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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오후 경남 김해시 진영읍 봉하마을에서 열린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4주기 추도식에서 권양숙 여사 등 유족(앞줄)이 참배하고 있다.
 23일 오후 경남 김해시 진영읍 봉하마을에서 열린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4주기 추도식에서 권양숙 여사 등 유족(앞줄)이 참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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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는 더디다, 그러나 진보한다'라는 주제로 노무현 전 대통령 14주기 추도식이 경남 김해 봉하마을에서 열리고 있다. 노 전 대통령을 기억하는 영상에 눈물을 흘리는 시민.
 '역사는 더디다, 그러나 진보한다'라는 주제로 노무현 전 대통령 14주기 추도식이 경남 김해 봉하마을에서 열리고 있다. 노 전 대통령을 기억하는 영상에 눈물을 흘리는 시민.
ⓒ 김보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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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시 아픈 오월, 그래도 잘 견뎌 사람사는 세상 이루게 해 주세요. 그립습니다."
"누구에게나 굴하지 않았던 그대 그립습니다."
"잊지 않고 찾아왔습니다. 보고 싶습니다."
"항상 그리워합니다. 그리고 고맙습니다."
"14년의 시간이 흐름에도 늘 그립고 그립습니다. 사랑합니다."


23일 경남 김해 봉하마을 고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에서 열린 14주기 추도식에 참석한 시민들이 참배록에 쓴 글들이다. 시민들은 이날 아침부터 찾아와 묘역에 헌화·분향하면서 고인을 그리워했다.

추도식은 이날 오후 2시 봉하마을 생태문화공원에서 엄수됐다. 추도식에는 고 노무현 대통령 부인 권양숙 여사와 자녀 노건호·정연씨를 비롯한 유족, 문재인 전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 등이 참석했다.

이밖에 김진표 국회의장, 한덕수 국무총리, 이진복 대통령실 정무수석,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이정미 정의당 대표 등이 함께했다.

'역사는 더디다, 그러나 진보한다'는 제목으로 열린 추도식은 김여진 아나운서의 사회로 국민의례와 순국선열·민주열사 묵념 순서부터 진행됐다. 이어 '시민이 답이다'는 제목의 시민추모영상 상영 후 한가영 펩페라 가수가 '마음에 산다'를 불렀다.

'참여정부 국무총리' 지낸 한덕수 "노 전 대통령 말씀대로 시대적 소명 완수할 것"
     
이날 김진표 국회의장은 추도사를 통해 노 전 대통령과 일화를 소개하면서 "대통령께서는 책임정치에 충실하고 국정의 연속성을 높이기 위해 4년 연임제 원포인트 개헌을 하자는 제안도 하셨다"며 "그러나 대통령님 떠나신 지 14년이 다 되도록 우리는 그 유업을 이뤄드리지 못하고 있다"라고 했다.

그는 "선거를 앞둔 여야가 목전의 유불리를 고심하다 이번에도 정치개혁에 실패하지나 않을까 하는 염려가 있다. 그렇게 되지 않도록 권력의 절반을 내주는 한이 있어도 꼭 정치개혁을 이루고자 했던 대통령님의 간절한 그 마음으로 임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지역주의와 승자독식, 진영정치와 팬덤정치를 넘어 우리 정치를 능력 있는 민주주의로 바로 세우겠다. 대통령님께서 저 하늘에서 활짝 웃으시며 '야, 기분 좋다' 하실 수 있도록 간절하게, 온 정성으로 정치개혁의 유업을 이루겠다"라고 덧붙였다.
 
한덕수 국무총리가 23일 경남 김해시 진영읍 봉하마을에서 열린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4주기 추도식에 참석해 추도사 하고 있다. [공동취재]
 한덕수 국무총리가 23일 경남 김해시 진영읍 봉하마을에서 열린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4주기 추도식에 참석해 추도사 하고 있다. [공동취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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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정부 마지막 국무총리를 지낸 한덕수 국무총리는 추도사를 통해 "대한민국의 미래를 열어가기 위해 헌신하시던 대통령님을 기억하고 있다"라며 "대통령님은 언제나 '원칙과 용기를 가지고 열심히 일한 대통령'으로 남고자 하셨다. 그 단단한 신념과 우직한 한 걸음, 한 걸음이 대한민국을 더 나은 미래로 이끌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2008년, 대통령님께서 고별 만찬에서 해주셨던 말씀을 기억한다. '강은 반드시 똑바로 흐르지 않는다. 그러나 그 어떤 강도 바다로 가는 것을 포기하지는 않는다'고 하셨다"면서 "그 말씀대로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우리에게 주어진 시대적 소명을 완수하겠다. 우리 사회의 소외된 약자를 보듬고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으며 민생에 온기를 더하겠다. 자유와 번영, 그리고 민주주의의 발전을 위해, 소통과 통합의 정신을 이어가겠다"고 했다.

유홍준 전 문화재청장은 추도사를 하면서 묘역 조성 배경과 과정을 설명했다. 그는 "이 묘역 공사에 우리나라에서 최고가는 전문가들이 수없이 봉하마을로 내려와 논의했던 그 헌신적인 봉사와 예술가들의 흔쾌한 기증, 그리고 국민성금으로 이루어졌음을 공식적인 자리에서 노무현 대통령께 보고드리는 것이 그분들의 노고에 값하는 길이라고 생각했다"며 "참여정부에서 4년간 문화재청장으로 일했다. 그리고 사후 14년간 노 대통령과 함께 지내고 이제 비로소 청장에서 18년 만에 해임된 기분이다"라고 말했다.

너럭바위에 새겨진 고 노무현 대통령의 어록인 "민주주의 최후의 보루는 깨어있는 시민의 조직된 힘입니다"를 언급한 유 전 청장은 "촛불혁명이 바로 이를 말해준다. 그리고 오늘, 지금 우리는 '역사는 더디다. 그러나 진보한다'는 노무현 대통령의 말씀을 새기고 있다"라고 강조했다.

정세균 이사장은 인사말을 통해 "'대통령 노무현'은 특정 진영과 정파가 아니라 국민 모두의 대통령이었다. 이제 우리가 대통령님의 뜻을 이어 이상이란 것은 더디지만 실현된다는 믿음으로 깨어있는 시민들의 성숙한 민주주의를 만들어 나가겠다"라고 전했다.

추도식 이후 참가자들은 묘역으로 이동해 헌화대에 헌화·분향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4주기 추도식이 열린 23일 오후 경남 김해시 진영읍 봉하마을 노 전 대통령 묘역에서 권양숙 여사, 문재인 전 대통령, 정세균 노무현재단 이사장 등 참석 인사들이 참배하고 있다. [공동취재]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4주기 추도식이 열린 23일 오후 경남 김해시 진영읍 봉하마을 노 전 대통령 묘역에서 권양숙 여사, 문재인 전 대통령, 정세균 노무현재단 이사장 등 참석 인사들이 참배하고 있다. [공동취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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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오후 경남 김해시 진영읍 봉하마을에서 열린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4주기 추도식에서 권양숙 여사가 분향하고 있다. 2023.5.23 [공동취재]
 23일 오후 경남 김해시 진영읍 봉하마을에서 열린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4주기 추도식에서 권양숙 여사가 분향하고 있다. 2023.5.23 [공동취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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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오후 경남 김해시 진영읍 봉하마을에서 열린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4주기 추도식에서 문재인 전 대통령이 분향하고 있다. [공동취재]
 23일 오후 경남 김해시 진영읍 봉하마을에서 열린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4주기 추도식에서 문재인 전 대통령이 분향하고 있다. [공동취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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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하마을 찾은 4500여명... 정치권 인사 다수 참석

앞서 추도식이 열리기 전 문재인 전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는 사저에 들러 고 노무현 대통령 부인 권양숙 여사를 예방한 뒤 걸어서 추도식장으로 이동했다. 이때 시민들은 "문재인"을 연호하거나 권양숙 여사를 향해 "건강하세요"라고 말했다.

이재명 대표와 김경수 전 경남지사, 유시민 전 노무현재단 이사장 등이 이동할 때도 일부 참배객들이 이름을 연호하기도 했다.

묘역에는 윤석열 대통령과 한덕수 국무총리, 김진표 국회의장,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 등이 보낸 조화가 놓여 있었다.
 
23일 경남 김해시 진영읍 봉하마을에서 열린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4주기 추도식에 윤석열 대통령이 보낸 추모화환이 도착하고 있다. [공동취재]
 23일 경남 김해시 진영읍 봉하마을에서 열린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4주기 추도식에 윤석열 대통령이 보낸 추모화환이 도착하고 있다. [공동취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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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추도객들은 윤석열 대통령 조화와 한덕수 국무총리의 추도사에 대해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추도식 전에 윤 대통령의 조화가 묘역 앞에 놓이자 몇몇 추도객은 "왜 윤 대통령의 조화를 여기에 가져다 놓느냐. 치워달라"며 항의했다. 또한 한 총리가 추도사를 하자 박수 소리가 나오기도 했지만 "내려와"라고 야유가 들려오기도 했다.

추도식이 열린 이날 봉하마을을 찾은 추도객은 4500여 명(노무현재단 집계)으로 추산됐다.

한편, 위에서 언급한 인사 외에도 이날 추도식에는 민주당 박광온 원내대표와 고민정·박찬대·서영교·서은숙·송갑석·장경태·정청래 최고위원, 조정식 사무총장, 김민석 정책위 의장이 참석했다.

또 강병원·강준현·권인숙·김민철·김승남·김영배·김용민·김정호·김한규·도종환·맹성규·민형배·민홍철·박재호·박주민·서동용·서삼석·송기헌·신동근·신영대·신현영·양경숙·양기대·어기구·윤호중·이상헌·이용선·이원택·이인영·이장섭·이형석·임호선·전용기·전해철·정태호·정필모·조오섭·진선미·최강욱·최인호·최종윤·최혜영·한정애·허영·홍기원·홍영표·황희 국회의원도 함께했다.

이밖에 국민의힘 구자근 비서실장, 윤희석 대변인과 정의당 강은미·배진교·심상정·이은주 의원, 노무현재단 정세균 이사장과 한명숙·이해찬·이병완·유시민 전 이사장, 김동연(경기)·박완수(경남)·김영록(전남)·김관영(전북) 도지사와 강기정 광주광역시장이 참석했다.

홍태용 김해시장, 류경완·손덕상·한상현 경남도의원, 이용섭·최민희·박정규·이강철 전 청와대 수석 등도 참여했다.
 
노무현 대통령 서거 14주기를 맞아 23일 경남 김해 진영읍 봉하마을 깨어있는시민 문화체험전시관 1층 한편에 아이들이 색칠한 노 전 대통령의 그림이 부착돼 있다.
 노무현 대통령 서거 14주기를 맞아 23일 경남 김해 진영읍 봉하마을 깨어있는시민 문화체험전시관 1층 한편에 아이들이 색칠한 노 전 대통령의 그림이 부착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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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대통령 서거 14주기를 맞아 23일 경남 김해 진영읍 봉하마을 묘역에 추모 발걸음이 이어지는 가운데, 이해찬 전 국무총리가 추도식장으로 들어가고 있다.
 노무현 대통령 서거 14주기를 맞아 23일 경남 김해 진영읍 봉하마을 묘역에 추모 발걸음이 이어지는 가운데, 이해찬 전 국무총리가 추도식장으로 들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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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대통령 서거 14주기를 맞아 23일 경남 김해 진영읍 봉하마을 묘역에 추모 발걸음이 이어지고 있다. 사저를 나와 추도식장으로 들어가고 있는 유시민 전 노무현 재단 이사장, 한명숙 전 국무총리.
 노무현 대통령 서거 14주기를 맞아 23일 경남 김해 진영읍 봉하마을 묘역에 추모 발걸음이 이어지고 있다. 사저를 나와 추도식장으로 들어가고 있는 유시민 전 노무현 재단 이사장, 한명숙 전 국무총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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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대통령 서거 14주기를 맞아 23일 경남 김해 진영읍 봉하마을 묘역에 추모 발걸음이 이어지는 가운데, 문재인 전 대통령이 노 전 대통령의 부인인 권양숙 여사와 함께 추도식장으로 입장하고 있다.
 노무현 대통령 서거 14주기를 맞아 23일 경남 김해 진영읍 봉하마을 묘역에 추모 발걸음이 이어지는 가운데, 문재인 전 대통령이 노 전 대통령의 부인인 권양숙 여사와 함께 추도식장으로 입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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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왼쪽)와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가 23일 경남 김해시 진영읍 봉하마을에서 열린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4주기 추도식에 참석해 추도식 영상을 바라보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왼쪽)와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가 23일 경남 김해시 진영읍 봉하마을에서 열린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4주기 추도식에 참석해 추도식 영상을 바라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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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오후 경남 김해시 진영읍 봉하마을에서 열린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4주기 추도식에서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오른쪽)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참배하고 있다.
 23일 오후 경남 김해시 진영읍 봉하마을에서 열린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4주기 추도식에서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오른쪽)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참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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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는 더디다, 그러나 진보한다'라는 주제로 노무현 전 대통령 14주기 추도식이 경남 김해 봉하마을에서 열리고 있다. 평일임에도 노 전 대통령을 기억하려는 추모행렬이 이어졌다.
 역사는 더디다, 그러나 진보한다'라는 주제로 노무현 전 대통령 14주기 추도식이 경남 김해 봉하마을에서 열리고 있다. 평일임에도 노 전 대통령을 기억하려는 추모행렬이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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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노무현, #노무현재단, #문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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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김보성 기자입니다. kimbsv1@gmail.com/ kimbsv1@ohmynews.com 제보 환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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