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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집된 아파트 모습(자료사진)
 밀집된 아파트 모습(자료사진)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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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전세가가 집값보다 비싸면 '깡통아파트' 또는 '깡통 전세아파트'로 부른다. 그런데 강원도내 깡통아파트 네 채 중 한 채는 원주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 MBC가 전국 아파트의 실거래가를 조사해 만든 '깡통전세 감별기'에 이같이 나타난 것. 도내 전체 95개 단지 중 23개(26.1%) 단지가 원주에 포진돼 있었다. 

최근 MBC는 2022년 매매 거래와 전세 거래가 모두 발생한 전국 공동주택 실거래 94만 건을 조사했다. 그 결과 거래된 아파트 열 중 한 곳(9.3%)은 매매가 대비 전세가율이 100%를 넘는 깡통아파트였다. 전세가율이 80%를 넘는 경우도 열 곳 중 네 곳(38%)이나 됐다. 

강원도에서도 조사 대상 1732개 단지 중 95개 단지(5.5%)가 평균 전세가율이 100%를 넘었다. 강릉(27개)이 가장 많았고 원주(23개), 동해(12개), 춘천·홍천(각 8개), 속초(5개), 삼척(2개)이 뒤를 이었다. 이들 아파트는 전세보증금이 매매가보다 높아, 집을 매각해도 전세보증금을 전액 돌려받기 힘들 것으로 보였다. 

예를 들어 원주 태장동 A아파트(전용면적 77.14㎡)는 평균 매매가가 4500만 원이었다. 그러나 평균 전세가는 7500만 원에 달해 평균 전세가율이 166.67%를 기록했다. 원주혁신도시 B아파트(전용면적 139.49㎡)도 평균 전세가는 2억7200만 원이었지만 평균 매매가는 1억9500만 원(평균 전세가율이 139.49%)에 불과했다.

무실동의 한 부동산 관계자는 "원주에 투자 광풍이 불던 2~3년 전에는 공시가 1억 미만 아파트나 혁신·기업도시에서 갭투자가 성행했다"며 "지금은 아파트값이 하락하는 추세니, 이들 아파트는 깡통일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갭투자는 집을 살 때 전세를 끼고 사는 행위를 말한다. 전체 집값 중 전세보증금을 제외한 차액만 지불하고 집을 매입하는 방식이다. 부동산 경기가 호황이던 시절엔 갭투자가 주요한 투자 수단이었다. 집값이 계속 오르니 단기 매각해도 큰돈을 만질 수 있었다. 

그런데 지금처럼 집값 하락세가 계속되면 손해를 감수해야 한다. 2년 전 4억 원에 거래된 혁신도시 한 아파트만 보더라도 당시엔 3억5천만 원에서 3억6천만 원에 전세가가 형성됐지만, 지금은 3억 원 초중반에서 매매가 이뤄지고 있기 때문이다. 집주인이 주택담보대출 이자를 못 이겨 주택을 처분하게 되면 세입자는 우선변제를 받아도 전세보증금을 전액 확보하기 힘들다.

매매가 대비 전세가율이 80%에 달하는 아파트도 불안하기는 마찬가지다. 은행에서 주택을 담보로 대출을 내어줄 때 근저당을 대출가액의 100% 이상 설정하기 때문. 전세보증금과 근저당을 합하면 집값보다 높아 깡통전세가 될 가능성이 크다. 만일 이 아파트가 '전세 사기' 물건으로 드러나면 세입자는 한 푼도 못 받고 쫓겨날 수 있다. 

이런 피해를 당하지 않으려면 전세가율이 80%가 넘는 아파트는 전세 계약을 하지 않는 것이 좋다. 등기부등본에서 체납, 근저당 같은 선순위채권을 확인해 '깡통아파트'인지도 따져봐야 한다.

위의 부동산 관계자는 "전세 계약을 체결하기 전 전세보증보험 가입이 가능한지, 등기부등본에 근저당은 얼마나 설정돼 있는지 꼭 확인해야 한다"며 "세입자들이 주택 상황을 정확히 알 수 있도록 정부도 투명하게 정보를 공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MBC 전국 깡통전세 감별기 주소 http://dgdesk.mbcrnd.com/rentmap
 
MBC 깡통전세 감별기 홈페이지 캡처
 MBC 깡통전세 감별기 홈페이지 캡처
ⓒ 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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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깡통전세 감별기 홈페이지 캡처. 강원 원주 일부 단지의 매매가와 전세가격.
 MBC 깡통전세 감별기 홈페이지 캡처. 강원 원주 일부 단지의 매매가와 전세가격.
ⓒ 원주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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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원주투데이에도 실렸습니다.


태그:#전세사기, #깡통전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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