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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전 비서관은 지난 15일에 이어 25일에도 기자회견을 열고 성일종 의원에게 공개토론을 제안했다. 사진은 기자회견에 앞서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결사반대 퍼포먼스를 벌이는 더불어민주당 소속 태안군의원과 전 충남도의원들.
▲ 재차 공개토론 제안하는 조한기 전 청와대 제1부속비서관 조 전 비서관은 지난 15일에 이어 25일에도 기자회견을 열고 성일종 의원에게 공개토론을 제안했다. 사진은 기자회견에 앞서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결사반대 퍼포먼스를 벌이는 더불어민주당 소속 태안군의원과 전 충남도의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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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제21대 총선에서 충남 서산‧태안선거구의 최대 이슈는 재선에 도전하는 국민의힘 성일종 국회의원이 꺼내든 '서산의료원에 서울대병원 유치' 문제였다. 당시 상대후보였던 더불어민주당 조한기 전 청와대 제1부속비서관과 서산의료원의 의료시스템에 대한 온도차를 보였지만 결국 유권자들은 성 의원의 재선에 힘을 실어줬다.

그리고 또 다시 제22대 총선을 10개월여 앞둔 시점에서 유력 주자인 국민의힘 성일종 의원과 민주당 조한기 전 비서관 간 총성 없는 전쟁이 고개를 들고 있다. 이번에는 서산과 태안의 현안과 생계가 달린 어젠다를 두고 맞부딪치는 모양새다.

먼저, 서산공항을 국제공항으로 만들겠다는 핵심 공약이 정부의 예타면제 사업에서 제외되면서 유권자들이 실망감을 드러내자, 성 의원은 "사업 재기획 연구용역으로 정상 추진"하겠다며 '실무선에서 풀리지 않은 문제, 국회의원이 해결하겠다'는 현수막을 대대적으로 내걸었다.

이를 두고 조 전 비서관은 "지난 정부에서 기본계획 수립을 위한 예산까지 반영된 거의 성사된 사업"이라면서 "차려 놓은 밥상도 못 챙겨 먹는 무능하고 무책임한 국회의원"이라고 저격했다.

또한 최근 이슈로 급부상하고 있는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문제를 두고 입장 차를 보이는 가운데, 조 전 비서관이 연달아 기자회견을 자처해 성 의원과의 공개 토론을 제안하고 있다.

어업을 주업으로 살고 있는 서산과 태안의 경우 원전 오염수 방류가 어민들의 생존권과 직결된 문제일 수밖에 없.

조 전 비서관은 25일 태안군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성 의원에게 재차 공개 토론을 제안했다. 지난 15일 기자회견에 이어 또 다시 공개 토론을 요구한 것. 이 자리에는 민주당 소속 홍재표‧강철민 전 도의원과 신경철 태안군의회 의장, 전재옥‧박용성 군의원도 함께했다.

지난 15일 기자회견 당시에는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에 대해 '오염처리수'라고 부르는 게 맞지 않느냐는 등 성 의원의 언행에 대해 조 전 비서관이 우려를 제기했다면, 이날 기자회견에서는 과거 발언까지 소환하며 "그때는 맞고 지금은 틀리다"는 성 의원에 "서산태안 국회의원 맞나"라고 되물으며 공개 토론에 나서 줄 것을 촉구했다.

"정권 바뀌었다고 몇 년 만에 정치와 과학이 뒤바뀌나"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를 오염처리수라고 발언한 국민의힘 우리바다지키기TF위원장인 성일종 의원에 공개 토론에 나서 줄 것을 제안하고 나섰다.
▲ 기자회견하는 조한기 전 청와대 제1부속비서관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를 오염처리수라고 발언한 국민의힘 우리바다지키기TF위원장인 성일종 의원에 공개 토론에 나서 줄 것을 제안하고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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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전 비서관은 지난 19일 국회에서 성일종 의원이 영국의 웨이드 엘리슨 옥스퍼드 교수를 초청해 개최한 간담회를 소환한 뒤 "후쿠시마 오염수 1L를 마셔도 아무 문제없다는 바로 그분을 모셔서 후쿠시마 오염수 해양 방류가 과학적으로 아무 문제없다며 괴담을 유포하지 말라 했다. 수산물 소비가 줄어들면 괴담을 유포하는 민주당이 책임져야 한다는 발언도 했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러면서 이와는 대조적인 2020년 10월 19일 국민의힘 비대위에서 성 의원이 한 발언도 끄집어냈다. 당시 성 의원의 발언을 그대로 인용하면 이렇다.

"후쿠시마 오염수가 방출되면 우리나라는 직접적인 피해에 노출될 수밖에 없습니다. 우리 정부는 16일 범정부 차원에서 대응하고 있다고 밝혔지만 사안의 중대성에 비하면 안이한 대응으로 보입니다. 즉시 대통령께서 나서 일본 정부에 강력한 우려를 전달해야 합니다. (중략) 일본 정부는 우리나라를 포함한 주변국들에 방류 이외의 대안은 없는 것인지 충분히 설명해야 합니다."

이를 두고 조 전 비서관은 "성일종 의원의 2020년 발언은 괴담인가? 과학인가? 당시 발언은 정치적 발언인가? 과학적 사실에 기반해 말한건가?"라며 "즉시 윤석열 대통령이 나서야 하지 않겠나"라고 되물었다.

덧붙여 "어떻게 정권 바뀌었다고 몇 년 만에 정치와 과학이 뒤바뀌고, 방사능 오염수에 대한 우려가 괴담이 되나"라며 "어떻게 '오염수'가 '오염처리수'가 되나"라고도 했다.

이는 지난 2일 출범한 국민의힘 '우리바다지키기검증TF'의 위원장을 맡은 성일종 의원이 "후쿠시마 오염처리수 문제는 정치나 외교 문제가 아니라 오로지 과학적 문제일 뿐"이라며 "이번 TF 구성을 계기로 정부와 긴밀하게 협의해 국민 건강 안전 대책 수립에 집중하도록 하겠 다"고 한 발언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서산시 성연천에 절삭유 대량 유출을 비롯해 서산시 칠전리 부숙토와 현대오일뱅크 페놀 등 현안 환경문제도 거론하며 "시민들의 건강을 위협하는 환경오염 행위에 대해 일벌백계해야 한다"고도 한 조 전 비서관은 "일본은 방사능 오염수 수백만 톤을 바다에 버리겠다 하고, 윤석열 정부는 그것을 용인해주려 하고, 성일종 의원은 오염수가 과학적으로 문제없다며 오염수 해양 방류 전도사를 자처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오염처리수 발언 철회하고 TF위원장직 내려와라"
 
예타면제 사업에서 탈락한 서산공항과 관련해 재기획 연구용역으로 정상 추진하겠다고 내건 성일종 의원의 현수막.
▲ 태안읍 사거리에 내걸린 현수막 예타면제 사업에서 탈락한 서산공항과 관련해 재기획 연구용역으로 정상 추진하겠다고 내건 성일종 의원의 현수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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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회견 이후 간담회에서도 조 전 비서관은 "바다를 터전으로 생계를 유지하고 사업을 하고 있는 수많은 주민들이 살고 있는 서산‧태안의 국회의원이 자신의 말을 손바닥 뒤집듯 말을 바꾸고, 오염수 방류에 앞잡이 노릇하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면서 "지역주민들에게 사죄를 촉구하고, 오염처리수 발언 철회하고, TF위원장직에서 내려올 것을 제안한다. 그렇지 않다면 공개토론해서 주민들의 우려를 해소할 수 있는 길을 함께 찾아보자"고 거듭 말했다.

공개토론을 제안한 조 전 비서관의 두 번의 기자회견 이후 성 의원 측에서 별다른 답변은 없었는지를 묻는 질문에는 "전혀 없었다"면서도 "기자회견 이후에도 성 의원의 발언이 계속 이어지고 있고, 방송에 나가서도 적반하장식으로 민주당 책임론까지 거론해서 다시 한 번 기자회견을 갖게 됐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날 기자회견장을 찾은 강철민 전 충남도의원도 조 전 비서관의 주장에 힘을 실었다. 강철민 전 도의원은 한국수산업경영인연합회 중앙회장을 역임한 바 있다.

강 전 도의원은 "그렇게 원전 오염수가 안심할 정도라면 일본 내에서 공업용수나 농업용수로 사용하면 되지 않나. 왜 바다에 방류를 하려 하겠나"라면서 "그리고 왜 바다를 주업으로 사는 서산‧태안 지역의 국회의원이 우리바다지키기TF 위원장을 맡아서 일본의 오염수 방류를 위한 명분을 주려하는지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고 했다.

함께 자리한 태안군의회 박용성 의원은 "원전 오염수 방류 문제로 시끄러운 탓인지 불안감에 천일염 값이 천정부지로 오르고 있다"면서 "또한 올 가을에 필요한 젓갈류 등 전체적으로 타격이 예상됨에 따라 벌써부터 사재기를 하는 경우도 발생하고 있다"고 동향을 전했다.

태그:#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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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안의 지역신문인 태안신문 기자입니다. 소외된 이웃들을 위한 밝은 빛이 되고자 펜을 들었습니다. 행동하는 양심이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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