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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김병균 목사, 오른쪽은 후배인 김종옥 목사
▲ 고 김병균 목사 고 김병균 목사, 오른쪽은 후배인 김종옥 목사
ⓒ 정병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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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십 년 넘게 민주화와 통일, 인권운동, 에큐메니칼(교회일치) 운동에 헌신한 김병균 목사가 30일 밤 지병으로 별세(향년 75세)했다. 빈소는 광주 만평장례식장 101호에 마련이 됐고 발인은 오는 3일(월) 오전 10시 예정이다.

고인은 작년 8월 24일, 목민상 수상 소감을 말할 때도 "요즘 법 기술자들이 그 법으로 장난치며 검찰 왕국을 만들려 한다. 한국교회 목사들은 뭐 하느냐?"며 자꾸 뒷걸음치는 현 시국과 교회 현실을 개탄하였다. 또한 "미군이 이대로 휴전선을 지키고 있으면 백 년이 가도 통일은 없다"며 "경제력 10위 국가인데 외세 몰아내고 자주국방 해야 하는 게 당연하고 통일을 위해 연구, 토론하고 싸워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고 김병균 목사는 1948년 1월 6일 강진읍에서 태어나 강원도 속초우체국에서 5급 행정직으로 근무했다. 그 뒤 고향 강진에 내려와 읍내에서 약국을 운영하던 황호신 장로(법무부 장관을 역임한 낭산 김준연 선생의 비서관 출신)의 영향으로 함석헌의 <씨알의 소리>, 장준하의 <사상계>, 안병무의 <현존> 같은 잡지를 읽으며 세상에 눈을 떴다. 그러다가 1972년 유신 선포 직전 "불순 사상을 가졌다"는 이유로 윤태선 선생(고 윤한봉 선생의 형)과 함께 끌려가 유치장에서 석 달가량 옥고를 치렀다.
  
2022년 3월 6일 여수은파교회 세습 반대 시위 중인 고 김병균 목사(왼쪽에서 두 번째),
▲ 시위 중인 김병균 목사 2022년 3월 6일 여수은파교회 세습 반대 시위 중인 고 김병균 목사(왼쪽에서 두 번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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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인은 1978년 목회자의 길을 걷고자 호남신학교에 입학했고 80년 5.18 광주민중항쟁에 참여했다. 그 뒤 5.18 민중항쟁을 널리 알리고자 힘썼으며 그 공로를 인정받아 2016년 제10회 오월 오머니상을 수상했다. 1995년에는 범민련(조국통일범민족연합) 실행위원으로 활동하며 통일운동을 하다가 '범민련남측본부 29인 사건'으로 6개월간 구속되었다. 1997년에는 류재을 열사(조선대, 시위 도중 심장마비 사망) 장례 관련 한총련 시위를 도왔다는 이유로 구속돼(집시법 위반) 세 번째 옥고를 치렀다.

김병균 목사는 일흔 넘은 연세에도 부지런히 공부하여 지난 2018년 갈릴리신학대학원(원장 홍정수 박사)에서 "민중신학, 마르크시즘, 주체사상과의 대화"란 제목의 논문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그는 최근까지 매주 서울을 오가며 촛불집회에 참여하였다. 그러다가 급성 폐렴에 걸려 입원 치료받았고, 퇴원한 뒤 곧바로 나주의 독립운동가 추모식에 참석해 밤늦게까지 같이 했다. 그 뒤 면역력 약화로 독감을 얻어 투병하다가 30일 밤 자정 무렵 별세했다. 그의 별세 소식에 그동안 교회개혁과 사회개혁 운동에 함께 한 많은 목회자와 시민이 애도하는 중이다. 
 
고 김병균 목사가 걸어온 길
<학력>
1948년 1월 6일 강진읍 동성리 출생
강진 중앙초등학교(48회)
광주서중(37회)
광주 사례지오고 중퇴, 검정고시
호남신학대학교 졸업(20회)
장로회 신학대학원, 
기정총회선교신학대학원, 나주대학 사회복지학과, 갈릴리 신학대학원 신학 박사.

<약력>
1978년~2018년 농촌복회 선교활동
예장 통합 전남노회 인권위원장, 예장농촌목회자협의회 회장
광주전남 목회자정의평화실천협의회장 
전국목회자정의평화실천협의회장(2004년) 
전 광주기독교교협회회장(광주NCC)
전 민주쟁취광주전남운동본부 공동대표
전 민주주의민족통일 광주전남 공동의장
전 나주시민사회단체협의회 상임대표
6.15 공동선언실천 남측위원회 나주본부 공동대표
현 평화와통일을여는사람들 공동대표

<시국사건 관련 사항>
1995년 범민련 남측본부, 국가보안법 관련 구속
1997년 류재을 열사 장레관련,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위반 구속
패트리어트 미사일 배치 반대 투쟁 관련 사건

덧붙이는 글 | <여수넷통뉴스>


태그:#김병균 목사, #통일운동, #민주화 운동, #교회개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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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솔샘교회(solsam.zio.to) 목사입니다. '정의와 평화가 입맞추는 세상' 함께 꿈꾸며 이루어 가기 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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