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04.18 07:06최종 업데이트 23.04.18 0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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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릉에서 발생한 거센 산불로 펜션이 불타고 있다. ⓒ 소방청

 
미사일 폭격을 맞은 전쟁터가 아니다. 지난 11일 발생한 산불로 큰 피해를 입은 강원도 강릉의 모습이다.

산불이 도시와 국민의 안전, 재산까지 위협하고 있다. 이제 산불은 더는 산에서 발생하는 먼 이야기가 아니다. 남성현 산림청장은 지난 8일 자 <주간조선> 인터뷰에서 "산불은 사회 재난을 넘어서 국가 안보 차원으로 접근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강릉 산불로 미사일 폭격을 맞은듯 집과 자동차가 모두 불에 탔다. ⓒ 독자 제공

 
맞는 말이다. 문제는 왜 산불이 국가 안보를 위협하는 큰 재앙이 되었느냐다. 국가적 재난을 초래한 산불의 주범은 바로 산림청이다. 지금까지 소나무 위주로 조림해 대한민국 숲을 불 폭탄으로 만들었으며, 산불 피해를 복구한다며 또 다시 소나무를 심었으며, 숲 가꾸기라는 이름으로 불에 강한 활엽수를 베어내고 소나무만 남겨둬 불 폭탄의 위력을 더 가중한 것이 산림청이기 때문이다.

대형 산불이 발생할 때마다 산림청은 임도가 없어 산불을 끄지 못했다고 변명해왔다. 그러나 이번 강릉 산불은 임도 탓이 아님을 보여주었다. 4차선 도로 변에 위치하여 산불 진화 차량과 진압대원이 바로 접근할 수 있었지만, 도시의 펜션과 호텔이 불타는 것을 지켜만 봐야 했다.

강릉에 산불 피해가 컸던 이유 
 

임도보다 더 넓은 도로가 사방에 있건만 온 도시가 거센 산불로 큰 피해를 입었다. ⓒ 독자 제공

 
도로 바로 곁에 있는데 왜 산불 피해가 컸던 것일까? 거센 바람 때문만은 아니다. 불 폭탄인 소나무를 타고 불길이 날아다닌 것이다. 산불 피해 현장마다 소나무가 주위를 둘러싸고 있다. 강릉의 산불 피해가 컸던 이유는 소나무 숲이 강릉에 유독 많았기 때문이다. 
 

산불 피해를 입은 곳마다 소나무 숲이 바로 곁에 있다. ⓒ 독자 제공

 
산림청 산하 국립산림과학원은 <산불현장, 15년간의 추적>(2017)에서 침엽수인 소나무가 화염 강도도 강하고, 산불 확산 속도가 활엽수보다 3~20배 빠르다고 강조했다.
 
수관화는 나무 윗부분이 통째로 타는 것이기 때문에 많은 연료의 연소로 인하여 화염 강도가 강하며, 바람의 영향을 많이 받아 산불 확산 속도가 지표화에 비해 3~20배가량 빠른 것이 특징이다. 수관화는 대부분 정유물질을 많이 함유하고 있는 침엽수림에서 나타난다.
 
 

소나무는 수관화가 되어 산불 확산 속도가 빠르다고 강조하고 있다. 강릉의 산불 피해가 컸던 이유다. ⓒ 국립산림과학원

 
산림청은 그동안 국토 녹화라는 이름으로 산불 확산 속도가 3~20배 빠른 소나무  위주의 산림을 만들어왔다. 그 탓에 오늘 대한민국이 대형 산불과 소나무재선충 농약 살포라는 대재앙에 직면하게 된 것이다.

일본과 중국에 대형 산불 발생이 준 이유

대형 산불이 증가하는 한국과 달리 같은 기후대인 일본과 중국은 산불 발생이 급격하게 줄었다. 비결은 숲의 구조에 있다.
 

한국은 산불 발생이 증가하는 반면 일본과 중국은 산불 발생이 줄어들고 있다. ⓒ 일본 임야청

 
국립산림과학원이 2007년 작성한 <산불피해지 복구 및 산림의 내화성 증진 기술 연구>에 따르면, 일본은 오래전인 1611년 이후인 에도 시대부터 불에 잘 타지 않는 내화수림대를 조성해왔다. 지금까지 산불 예방과 산불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내화수림대를 전국 2325개소 36만 9000km에 조성해왔다. 특히 일본은 산불에 강한 활엽수종을 조성하여 산불 피해를 줄이고 있다.

 

일본은 이미 1600년대부터 산불을 예방하기 위해 활엽수 위주의 조림을 해왔다. ⓒ 국립산림과학원

 
내화수림대란 불에 잘 타지 않는 활엽수를 심어 산불을 예방하는 것을 말한다. 국립산림과학원 산불연구과 임주훈 연구원이 쓴 <산불피해를 줄일 수 있는 조림방안>(2005)에 따르면, 불에 잘 타지 않는 내화성 나무들은 수피 조직이 두껍게 발달한 수종, 잎의 수분 함량이 높은 상록활엽수종, 산불 피해 후 맹아 발생 등의 생리적 특성이 유리한 굴참나무, 오리나무, 아까시나무, 은행나무, 사철나무 등이다.

중국 역시 산불 발생량이 줄고 있다. 위 <산불피해지 복구 및 산림의 내화성 증진 기술 연구>에 따르면, 중국은 소나무는 가지 끝까지 타는 수관화로 이어져 대형 산불로 발전하기 때문에 산불이 번지지 않도록 능선에 활엽수 위주의 내화수림대를 조성하였다. 

 

중국 역시 이미 오래전부터 산불 예방을 위해 활엽수를 이용한 내화수림대를 조성해왔다. ⓒ 국립산림과학원

 
반면, 대한민국 산림청은 지금까지 활엽수를 베어내고 소나무 위주로 조림해왔다. 산림청이 활엽수를 이용한 내화수림대 조성을 몰랐던 것은 아니다. 이미 2014년에 제정된 산불관리통합규정에 따르면 '침엽수 위주의 대형산불 위험이 높은 산림에 방화선을 설치하거나 참나무류 등 불에 강한 수종으로 내화수림대를 조성할 수 있다'라고 되어 있다. 활엽수를 이용한 산불 예방을 잘 알고 있었던 것이다.  

 

활엽수를 이용한 내화수림을 조성한다고 이미 산불관리통합규정이 마련되어 있다. 그러나 산림청엔 아무 소용없었다. ⓒ 산불관리통합규정

  
위 <산불피해지 복구 및 산림의 내화성 증진 기술 연구>는 불 폭탄 숲을 만들어 온 산림청의 잘못을 정확하게 지적하고 있다.

우리나라 역시 60년대 내화수림대를 조성했지만, 현재 형태를 알아보기 어려울 만큼 관리가 이뤄지지 않아 기능이 상실되었으며, 현재 대부분이 불에 잘 타는 침엽수 일변도로 조림되어 산불 등 산림재해에 약하다.
 

산림청은 내화수림 조성은 고사하고 이미 존재하는 활엽수림대를 베어버리고 불 폭탄인 소나무 위주로 조림해왔다고 스스로 말하고 있다. 오늘 대한민국의 산이 불바다가 된 이유다. ⓒ 국립산림과학원

 
앞서 나온 <산불피해를 줄일 수 있는 조림방안>에는 산불 진화 차량과 장비는 상당한 수준으로 향상되었으나 "풍속이 15m/s 이상이 되면 헬기에 의한 진화뿐 아니라 인력 진화 속도도 산불 진행 속도를 능가하기 어렵다. 따라서 숲의 구조를 바꾸어주는 노력을 통하여 대형산불에 대처해야 할 시점에 이르렀다"라고 나와있다. 이미 오래전에 강릉 산불의 위험을 경고한 것이다. 그러나 산림청은 오늘도 소나무 심기에 열심이다.   
 

산불 진화 장비가 좋아졌지만 바람이 세면 산불을 막을 수 없으니 침엽수가 아니라 활엽수 위주의 내화수림대로 산림 구조를 바꿔야 한다고 이미 오래전에 산림청 산하 국립산림과학원 연구원조차 지적했다. 그러나 산림청은 오늘도 소나무 위주로 심고 있다. 산림청이 산불 주범이다. ⓒ 산림과학원

 
지난 2020년 산불로 피해를 입은 강릉 옥계 산불 현장을 살펴보자. 소나무 때문에 대형 산불피해를 입었다. 그런데 산림청은 싹쓸이 벌목하고 또 소나무를 심었다. 미래의 대형 산불 재난을 키우고 있는 셈이다. 
 

산불 피해지를 복구한다며 싹쓸이 벌목하고 소나무를 심었다. 흰 막대기 꽂은 것이 모두 소나무다. 산림청이 미래 불 폭탄을 제조하고 있는 것이다. 미래를 생각하지 않는 산림청, 해체해야 한다는 여론이 일고 있는 이유다. ⓒ 최병성

 
옥계 산불 현장에 불탄 소나무를 일부 벌목하지 않고 남겨 둔 곳이다. 저절로 자란 활엽수가 사람 키보다 더 크게 자라고 있다. 벌목하고 심은 소나무는 시들시들하다. 
 

산림청이 강릉 옥계 산불 피해지를 벌목하고 소나무를 심었다. 일부 벌목하지 않은 곳은 저절로 활엽수가 자라고 있다. 화살표가 불탄 소나무를 베어내고 새로 심은 소나무다. ⓒ 최병성

 
1996년과 2000년에 산불이 발생한 강원도 고성 산불 복원 현장을 가보자. 산불 후 많은 돈을 들여 심은 소나무는 대부분 사라지고, 심지 않은 활엽수들이 무성하게 자랐다. 스스로 불에 강한 건강한 숲으로 복원됨을 보여주고 있다.
 

1996년과 2000년 산불이 발생한 고성. 소나무를 심었으나 활엽수가 저절로 자랐다. ⓒ 최병성

 
불탄 나무를 벌목하지 않으면 수천억 원의 복구비가 절감되고, 산림은 저절로 산불에 강한 활엽수림이 된다. 산림청이 벌목하고 소나무를 심지 않으면 대한민국은 저절로 산불에서 안전한 나라가 되는 것이다.

문제는 산불 피해지 복구라는 이름으로 이권을 노리는 벌목상과 펠릿업자, 육묘상, 조림업자, 산림조합 등 산림청을 정점으로 한 먹이 사슬 구조다. 이 잘못을 당장 멈춰야만 대한민국이 산불 재난에서 벗어날 수 있다. 

산림청의 숲가꾸기는 불 폭탄 만들기

전국에서 벌어지는 산림청의 숲가꾸기는 미국의 산불 예방 대책과 정반대다. <산불피해지 복구 및 산림의 내화성 증진 기술 연구>(2007)에 미국의 산불 예방 방법을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미국은 대형 산불 예방을 위한 내화수림대 조성을 위해 키가 작은 내화수종을 심어 산불의 화세를 꺾고 지표화로 유도하여 인명 피해를 최소화한다. 또 대형 산불을 예방하기 위해 불에 잘 타는 침엽수를 선택적으로 제거하는 산림 구조 조정을 통해 산불 피해를 줄이고 있다.

 

미국은 키 작은 나무들을 심고 소나무 등의 침엽수를 제거하여 산불을 예방하고 있다. 그런데 산림청은 미국과 정반대로 해 불 폭탄을 만들고 있다. ⓒ 국립산림과학원

 
대한민국 산림청은 어떻게 산불 예방을 하고 있을까? 국립산림과학원이 2020년 10월 작성한 <산불 제대로 알기>를 살펴봤다. 미국의 산불 예방 방법과 정반대였다. 대한민국 산림청은 산불을 예방하기 위해 키 작은 나무(관목)를 베어내어 연료를 줄여 수관화로 번지지 못하게 한다고 강조했다.

 

산림청은 산불의 기세를 막아주는 키 작은 나무를 베어버려 산불을 키우는 잘못된 정책을 산불 예방 숲가꾸기라고 진행해왔다. 산불 주범이 산림청인 이유다. ⓒ 산림청

 
미국은 키 작은 나무를 심어 산불의 화세를 꺾고 지표화(불길이 바닥으로만 퍼져가는 불)로 유도하고 있다. 그런데 대한민국 산림청은 미국과 정반대로 키 작은 내화수종들을 모조리 잘라 버렸다.

미국과 대한민국 산림청 중 누가 맞는 것일까? 산불 현장에 답이 있다.

임도가 있어 산불을 끌 수 있었다던 경남 합천 산불 현장을 살펴보자. 임도 주변은 모두 불에 타죽었다. 임도에서 거리가 먼 곳은 산불로부터 살아남았다. 임도가 산불 확산의 통로가 되어 대형 산불의 주범이 된 것이다. 

그럼에도 왜 산림청장이 직접 나서 임도를 고집하는 것일까? 합천 산불 현장이 그 이유를 설명해준다. 임도를 따라 싹쓸이 벌목과 숲가꾸기를 했다. 
 

합천 산불 현장이다. 남성현 산림청장은 임도가 있어 산불을 껐다고 주장했는데, 산불 현장은 임도 주변만 불에 탔다. 산림청이 만든 임도가 산불 확산의 주범이었던 것이다. ⓒ 정인철 국립공원을 지키는 시민의 모임

 

합천 산불이 대형화 된 이유는 소나무만 남기고 활엽수와 키 작은 나무들을 모조리 베어버렸기 때문이다. ⓒ 홍석환

 
산불을 저지하기 위해 키 작은 나무들을 심는 미국과 달리, 대한민국 산림청은 산불 예방 숲가꾸기라며 연료가 되는 키 작은 나무들을 모조리 잘라버렸다. 키 작은 나무가 사라지자 바람이 잘 통하며 지표화가 수관화가 되어 소나무 가지 끝까지 모조리 타 죽었다. 대형 산불의 주범은 바로 산림청의 숲 가꾸기였다.

밀양, 울진, 합천, 하동 등 산불 현장마다 수관화로 거세게 타오르던 산불이 키 작은 나무들이 있는 곳에서 딱 멈춘 것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과연 산림청의 방법이 맞다고 할 수 있을까.  
 

합천 산불 현장이다. 수관화로 거세게 타던 산불이 멈춘 곳은 키작은 나무들이 밀집한 곳이다. 산림청의 주장대로라면 연료가 많아 훨훨 타야하지만 바람이 통하지 않으니 불길이 멈추게 된다. 미국의 방법이 맞았던 것이다. ⓒ 홍석환

 
밀양에서도, 합천에서도 임도가 산불을 거세게 확산시키는 통로가 되었다. 그럼에도 산림청이 임도가 필요하다고 국민을 속이는 이유가 있다. 산불 재난을 이용해야 기획재정부로부터 임도 공사비라는 엄청난 예산을 받아낼 수 있다. 임도가 있어야 벌목을 할 수 있다. 벌목을 해야 새로 나무를 심는다며 막대한 조림 예산을 받을 수 있다.

임도 하나를 통해 다양한 사업들이 이어지고, 막대한 돈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문제는 임도 때문에 대형 산불로 확산되고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이 떠안게 된다는 점이다. 대형 산불 후 산림청은 또다시 산불 피해지를 복구한다며 막대한 재난 복구 공사비를 받아낸다. 

국민 속이는 산림청장 왜?

앞서 <주간조선> 인터뷰 <산림청장 "임도(林道) 있어야 산불 막는데 환경단체가...">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남성현 산림청장은 임도 건설의 필요성을 다음과 같이 말했다.
 
- 왜 임도가 필요한가.
"지난 3월 경남 합천 산불을 봐라. 소방헬기를 투입했는데 낮에 강풍과 연기 때문에 일몰 때까지 진화율이 10%밖에 안 됐다. 다행히 임도가 있어서 헬기가 못 뜨는 야간에도 밤새도록 산불진화차를 투입했다. 그 결과 다음날 새벽 5시 진화율을 92%까지 끌어올렸다. 임도가 있으면 임도 자체가 방화선이 된다."
(중략)
남 청장은 "하동 산불 때는 임도가 없어서 속수무책이었다"며 "소나기성 비가 내리지 않았다면 지리산 국립공원이 다 타버렸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국립공원을 지키기 위해서라도 임도가 있어야 한다"며 "하동 산불 때 국립공원공단 이사장한테 '생각을 바꾸시라'고 했는데 '검토하겠다'는 원론적인 답변만 들었다"고 했다.
 
남성현 산림청장의 주장이 사실인지 합천과 하동 산불 현장을 비교해보자. 하동은 임도가 없지만 활엽수가 많아 일부 소나무만 수관화가 되었을뿐 지표화로 타다가 꺼졌다. 그러나 합천은 임도가 있지만 수관화로 모조리 타죽었다. 임도가 산불 확산의 통로가 되었기 때문이다.

산림청 통계에 의해서도 합천은 이틀 반이 넘는 67시간 동안 산불이 지속되며 163ha를 태웠고, 하동은 하루 만인 27시간 만에 진화되며 97ha를 태우는 데 그쳤다. 사진에서 보듯 산불의 강도 자체가 다르다.  
 

임도가 없는 국립공원인 하동 산불(위)과 임도 때문에 주변이 모두 수관화로 타죽은 합천 산불 현장(아래)이다. 남성현 산림청장의 주장이 거짓말임을 한눈에 알 수 있다. ⓒ 정인철

 
더 놀라운 사실이 있다. 합천은 산림청의 임도와 숲가꾸기 덕분에 수관화로 타죽었지만, 하동은 임도가 없고 활엽수가 많아 산불을 겪었음에도 불구하고 초록 잎사귀가 무성하게 솟아나고 있다. 만약 산림청장의 주장처럼 하동에도 임도와 숲가꾸기가 진행되었다면 수관화로 타죽는 대형산불이 되었을 것이다.
 

초록잎이 솟아나고 있는 하동 산불 현장. 네모 표시된 곳의 나무 아래 부분에 까맣게 산불 피해 입은 모습이 보인다. 그러나 불에 강한 활엽수라는 말처럼 싱싱하게 잎을 피어냈다. 임도가 없는 덕에 일부 소나무만 수관화로 피해를 입었을 뿐이다. ⓒ 정인철

   

하동 산불 현장 모습이다. 임도가 없고, 활엽수가 많은 덕에 일부 소나무만 수관화로 피해를 입었을뿐이다. 불에 탔는데도 활엽수들이 파릇파릇 새잎을 만들어내고 있다. 활엽수 덕에 그 사이에 있는 소나무들이 살아남았다. 활엽수와 소나무가 혼합된 혼효림이 중요함을 보여주고 있다. ⓒ 정인철

 
산림청장이 국립공원 임도 건설을 주장하는 이유는 산불 진화 때문이라기 보다, 임도 건설로 인한 막대한 공사비와 임도 건설 후 벌목과 숲가꾸기와 조림이라는 또 다른 부스러기들이 따라오기 때문이라고 보는 게 더 타당하다. 

퇴임 후 밥그릇 미리 챙기기?

산림청은 사방사업법 제22조2항에 사방사업과 임도 사업을 위해 한국치산기술협회를 두도록 법을 만들었다.
 

산림청은 사방사업법 제22조2항에 사방사업과 임도 사업을 위해 한국치산기술협회를 두도록 법을 만들었다. 왜일까? ⓒ 사방사업법

  
한국치산기술협회 홈페이지를 살펴봤다. 전임 산림청장인 최병암씨가 한국치산기술협회 5대 회장이다. 연혁을 살펴봤다. 2대 서승진 회장, 3대 김남균 회장, 4대 박종호 회장이다. 3대 김남균 회장이 산림청 차장 출신이고, 나머지는 모두 산림청장 출신이다. 김남균 산림청 차장이 3대 회장으로 부임한 것은 하영제 청장(지난 3월30일 체포 동의안 가결)이 국회의원이 되었기 때문이다.  
 

최병암 전 산림청장이 치산기술협회 회장임을 보여주는 치산기술협회 홈페이지 ⓒ 치산기술협회

 
치산기술협회의 사업내역을 살펴봤다. 임도와 사방댐 등의 사업이 주를 이루고 있다. 산림청장이 나서 임도 확대를 그토록 외친 것은 퇴임 전 자기 밥그릇을 크게 만들어 놓기 위함이라는 의혹이 제기되는 이유다.

 

치산기술협회 정관에 기록된 사업 내역이다. 산림청이 이익 집단의 돈벌이를 산림 관련 법으로 보장해주고 있다. 산림청은 다양한 수익 사업을 협회에 물아주고, 산림청 퇴직 공무원들은 퇴직 후 안정된 수익을 얻게 된다. ⓒ 치산기술협회

 
놀랍게도 한국치산기술협회 정관 제9조 3항은 "산림청의 사방사업 관련업무 담당 고위공무원(국장급)은 재임기간 중 당연히 이사(이하 "당연직 이사")가 된다. [개정 2012.3.14.]"라고 되어 있다.

2019년 5월엔 산림기술용역업에 등록했다. 그동안의 연구 용역들을 살펴봤다. 용역 발주처가 산림청, 국립산림과학원, 한국임업진흥원 그리고 지방 산림청 등이다. 전임 산림청장이 협회장으로, 현직 국장이 당연직 이사로 있으니 산림청과 산하 기관의 용역을 도맡아 하며 막대한 돈을 벌고 있다. 이 협회에 산림청 퇴직 공무원들은 얼마나 근무하고 있을까? 어떻게 이런 구조가 가능했을까?  
 

산불이 발생하면 신나게 싹쓸이 벌목을 하고, 벌목 후 산사태 방지한다며 사방댐을 만든다. 대형 산불이 발생하면 거기에 기생하는 수많은 이익 집단들의 돈잔치가 열린다. 산림청이 대한민국 숲을 대형 불 폭탄으로 만들어 온 이유다. ⓒ 최병성

 
일본과 중국의 산불이 줄어드는 동안, 대한민국은 산림청의 잘못된 조림 정책으로 인해 산불 재난 국가가 되었다. 산불 재난을 반복하지 않으려면 산림청의 산림 정책을 전면 재검토 하고, 산불 진화 책임을 불을 모르는 산림청에 더는 맡겨서는 안된다. 

[관련기사]
잦은 대형 산불의 진짜 원인, 산림청이 알고도 감췄다(https://omn.kr/23h1a)
국민 속이고 위험에 빠뜨린 산림청, 여기 증거 있다 (https://omn.kr/2373g)
밀양 산불 키운 주범은 산림청... 현장에 남은 끔찍한 증거들 (https://omn.kr/1zgo8)
산불 현장서 벌어지는 기현상... 결국 누가 돈을 버나 (https://omn.kr/1ysj9)
전문가도 놀란 동해안 산불 현장... 국민 모두 속았다 (https://omn.kr/1ynir)
덧붙이는 글 산림청의 잘못된 정책들에 대한 기사가 계속 이어집니다. 산림청의 잘못을 알고 계신 분들의 제보를 받습니다. 여러분의 제보가 대한민국 숲을 건강하게 만들 것입니다. cbs5012@hanmail.net로 관련 내용이나 현장 사진 보내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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