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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동한 경찰에게 욕설과 폭행을 하는 10대들.
 출동한 경찰에게 욕설과 폭행을 하는 10대들.
ⓒ 제주경찰청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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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9월부터 12월까지 제주공항과 호텔 주차장 등에서 차량 절도 사건이 빈번하게 발생했다. 경찰이 CCTV 등을 통해 추적해 보니 범인은 10대 중학생들이었다. 

중학생들은 주차장을 돌며 사이드 미러가 접히지 않은 차량을 물색했다. 이럴 경우 차량 문이 잠기지 않았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었다. 이들은 문이 열린 차량 내부에 있던 스마트키를 이용해 면허도 없이 주차장 밖으로 차를 몰고 나갔다 오기도 했다. 

또한 차량 내부에 있던 신용카드 등을 훔쳐 물건을 구입해 중고사이트에 판매했다. 이런 수법으로 마련한 현금만 무려 3400만 원가량. 이 돈을 모두 유흥비로 탕진했다.

이들은 경찰 수사를 받는 와중에도 범죄 행각을 멈추지 않았다. 급기야 오토바이 난폭운전으로 출동한 경찰관을 폭행했고, 친구가 연행되자 경찰 순찰차까지 가로막기까지 했다.

무서운 10대들의 최후는 '실형'
 
제주지방법원과 제주지방검찰청 모습
 제주지방법원과 제주지방검찰청 모습
ⓒ 임병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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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지방법원 형사3단독 강란주 판사는 지난 24일 특수절도와 공무집행방해, 도로교통법 위반 등의 혐의로 구속기소된 중학생 3명에게 실형을 선고했다. 

A군(15)은 징역 장기 1년 6개월·단기 1년 2개월을 B군(15)은 징역 장기 1년 4개월·단기 1년, C군(15)에게는 징역 장기 10개월·단기 8개월을 선고했다.

소년범은 최소(단기)와 최장(장기) 형량이 함께 선고되는 '부정기 징역형'이다 . 복역 중 개선의 여지가 있다고 판단되면 단기형량으로 형을 마칠 수 있다. 그러나 수형 상태가 불량하면 장기 형량으로 복역한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은 수사가 개시된 이후에도 반성하지 않고 또 다른 범행을 저질렀고, 체포 과정에서 공무집행 방해에 이어 경찰관을 때리기까지 하는 등 법질서를 경시하는 태도를 보였다"고 양형 사유를 설명했다.

끊임 없이 반복되는 10대들의 범죄
 
지난 4월 30일 제주 시내 빌라 주차장에서 차량 절도를 하는 10대들
 지난 4월 30일 제주 시내 빌라 주차장에서 차량 절도를 하는 10대들
ⓒ 제주동부경찰서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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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들이 주차 차량을 상습적으로 터는 것은 이미 10년 전부터 끊이지 않고 발생하는 범죄다. 2011년에도 아파트 주차장에서 60여대의 차량을 털어 온 가출 청소년들이 경찰에 붙잡혔다. 

지난 4월 7일부터 5월 11일까지 제주 시내 아파트와 빌라 주차장에서 18차례에 걸쳐 상습적으로 금품을 훔친 가출 청소년 9명이 입건됐다. 특히 이들 일당 중 4명은 경찰 조사를 받고 난 뒤 3일 만에 같은 범행을 저지르기도 했다. 

제주 도내 중·고등학생 사이에서는 가출 비용이나 유흥비를 마련하기 위해 차량 절도 수법을 전수하거나 도박 빚을 미끼로 후배에게 강요하기도 한다. 이들은 촉법소년은 법의 처벌을 받지 않거나 소년범은 구속되지 않는다며 상습적으로 범행을 저지른다. 수사기관의 조사를 피하기 위한 노하우를 공유하기도 한다. 

실제로 지난해 제주시 한 금은방에서 2440만 원의 귀금속을 훔친 10대 일당 3명 중 한 명은 경찰의 추적을 피하기 위해 휴대전화를 택시에 버리거나 공범들에게 허위 진술을 유도한 후 녹음을 하는 등 주도면밀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10대들의 범죄를 막기 위해 실형을 선고하는 것은 당연하다는 의견도 있지만, 처벌 만으로는 청소년 범죄가 줄어들지 않는다는 지적도 있다. 

덧붙이는 글 | 독립언론 '아이엠피터뉴스'에도 게재됐습니다.


태그:#소년범, #촉법소년, #제주도, # 청소년범죄, #제주지방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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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 언론 '아이엠피터뉴스'를 운영한다. 제주에 거주하며 육지를 오가며 취재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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