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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16일 윤석열 대한민국 대통령이 일본 도쿄 총리 관저를 방문한 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함께 이동하고 있다.
 지난 3월 16일 윤석열 대한민국 대통령이 일본 도쿄 총리 관저를 방문한 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함께 이동하고 있다.
ⓒ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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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사과를 반드시 이끌어내고, 할머니들이 마음의 상처를 받았던 것들을 다 해드리겠다."

윤석열 대통령이 대통령선거 후보 시절 한 약속이었다. 2021년 9월 11일 대구 중구 희움 일본군 위안부 역사관을 방문한 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였던 이용수씨를 만나서 한 말이다. 하지만 이는 '지키지 않을 약속'이었다.

"100년 전 일을 가지고 (일본인들이) 무조건 무릎 꿇어야 한다는 건, 저는 받아들일 수 없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24일 <워싱턴포스트> 인터뷰에서 한 말이다. 일본이 과거사에 대해 사죄하지 않아도 된다는 취지로 받아들여져 '망언 논란'이 일고 있다. 과거 이씨와 만나 했던 약속과도 상반된다. 하지만 윤 대통령의 과거 발언을 살펴봤을 때, '일본과 친하게 지내려는 행보'는 예견된 일이었다고 할 수 있다.

[발언 ①] "위안부·강제동원 문제, 한일 안보협력·무역과 '그랜드 바겐'해야"
 
윤석열 당시 전 검찰총장이 지난 2021년 6월 29일 서울 서초구 매헌 윤봉길 의사 기념관에서 대선출마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윤석열 당시 전 검찰총장이 지난 2021년 6월 29일 서울 서초구 매헌 윤봉길 의사 기념관에서 대선출마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국회사진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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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정부 들어와서 망가진 위안부 문제, 강제징용 문제, 한·일 간의 안보협력이나 경제·무역 문제 이런 현안들을 전부 다 같이 하나의 테이블에 올려놓고 '그랜드 바겐'을 하는 방식으로 문제에 접근해야 한다."

2021년 6월 29일, 윤 대통령의 대선 출마 기자회견 당시 발언이다. 윤 대통령은 정치를 시작하면서부터 과거사 문제를, 일본과의 '협력'을 위해 내어줄 수도 있는 협상 카드로 여겼던 셈이다.

윤 대통령은 당시 "(현재 정부가) 이념 편향적인 죽창가를 부르다 (한일 관계는) 여기까지 왔다"며 "(한일 관계는) 미래는 우리 자라나는 세대를 위해서 실용적으로 협력을 해야 하는 관계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최근 '강제동원 피해자 제3자 변제' 방안을 내놨다. 2023년 3월 15일 <요미우리>와의 인터뷰에선 "기금을 통한 (제3자 변제 방식의) 해결이 바람직하지 않을까 생각해 왔다"며 "이번 한국 정부의 해결책을 내가 생각한 것"이라고 말했다. 정권이 바뀐 뒤 해결책이 번복될 가능성에 대해선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발언 ②] "과거사는 늘 진실에 기초해 지적할 건 지적해야"

윤 대통령은 후보 시절인 2021년 7월 15일 <중앙일보> 인터뷰에서 "식민 지배로 인해 (한국과 일본의) 과거사에 대한 인식이 다르다"면서 "과거사는 늘 진실에 기초해 우리가 명확히 규정하고 지적할 건 지적해야 한다"고 밝혔다.

여기서 윤 대통령은 '진실'이 무엇인지 명확히 밝히지 않았다. 하지만 윤 대통령은, 문재인 정부가 "이념 편향적인 죽창가를 부른" 탓에 역사 인식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는 취지로 역설해 왔다.

2022년 3월 28일, 윤 대통령은 당선인 신분으로 아이보시 고이치 주한 일본대사를 만나 "북한이 핵으로 얻을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는 확신을 가질 수 있도록 한·미·일 3국 간 더욱 긴밀한 공조가 필요할 것"이라며 "최근 한일 관계의 경색 국면을 극복하기 위해선 올바른 역사 인식을 바탕으로 미래 지향적인 협력관계를 구축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발언 ③] "(일본군이) 유사시에 (한반도로) 들어올 수도 있는 것"
 
정의당 심상정 당시 후보와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가 중앙선거방송토론위원회 주관으로 지난 2022년 2월 25일 오후 서울 상암 SBS 오라토리움에서 열린 제20대 대선 제2차 초청후보자토론회에서 악수를 나누고 있다.
 정의당 심상정 당시 후보와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가 중앙선거방송토론위원회 주관으로 지난 2022년 2월 25일 오후 서울 상암 SBS 오라토리움에서 열린 제20대 대선 제2차 초청후보자토론회에서 악수를 나누고 있다.
ⓒ 국회사진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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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2월 26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주관 2차 대선 후보 TV 토론 당시 윤 대통령은 상대 후보였던 심상정 정의당 후보로부터 '한미일 군사동맹 검토하시는 거냐"라는 질문을 받고 "절대 안 하실 거냐"라고 되물었다. 

역대 정부는 '한미일 안보협력'이라는 표현을 공식적으로 사용해 왔다. 한일은 동맹 관계가 아니기 때문이다. 윤 대통령이 '한미일 군사동맹'에 대한 가능성을 열어둔 듯 답변하자, 심 후보는 "유사시에 한반도에 일본이 개입하도록 허용하는 건데, 그걸 하시겠나"라고 재차 물었다. 이때 윤 대통령은 "유사시에 들어올 수도 있는 거지만 꼭 그걸 전제로 하는 건 아니다"라고 답했다.

[발언 ④] "일본은 이미 수십 차례 반성과 사과를 표했다"

윤 대통령은 2023년 3월 21일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 모두발언에서 "우리 사회에는 배타적 민족주의와 반일을 외치면서 정치적 이득을 취하려는 세력이 엄연히 존재한다"며 "일본은 이미 수십 차례에 걸쳐 우리에게 과거사 문제에 대해 반성과 사과를 표한 바 있다"고 지적했다.

일본이 강제동원 피해자 문제를 사과하지 않았다는 야권의 비판에 대한 윤 대통령의 대답이었다. 일본의 사과를 바라는 건, 정치적 이득을 위한 것이라는 '엄포'였던 셈.

앞선 2023년 3월 1일, 윤 대통령은 3.1절 기념사에서 "일본은 우리와 보편적 가치를 공유하는 협력 파트너"라고 평가했다. 

태그:#윤석열, #일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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