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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해 난음리 비자나무.
 남해 난음리 비자나무.
ⓒ 박정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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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남해에서 자생하고 있는 수령 150~300년 추정의 비자나무들에 대한 보호 대책을 세워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박정기 거창대 강사(스마트귀농귀촌학), 김구미 경남숲교육협회 숲해설가, 최송현 부산대 교수(조경학)는 21일 전남 구례 지리산생태탐방원에서 열린 한국환경생태학회의 학술대회에서 '남해 난음리 비자나무 생육특성 연구'라는 논문을 발표했다. 

비자나무는 남해의 대표적인 나무로 남해군 죽전리에 있는 비자나무가 경남도기념물 제200호로 지정돼 있다. 최근 남해군 이동면 난음리 일원에서 가슴둘레 3m가 넘는 노거수의 여러 비자나무도 확인됐다.

박정기 강사와 김구미 숲해설가 등 지난 1월 이곳에서 12그루의 비자나무를 발견했다. 2월 정밀조사에서 추가로 11그루를 더 찾아 총 23그루가 자라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 나무들은 모두 가슴둘레 3m가 넘는 개체로 노거수에 해당한다. 비자나무 노거수 23그루 가운데는 난양마을 뒷산 3그루, 고랑모마을 하천가 1그루, 동촌마을 1그루, 장전마을 1그루가 포함됐다.

또 이 일대에는 비자나무가 더 있다. 자생개체 266그루와 식재개체 612그루를 포함해 총 878그루가 자라고 있는 것으로 추가 정밀조사에서 확인됐다. 자생 266그루 가운데 170그루는 조사구를 특정하여 분포현황과 생육특성을 정밀하게 조사해 분석했다.

비자나무 자생 266그루는 소하천·주거지·농경지와 접하는 산기슭에 분포하고, 이 가운데 170그루는 대부분 등고선 방향을 따라 계곡부에 출현했다. 이들은 "능선부 출현 개체는 8그루(4.7%)에 불과하며, 급경사지 바윗돌 사이 출현 개체(60그루, 35%)가 많은 것은 야생동물로부터 종자 보호와 휴면타파에 유리한 환경 때문으로 보인다"고 짚었다. 

자생 170그루의 생육특성을 두고는 "평균 제원은, 수고 12.8m, 수관 폭 10.5m, 가슴높이둘레 2,1m, 지하고는 0.8m이다"라며 "저위도 출현 개체일수록 제원이 큰 경향성을 가지며 가슴높이둘레 3m 이상 개체는 17본이며 그 평균 제원은 3,51m, 최고 제원은 4.6m"라고 설명했다.

"난음리 비자나무, 지속가능한 보존·생태관광자원 고민해야"
  
남해 난음리 비자나무
 남해 난음리 비자나무
ⓒ 박정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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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 형태인 '수형' 특징을 두고는 "초살도가 높고 수관폭은 넓어 저밀도 낮은 지하고로 자랐음을 항공사진과 주민 청문을 통해 확인했다"라며 "단간보다 쌍간을 포함한 다간 개체(114그루, 67%)가 많고 다분지 수형에 절간장 짧은 가지는 단립 조건에 척박한 토양과 바람의 영향에 더딘 생장력 때문"이라고 봤다.

이어 "풍압을 덜 받고 유기물 집적이 많으며 토양습도가 상대적으로 높은 북사면 개체는 수관 폭이 좁고 지하고가 높으며 단간 비율이 높게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연구자들은 "가지 발달이 남향에 치우치고 밑동이 옆으로 비대해진 현상은 굴광성과 수직근 도태 이후 등고선 방향으로 발달하는 근계에 기인한다. 남향 급경사면 개체의 북쪽 가지 되삭음 현상은 지형 간섭에 의한 통풍 부족과 무성한 남쪽 지엽의 일조차단 영향으로 판단된다"고 덧붙였다.

이곳 비자나무의 수세 건전도는 건전 41그루(24%), 보통 66그루(39%), 나쁨 63그루(37%) 수준으로 나타났다.

박정기 강사 등 연구자들은 "나쁨은 지형이 갖는 토양의물리적 화학적 불리함과 산림 성숙에 따른 상층 식생의 수관영역 간섭 및 극한적이고 불규칙 기후변화 영향도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난음리는 남해에서 자생 및 식재 비자나무가 가장 많이 분포한다. 비자당산 유래가 있어 인문학적 가치도 높다. 그러나 자생지 보호나 보호수 지정 등 보존 노력은 미미했다"고 짚었다. 

이들은 "이번 연구의 조사구에 서식하는 170개체는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화순 개천사, 장성 백양사, 고흥 금탑사, 해남 녹우단, 제주 평대리 비자나무군과 지리적 위치를 크게 달리하고 서식지 환경, 생육특성 차이 또한 뚜렷하여 생태학적 가치가 높은 것으로 사료된다"고 밝혔다.

이어 "향후 지속적인 모니터링과 함께 조사범위를 넓혀 심층연구가 필요하며, 서식환경 개선이 뒤따라야 할 것"이라며 "특히 산림의 천이와 기후변화가 가속되는 상황에서 고사지, 부정아, 움 돋은 가지, 착생·등반식물 제거와 함께 수관 확장을 막고 일조를 방해하는 간섭 식생의 인위적인 조절이 시급하다"고 전했다.

김구미 숲해설가는 "난음리 비자나무는 희소성 높은 생물자원으로서 또 문화자산으로서 가치가 매우 높아 지역의 보배라고 할 수 있는데 제대로 된 보존이 뒤따르지 않아 안타깝기도 하다"라면서 "난음리 비자나무의 지속가능한 보존과 더불어 생태관광자원으로 이용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남해 난음리 비자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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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해 난음리 비자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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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비자나무, #남해 난음리, #한국환경생태학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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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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