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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21년 11월 2일 부산시의회에서 한문희 부산교통공사 사장 후보자에 대한 인사검증회가 열리고 있다.
 지난 2021년 11월 2일 부산시의회에서 한문희 부산교통공사 사장 후보자에 대한 인사검증회가 열리고 있다.
ⓒ 부산시의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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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사람이 되지 않고... 뭔가 탐탁지 않은 상황이다."
"염려 안 하셔도... 3년간은 부산에 살겠다" (2021년 11월 부산시의회 인사검증특위)


부산 시민의 대의기구인 시의회에 한 약속은 결국 지켜지지 않았다. 임기를 절반이나 남겨놓은 부산교통공사 사장이 한국철도공사(코레일) 사장직 지원을 위해 사직서를 제출하면서 논란이 인다. "스펙쌓기용, 인사 참사" 등 비판과 최근 도시철도 사고 대응 우려에 부산시는 빠른 후속 절차로 이를 최소화하겠다고 밝혔다.

한 전 사장 "죄송하다" 고개 숙였지만, 싸늘한 시선

26일 부산시에 따르면, 시는 코레일 사장에 공모한 한문희 부산교통공사 사장의 사표를 하루 전 수리했다. 2021년 11월부터 교통공사에 임명돼 3년의 임기가 절반 가까이 남았지만, 한 전 사장은 시와 사전 협의를 거쳐 이런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그는 "(임기 문제로) 부산시에 양해를 구하는 게 마땅히 최소한의 도리라 생각했고, 부산시는 일정 기간 사장의 공백 부담이 있음에도 이를 응원하겠다고 했다"라고 적은 입장문을 언론에 공개했다. 그러면서 "소임과 도리를 다하지 못해 죄송할 따름이며, 코레일 사장 선임 절차에 적극적으로 노력하겠다"라고 전했다.

교통공사는 곧바로 경영본부장을 직무대행으로 하는 비상경영체계에 들어갔지만, 이 사안을 바라보는 시선은 싸늘하다. 터질 게 터졌다는 반응이 나온다. 한 전 사장은 부산시의회 인사검증 과정에서 부적격 판단을 받았지만, 시는 적임자라며 임명을 강행했다. 당시에 나온 지적 중 하나가 지역 이해도가 낮고, 부산과 크게 연고가 없다는 것이었다.

남원철 부산지하철노동조합 수석부위원장은 "그때 시의회 속기록을 보면 시의원들의 관련 발언이 있다. 결국 우려가 현실로 됐고, 코레일로 가기 위한 스펙쌓기용으로 결국 교통공사 사장직을 이용한 것과 마찬가지"라고 꼬집었다.

최근 전동차 고장·탈선 등 사고 대응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부적절한 행동이란 비판도 제기했다. 남 부위원장은 "지난 14일 1호선의 사고 수습이 아직 안 됐는데, 불과 2주 만에 한 사장이 다른 곳으로 가는 건 책임 회피용이다. 공백으로 안전 문제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라고 걱정했다.

다른 공공기관 노조와 시민단체도 '인사참사'로 규정하며 부산시를 쏘아붙였다. 지역의 주요 공공기관 노조와 사회복지연대, 부산참여연대 등 20여 개 단체로 꾸려져 있는 부산공공성연대는 '사태 반복을 막아야 한다'는 내용의 성명을 냈다.

임원추천위원회를 통해 지방공기업 사장을 검증하고 선출하는 목적은 공정성, 투명성 확보인데 그 반대로 흘러온 결과가 부산교통공사 사장 중도 사퇴라는 비난이다. 연대에 속해 있는 단체들은 "이번을 계기로 부산시가 공사 임추위 구성 확대와 개선, 공공기관 운영 패러다임 전면 혁신에 나서야 한다"라고 입을 모았다.

차기 사장 임명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예정이어서 공백을 둘러싼 파장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부산시는 바로 수습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시 관계자는 "당사자의 의사를 존중한단 입장이지만, 도시철도 시민안전 굉장히 중요한 시점이어서 난처한 처지"라며 "조속히 임명절차를 밟아서 문제가 없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말했다.  
 
노후 전동차 등으로 고장, 탈선 사고가 이어지고 있는 부산도시철도.
 노후 전동차 등으로 고장, 탈선 사고가 이어지고 있는 부산도시철도.
ⓒ 김보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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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부산교통공사, #코레일 사장, #한문희, #사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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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김보성 기자입니다. kimbsv1@gmail.com/ kimbsv1@ohmynews.com 제보 환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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