 논산계룡교육지원청이 청소년 진로박람회에 대량살상무기를 만드는 업체를 소개해 논란이다.
 충남 논산시와 논산계룡교육지원청이 청소년 진로박람회에 대량살상무기를 만드는 업체를 소개해 논란이다.
ⓒ 심규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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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논산시와 논산계룡교육지원청이 청소년 진로박람회에 대량살상무기를 만드는 업체를 소개해 논란이다.

논산시, 논산계룡교육지원청은 지난 25일부터 26일까지 이틀간 논산 시민가족공원에서 '미래의 나를 만나다!' 제목으로 '제9회 논산시 청소년진로박람회'(아래 진로박람회)를 개최했다.

이 행사는 청소년들의 소질·적성 발견에 도움을 주고 진로·직업에 관한 시야를 넓혀주고자 마련됐다. 개막식과 진로 공감 퀴즈대회, 진로 토크 콘서트 등 다양한 행사는 물론 ▲진로 상담 존(zone) ▲기업체 체험 및 홍보 공간 ▲학교 홍보 공간 등이 설치됐다. 논산계룡교육지원청은 관내 모든 학교에 공문을 보내 청소년진로박람회 참여를 독려했다.  

기업체 체험과 홍보 존에는 모두 16개의 논산시 관내 업체를 소개하는 별도 부스가 마련됐다. 이중 2곳의 방산업체도 포함됐다. 이들 업체는 대량살상무기인 확산탄, 열압력탄, 백린탄 등을 생산한다.

확산탄은 축구장 3개 넓이를 초토화할 수 있는 무기로 현재까지 피해자의 98%가 민간인이고 그중 3분의 1이 어린이로 보고돼 있다. 열압력탄은 유효 반경 안에 있는 생물체가 내장 파열 등으로 즉사하거나 순간적으로 타 죽게 하는 무기다. 백린탄은 촛농처럼 피부에 눌어붙어 화학적 화상을 일으키며 신체의 지방층까지 녹이고 들어가 열로 인한 화상, 화학적 화상, 중독으로 인한 삼중의 고통을 안기며 죽음에 이르게 하는 무기로 알려져 있다. 백린탄은 1949년 체결된 제네바협약 상 민간인 거주지역에서 사용이 금지돼 있다.

두 곳 중 한 업체는 지난 3월부터 논산에 공장을 짓고 있다. 앞서 논산시는 2022년 10월 이 업체와 투자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양촌면 임화리 43만㎡(약 13만 평) 부지에 방산물자 관련 일반산업단지를 조성하면 행정적 지원을 하는 것을 골자로 했다.

논산지역 시민단체들은 같은 달 '비인도적 대량살상무기 생산업체 논산 입주 반대 시민대책위원회'(아래 시민대책위)를 구성하고 공장 유치를 막기 위한 활동을 벌이고 있다.

이런 와중에 논산시는 물론 논산계룡교육지원청까지 나서 해당 업체를 진로박람회장에 공식 홍보 부스까지 마련해 주자 시민대책위는 문제를 제기하고 나섰다.
     
시민대책위 관계자는 "논산시와 교육지원청이 청소년 진로박람회장에 확산탄금지협약에 의해 국제적으로 사용이 금지된 대량살상무기를 만드는 업체를 홍보하는 것을 보고 매우 놀랐다"며 "어린이와 청소년들을 죽이는 '악마의 무기'를 홍보하는 비교육적이자 반인도적인 교육"이라고 지적했다.

논산계룡교육지원청 관계자는 "계룡대에 3군 본부가 들어서 있고 관련 방산업체가 입주해 있어 지역적 특색을 반영한 업체로 보고 홍보부스를 운영하도록 했다"며 "하지만 국제적으로 사용이 금지된 대량살상무기를 만드는 업체로 부적절하다는 의견에 따라 오늘(26일) 부스 운영을 중단하도록 했다"고 말했다.

<오마이뉴스>는 논산시 의견을 듣기 위해 수 차례 관련 부서에 전화를 했지만 연결이 되지 않았다.  

한편 백성현 논산시장은 지난해 시민대책위원회와의 간담회에서 해당 기업 유치 논란에 대해 '논산발전과 고용 창출을 위해 필요하다, 안전성 문제를 제기하는데, 북한 핵보다 덜 위험하다. 그러니 먼저 북한 핵을 없애라고 하라'는 의견을 내놓았다.

태그:#논산시, #청소년진로박람회, #논산시장, #백성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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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보천리 (牛步千里). 소걸음으로 천리를 가듯 천천히, 우직하게 가려고 합니다. 말은 느리지만 취재는 빠른 충청도가 생활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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