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오갤3'의 아담 워록

'가오갤3'의 아담 워록 ⓒ 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의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시리즈는 영화만큼이나 음악으로 유명하다. 1970~1980년대 명곡들이 영화를 통해 재조명되었다. 젊은 팬들에겐 새로움을, 나이 지긋한 중장년층에겐 추억을 안겼다.

시리즈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Volume 3>의 OST도 화제다. 영국 아트 팝 그룹 플로렌스 앤 더 머신의 'Dog Days Are Over'와 힙합 전설 비스티 보이즈의 'No Sleep Till Brooklyn', 1990년대 영국 글램 록 밴드 스페이스호그의 'In The Meantime'과 미국 컬리지 록 밴드 리플레이스먼츠의 'I Will Dare'을 선곡했다.
 
흥미로운 대목이 있다. 영화 도입부 평화로운 우주 공간을 습격하는 아담 워록(윌 폴터 분)은 '최애 음악가'로 에이드리언 블루(Adrian Belew)를 든다. 1970년대에 활약한 개성파 기타리스트 에이드리언 블루는 대중적으로 덜 알려졌으나 다채로운 음반의 조력자와 솔로 작품으로 경력을 쌓아갔다. 감독 제임스 건이 좋아하는지 다른 이유가 있는지 알 수 없으나 우주적 스케이프를 구현한다는 점에서 SF영화와 블루는 닮아있다. 괴짜 기타 플레이어의 5곡을 소개한다.
 
Stay(1978) / 데이비드 보위
기타리스트 보는 안목이 높았던 대중 음악의 카멜레온 데이비드 보위는 1978년 작 < Stage >에 블루를 기용했다. 필라델피아와 보스턴 등 미국에서 펼친 공연 실황을 담은 라이브 음반 < Stage >는 지기 스타더스트부터 베를린 3부작까지 전성기를 아울렀다. 보위의 아트록 걸작 < Station To Station >(1976)에 수록된 펑크(Funk) 록 'Stay'는 블루의 기타 음향 덕에 전위성을 획득했다. 라이브 영상 속 보위는 어린아이처럼 '기타로 장난치는' 블루를 흐뭇하게 쳐다본다.
  

▲ (1978) Stay / David Bowie ⓒ Musik Laden

 
Elephant Talk(1981) / 킹 크림슨
1974년 작 < Red >이후 7년 가까이 휴식을 취하던 영국 프로그레시브 록 밴드 킹 크림슨은 새로운 멤버로 전기를 마련했다. 피터 가브리엘과 협업한 채프먼 스틱의 대가 토니 레빈과 에이드리언 블루를 영입한 것. 실력파 뮤지션들의 1981년 작 < Discipline >은 'Indiscipline'과 'Thela Hun Ginjeet같은 지적인 곡들을 탄생시켰다. < Discipline >의 인트로 트랙 'Elephant Talk'는 멤버들의 톱니바퀴처럼 조직적인 연주력과 블루의 과장된 보컬이 빛을 발했다.
 

▲ King Crimson - Elephant Talk ⓒ Bill Bruford

   
I Wonder(1983) / 에이드리언 블루
전위적인 음악 성향에도 에이드리언 블루의 음악이 지루하지 않은 이유는 리듬감 덕이다. 아방가르드에 1980년대의 뉴웨이브를 가미한 1983년 작 < Twang Bar King >은 블루의 디스코그래피 중 대중적인 편. 토킹 헤즈와 톰 톰 클럽에서 발휘했던 펑키(Funky) 기타는 개성적인 음색과 함께 'I Wonder'를 타고 돈다. "블루치곤 평범한데" 할 찰나 브라스를 얹은 기타가 어지러이 날아든다. 프리 재즈처럼 변칙 사운드에 이내 "역시 블루구만"을 되뇌게 된다.
  

▲ I Wonder (2002 Remaster) ⓒ Saiko Music Co

 
Guernica(1986) / 에이드리언 블루
피카소 그림 같은 앨범 커버의 1986년 작 < Desire Caught By The Tail >에서 전위성은 극에 달했다. 겹겹이 중첩된 효과음과 기타 신시사이저로 콜라주한 기묘한 사운드는 입체주의 회화처럼 전위적이며 종종 동양적인 멜로디도 드러난다. 피카소의 작품에서 제목을 따온 'Guernica'는 다양한 소리 효과를 활용해 기타의 한계를 실험했다. 스산한 분위기가 스릴러 영화에 어울릴 법한 곡이다.
  

▲ Adrian Belew - Guernica ⓒ UMG


Beat Box Guitar(2004) / 에이드리언 블루
에이드리언 블루는 몇 달 전 작고한 위대한 기타리스트 제프 벡과도 닮았다. 기타 연구에 천착했다는 점과 덕분에 기발한 인스트루멘탈 뮤직을 많이 탄생했다는 점에서 그렇다. 2004년 발매한 < Side One >은 베이스 기타의 독보적 존재인 프라이머스의 레스 클레이풀과 프로그레시브 록 밴드 툴의 드러머 대니 케리 등 특급 연주자들의 참여로 완성도를 높였다. 일렉트로니카의 잔향이 느껴지는 'Beat Box Guitar'는 시대 감응의 산물. 2006년 제48회 그래미에서 최우수 록 인스트루멘탈 퍼포먼스에 후보로 오르기도 했다.
  

▲ Adrian Belew - Beat Box Guitar ⓒ BMG Rights Management

 
이 밖에도 록계의 기인 프랭크 자파의 1979년 작 < Sheik Yerbouti >와 토킹 헤즈의 대표작 < Remain In Light >(1980), 얼마 전 작고한 사카모토 류이치의 < Left-handed Dream >(1981), 나인 인치 네일스의 인더스트리얼 록 걸작 < Downward Spiral >(1994)에 참여했다. 록 역사의 이색지대에 늘 에이드리언 블루가 있었다. 그는 2022년에만 솔로 앨범 < Elevator >와 미국 펑크(Funk) 밴드 Turkuaz와 < Apollyon >을 합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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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음악웹진 이즘(IZM) 에디터 염동교라고 합니다. 대중음악을 비롯해 영화와 연극, 미술 등 다양한 문화 예술 관련 글을 쓰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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