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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 재심이 진행되는 제주지방법원 201호 법정
 4.3 재심이 진행되는 제주지방법원 201호 법정
ⓒ 제주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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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십 년에 걸쳐 제주 사람들은 4.3을 입 밖으로 꺼내지 못한 '침묵의 세월'을 보내야만 했다. 연좌제로 인해 4.3을 언급한 사람은 물론, 다른 가족들에게 피해가 확산됐다.  

75년이 지난 현재도 가족 중에 4.3 피해자가 있는지조차 모르는 도민들이 상당하다. 알더라도 가족들이 어떤 누명을 썼는지, 어디로 끌려갔는지, 죽었는지, 살아있는지조차 제대로 알지 못하는 유족이 대다수다.

제주지방법원 4.3 재심 법정이 이들을 위한 상담공간이자 한풀이 현장이다.  

16일 오후 제주지방법원 형사제4-1부(강건 부장판사)는 '제주4.3사건 직권재심 합동수행단(단장 강종헌, 합동수행단)'이 청구한 제29차 직권재심 대상 30명 전원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 이날까지 직권재심으로 명예가 회복된 4.3 군사재판 피해자는 누적 821명이다. 

29차 직권재심 대상자 30명 중 11명은 1948년 1차 군법회의에 회부된 희생자이며, 19명은 1949년 2차 군법회의에 회부된 희생자다. 1차 군법회의 희생자의 죄목은 모두 내란죄, 2차 군법회의 희생자의 죄목은 모두 국방경비법 위반이다. 

"아버지가 어디서 돌아가셨는지라도..."

현재의 제주시 용담에 거주하다 1948년 당시 정뜨르에서 경찰에 끌려가 행방불명된 고 박유준의 아들 박아무개씨는 "아버지가 어디에서 돌아가셨는지 알고 싶다"고 한탄했다. 

고 박유준에 대한 기록은 목포형무소 수감이 마지막이다. 다만 4.3으로 목포형무소에 수감된 상당수 도민들이 형량에 따라 대구와 부산, 마산, 김천, 부천 등 지역 형무소로 이감됐다.

강건 부장판사가 "현재까지 확인된 기록으로는 목포형무소에서 행불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답하자 아들 박씨는 "어머니는 아버지가 김천형무소 이감됐다고 말했었다"고 재차 질문했다. 

이에 합동수행단 변진환 검사는 "목포형무소에서 징역 15년형을 받은 4.3 피해자들은 대구, 부산, 마산으로 이감됐다. 또 징역 5년형 피해자는 김천과 부천 등 지역 형무소로 이감된 사례가 많다. 고 박유준님에 대한 공식적인 기록은 목포형무소가 마지막"이라며 "다른 피해자들의 엽서 등 사적 기록을 통해 파악되면 개인적으로 연락해 알려드리겠다"고 말했다. 

행원리에서 농사를 짓다 무장대로 오해받아 연행돼 행방불명된 고 이도일의 딸 이모씨는 "과거사위원회 조사에서 아버지가 사망했다고 했는데, 왜 행불이라 하는지 알고 싶다"고 묻기도 했다. 

강 부장판사는 "고 이도일님은 대전형무소에 수감된 기록이 있다. 4,3 때 대전형무소에 수백명에 달하는 제주도민들이 수감됐는데, 6.25 전쟁이 발생하면서 큰 규모의 학살이 이뤄졌다. 그때 사망하지 않았을까 추정되지만 공적인 기록상으로는 행불"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대전형무소 수형인들이 학살된 대전 골령골 현장에서 유해발굴 등 작업이 이뤄지고 있어 확인해보시길 바란다"고 조언했다. 

"죽을 날 가까워져... 얼굴 모르는 아버지 누명 벗겨달라"

조천리에 거주하다 1948년 초 이유없이 군인에게 끌려가 목포형무소에 수감돼 1949년 사망한 것으로 기록된 김시협의 딸 김아무개(75) 할머니는 4.3 재심을 위해 부산에서 왔다. 

김 할머니는 "제가 어머니 배 속에 있을 때 아버지와 오빠가 모두 4.3에 휩쓸려 행방불명됐다. 어릴 때 기억으로 어머니는 항상 두통약을 드셨다"고 운을 뗐다. 

이어 "초등학교 5학년때 쯤 '중학교 가고 싶다'고 말했을 때 들은 어머니의 답변이 지금도 생생히 기억난다. '이 X아! 아방, 오라방 다 죽어신디 공부행 뭐헐거냐. 빨리 시집강 다시는 제주 오지 말라(아빠, 오빠 다 죽었는데, 공부해 뭘 할 것이냐. 빨리 결혼해 제주를 떠나라)'고 말했다. 그때 혼자 '아버지 왜 죽었느냐'고 울었다"고 통곡했다. 

그러면서 김 할머니는 "19세에 결혼해 제주를 떠나 부산에서 살았다. 지금까지 제주에 오지도 않고 누가 친정이 어디냐고 물어도 대답하지 않았다. 가슴 속에 한으로 남아 있다"며 "죽을 날이 가까워 지는데, 얼굴도 모르는 아버지를 저승에서 만나 명예가 회복됐다고 말하고 싶다. 우리 아버지의 누명을 깨끗하게 벗겨달라"고 눈물로 무죄를 호소했다. 

이날 직권재심 사건도 검찰의 무죄 구형, 변호사의 무죄 변호에 이어 재판부의 무죄 선고까지 한꺼번에 이뤄지면서 30명의 명예가 추가로 회복됐다. 

다음은 직권재심 명예회복 명단.

1차 직권재심(2022년 3월29일) 
고학남, 강태호, 고명순, 김성원, 홍표열, 김완생, 변기상, 이근숙, 김병로, 고화봉, 신영선, 김응종, 김계반, 김기옥, 박성택, 양자경, 허봉애, 권맹순, 양문화, 양두봉

2차 직권재심(2022년 3월29일)
김경곤, 고태원, 백무성, 박홍화, 양덕봉, 신용현, 김기휴, 이경추, 양달효, 오재호, 양두현, 양두영, 강정윤, 박창인, 김용신, 이기훈, 오인평, 오봉호, 김해봉, 변윤선

3차 직권재심(2022년 4월19일)
강성협, 강희옥, 강우제, 이문팽, 고상수, 고창두, 오형운, 송재수, 문종길, 문순조, 홍순표, 정만종, 김형남, 송창대, 김형수, 양성찬, 양달천, 김윤식, 오기하, 전병부

4차 직권재심(2022년 5월3일)
현상림, 김재추, 강순추, 현동하, 오성옥, 오두옥, 현의종, 문학선, 권승길, 양청심, 김계생, 김상화, 홍기표, 양의석, 김종해, 송두화, 송두언, 김석준, 진승림, 고승협

5차 직권재심(2022년 5월17일)
이근진, 김종우, 현재기, 김계휴, 김석룡, 이공일, 홍두식, 오태해, 오만경, 오만군, 강태양, 강달평, 김원봉, 양태봉, 고태익, 강중만, 강창식, 문철희, 문병희, 양영백

6차 직권재심(2022년 5월31일)
김한석, 김희석, 문태화, 오병연, 박상훈, 고창방, 고대진, 고행준, 양재춘, 김동호, 양봉현, 양신경, 정기휴, 정석남, 장진선, 장두문, 송자휴, 김치관, 오성언, 현지호, 이상일, 김강희, 김치봉, 이덕순, 양인행, 양승주, 강태권, 김천권, 강권기, 고두진

7차 직권재심(2022년 6월14일)
양성무, 고병일, 강병생, 안기선, 김재호, 문종석, 이석, 문태보, 양성찬, 김병수, 고성숙, 고군연, 오의혁, 강태룡, 현필윤, 김춘배, 전인봉, 전윤경, 김인보, 장한병, 김팔만, 문종여, 이대여, 조응천, 강태영, 강위관, 송두하, 강인원, 김동호, 김군호 

8차 직권재심(2022년 7월5일)
양창림, 이찬영, 서이윤, 정찬우, 고영우, 강명규, 고철주, 김병옥, 채춘배, 김희봉, 고현춘, 양문규, 박기읍, 이병근, 차주백, 이기인, 허권순, 고재온, 김의형, 김인형, 문상준, 임태훈, 현경호, 양보현, 변규하, 이명환, 김행진, 박관희, 박지호, 박응호

9차 직권재심(2022년 7월12일) 
김현범, 강공효, 양보현, 오기언, 김춘언, 홍순옥, 김인수, 허균(허대호), 고계신, 김도하, 김방택(김나택), 양병규, 양원규, 양인규, 송태신, 이영호, 강병률, 고점수, 강신문, 장창환, 오영일, 현상훈, 전기순, 김영진, 김원하, 진남철, 양남윤, 전기남, 전기집

10차 직권재심(2022년 8월9일)
김시형, 오성욱, 문두찬, 김봉윤, 김병구, 신응철, 진병문, 오용겸, 오도천, 허승익, 김공인, 양창하, 강중옥, 이군형, 문규인, 오희수, 박두하, 고성남, 안인생, 오경철, 박명환, 오창오, 현찬서, 변일성, 신규현, 하인석, 하영선, 양치숙, 이동찬, 박만실

11차 직권재심(2022년 8월30일)
고해춘, 강영옥, 한덕양, 양군삼, 양정삼, 김동부, 양기옥, 이희종, 문두승, 오창하, 오용두, 홍천석, 양영하, 김치종, 강창일, 고두천, 김수후, 양병칠, 양창언, 현승환, 이방행, 김공진, 양두량, 문창호, 강익만 양순현, 양영빈, 양필형, 양영수, 현군일

12차 직권재심(2022년 9월6일)
양익상, 김여흡, 김삼규, 김두영, 김창만, 김성률, 김희수, 유대숙, 김양식, 김귀삼, 현만승, 현용찬, 현인숙, 고태병, 강두화, 강군평, 강군효, 김기선, 양치백, 양승국, 김중연, 강두현, 문달화, 한훈범, 김기생, 강평룡, 고병호, 김창진, 박상우, 김봉민

13차 직권재심(2022년 9월13일)
강태송, 김응수, 한을생, 이기윤, 송병우, 이성률, 김응률, 노태일, 김인식, 윤치만, 문창윤, 이향림, 송두행, 장재일, 이석형, 양오송, 양동환, 김병택, 김영창, 홍희천, 고대진, 송석두, 강항관, 홍태표, 김훈택, 이창수, 부성규, 전임부, 전용부, 고재오

14차 직권재심(2022년 9월20일)
이인봉, 김용진, 한봉원, 현신, 고두복,, 정동림, 김승균, 김문희, 김동옥, 김남백, 오석인, 양한유, 김계담, 김양생, 한중섭, 문무경, 백대옥, 이은규, 강종호, 김용언, 고창식, 고두유, 고창선, 김찬옥, 김승만, 김인찬, 김상봉, 현지옥, 김영찬, 김원익

15차 직권재심(2022년 10월4일)
문정호, 고희수, 고석진, 신향만, 김중화, 강상추, 허진, 오영준, 부영희, 소두화, 허인철, 김석삼, 이기전, 고창을, 김상원, 김재하, 김영옥, 김여칠, 양귀선, 오문석, 고창수, 진경국, 홍창식, 김남용, 김기생, 박경조, 김려홍, 양윤옥, 서수남, 양두경

16차 직권재심(2022년 10월25일)
김두만, 김희교, 김욱수, 김도순, 김호진, 서태영, 한승택, 이응규, 김석하, 고산월, 김군호, 김완호, 김계형, 김희평, 김성익, 오봉건, 강두백, 장군태, 이대협, 강원영, 이홍배, 강원식, 강정훈, 강응휴, 강위문, 강위수, 강희찬, 이종시, 이시춘, 한형식

17차 직권재심(2022년 11월1일) 
김정옥, 이유문, 김순규, 양문원, 유상우, 김표숙, 강위춘, 박창숙, 이여배, 김철규, 김석훈, 김숙, 서경석, 김성유, 강세옥, 오승건, 오문주, 이두정, 안춘영, 강창호, 김재행, 고군섭, 진송하, 강준표, 강운학, 오두병, 부왕색, 부만준, 부대색, 오기병

18차 직권재심(2022년 11월15일)
김은도, 김영관, 강두성, 양재철, 김일배, 유도운, 한평원, 강귀용, 강봉선, 김석빈, 오경태, 변유찬, 김은후, 송만오, 오성용, 김홍주, 강태백, 윤상용, 윤행용, 서형남, 강상부, 고용권, 장용보, 현봉원, 허찬, 강태호, 문인기, 오방순, 김평수, 한기섭

19차 직권재심(2022년 12월6일)
김인중, 현상호, 김사림, 이홍민, 이상배, 이행옥, 김성만, 허경옥, 이기순, 오문길, 김행칠, 오창수, 송대호, 송대종, 이상헌, 강원철, 고영문, 고달현, 박한택, 안귀동, 김영홍, 임석봉, 현윤식, 현광식, 강경배, 김우영, 진성규, 김용권, 한승섭, 이춘녀

희생자 미신고 생존수형인 직권재심(2022년 12월6일)
박화춘

20차 직권재심(2023년 1월10일)
김응삼, 오기운, 김권식, 부재식, 강세능, 문종화, 양관용, 이응전, 현상호, 오문식, 오시익, 정창보, 김상보, 현만옥, 고태현, 송도윤, 김창식, 이명돈, 고점윤, 김재령, 오남조, 오남율, 고수영, 오재방, 김용덕, 송두필, 장찬진, 장찬립, 고석종, 현남진

21차 직권재심(2023년 1월10일)
강임화, 김인두, 문규업, 송두창, 부영택, 고진운, 오중선, 오만수, 진국성, 오태경, 양태평, 강기문, 송정생, 김상순, 한치홍, 강위봉, 양달춘, 양석진, 강보윤, 고인옥, 고영홍, 현성권, 고종호, 현상선, 이기출, 고문생, 김대원, 박태환, 오용은, 김용하

22차 직권재심(2023년 1월17일)
박해완, 이묘생, 송여진, 문혁화, 홍완수, 김창현, 김기수, 신호근, 강두칠, 강상봉, 오병주, 안창규, 김계두, 현양휴, 고성림, 고정조, 진복만, 김두화, 송대규, 박용하, 이윤수, 이월술, 김세민, 현두문, 고준삼, 오병춘, 김태보, 강정열, 홍이표, 강행언

23차 직권재심(2023년 1월31일)
김창식, 김창조, 문명윤, 박일현, 부인평, 박두삼, 박두만, 송두수, 안봉현, 유한국, 안경봉, 고종규, 김우련, 김계생, 문우기, 문세하, 문도흥, 박창길, 안창희, 신성보, 이태승, 강윤권, 강두남, 전형식, 양기천, 강경추, 강기언, 강기수, 김성하, 김달삼(남로당 제주도당 무장대 총사령관 김달삼과 다른 인물)

24차 직권재심(2023년 1월31일)
홍기범, 박영휴, 고태유, 송권숙, 송근상, 오경운, 김용학, 양상원, 고순현, 고정금, 진희인, 문재언, 현옥성, 고형진, 김평문, 김희선, 김복선, 오태완, 문병화, 김대보, 김찬문, 김석부, 김인부, 김용식, 현상봉, 고덕권, 박창계, 정상규, 홍인봉, 홍술생

25차 직권재심(2023년 4월4일)
양찬식, 김태현, 강성도, 임태효, 양병인, 양병옥, 오화인, 김태생, 강위현, 윤병혁, 김공림, 김필림, 김병민, 김주순, 김주찬, 김계택, 현덕홍, 고병수, 김창근, 이정우, 양승열, 강연수, 김청자, 한중봉, 고중권, 고예봉, 김만중, 강길하, 강길운, 박기우

26차 직권재심(2023년 4월4일)
최일빈, 이근택, 강병익, 이기동, 김두수, 강갑선, 현창희, 현광희, 양홍순, 고병우, 김여식, 이천옥, 이효근, 윤장순, 김병언, 문완기, 강동진, 윤평하, 강윤희, 박기숙, 김기태, 김동옥, 양봉옥, 김문수, 김두규, 김전중, 오인표, 조달흥, 김기생, 현문주

27차 직권재심(2023년 4월18일)
송희중, 강화춘, 김경옥, 신희수, 한흥용, 한정생, 김일규, 양집중, 한석찬, 고인필, 홍사만, 김희순, 강병우, 한석칠, 문정섭, 한영홍, 고을협, 고성오, 이동은, 고상범, 신경식, 정병하, 강신천, 강신갑, 이동화, 고화춘, 김여수, 양군부, 김병일, 김병극

28차 직권재심(2023년 5월16일)
김표임, 현상섭, 강후선, 오달록, 고경옥, 현만선, 고만원, 김환필, 변기화, 한문권, 강응호, 오응언, 고형호, 강상주, 강수희, 김정용, 김봉옥, 김팽옥, 김상구, 문재선, 김원오, 오현옥, 문주선, 오능주, 강자봉, 오성용, 강천상, 양제추, 양덕칠, 정영수

29차 직권재심(2023년 5월16일)
박유준, 강운하, 서상흡, 서명영, 고성인, 오영화, 김백합, 김재기, 변규순, 김기하, 백영수, 이도일, 김창수, 김영천, 김임생, 한유생, 김대환, 고경옥, 김중화, 김유생, 김정하, 김승우, 김승련, 박경주, 이찬식, 고천옥, 백일현, 한석두, 김시협, 김대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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