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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0년 5월 27일 계엄군에 의해 전남도청에서 사망한 '고등학생 시민군' 고 문재학(사진 오른쪽, 당시 16세, 광주상고 1)군과 어머니 김길자씨.
▲ "고등학생 시민군" 고 문재학군과 어머니 1980년 5월 27일 계엄군에 의해 전남도청에서 사망한 '고등학생 시민군' 고 문재학(사진 오른쪽, 당시 16세, 광주상고 1)군과 어머니 김길자씨.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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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두환 피가 흐르니깐 그래도 전두환 손자니깐 미운 마음이 드냐고요? 없어요. 하나도 없어요. 스물 몇살 된 손자가 뭘 알겠어. 사죄하러 와주니 좋지."  

5·18 막내(고교생) 시민군이자 소설 <소년이 온다>의 실제 주인공 문재학(사망 당시 16세)군.

문재학 군의 어머니 김길자(83)씨는 30일 '전두환 손자 우원(27)씨의 대면 사죄'를 하루 앞두고 심경을 묻는 <오마이뉴스>의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김씨는 "저는 지난 수십년간 인터뷰할 때 그랬다. '전두환이 와서 사과를 하면 받아줄 것이냐'고 물으면 '받아준다. 전두환이든, 이순자든, 또 아들이든 사죄하면 받아준다'라고 말했다"며 "전두환은 갔지만 그래도 손자가 이제라도 대신 사죄한다고 하니 받아줘야지"라고 밝은 목소리로 덧붙였다.

전두환 손자 전우원씨, 31일 5·18 피해자들과 직접 만나 
 

김씨는 "사죄하러 온 (전두환) 손자는 태어날 때 아무것도 몰랐을 텐데. 또 미국서 사느라 제대로 아는 것도 없었을 텐데"라며 "내 아들(문재학군)도 생각나고 여러 생각이 들지만, 할아버지 일을 대신 사죄한다고 멀리서 왔는데 내일 직접 얼굴을 보고 사과를 받아주고 싶다"고 말했다.
 
'막내 시민군' 문재학(사망 당시 16세)군과 작가 한강이 문재학군을 주인공 삼아 펴낸 소설 '소년이 온다'.
 '막내 시민군' 문재학(사망 당시 16세)군과 작가 한강이 문재학군을 주인공 삼아 펴낸 소설 '소년이 온다'.
ⓒ 한국방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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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우원씨는 31일 오전 10시 광주시 서구 5·18기념문화센터에서 유족 등 5·18 피해자들과 만남의 시간을 갖는다.

우원씨는 이 자리에서 방문 목적과 심경을 문재학군 어머니 김길자씨를 비롯한 5·18 피해자들과 언론 앞에 밝힐 예정이다.

이어 오전 11시부터는 5월 희생자들이 잠들어 있는 광주시 북구 운정동 국립5·18민주묘지를 참배한다. 5·18재단 이사장, 유족회 등 5월 3단체장들이 동행한다.

5·18재단과 5월 3단체는 민주묘지에 마련된 행방불명자묘역도 우원씨와 함께 참배한다.

우원씨는 마약 투약 혐의로 지난 28일 입국 직후 인천공항에서 경찰에 체포됐다가 29일 밤 풀려났다. 이어 곧바로 SBS 제작진 차량을 타고 내달려 30일 새벽 0시40분께 난생 처음 광주 땅을 밟았다.

그는 광주 도착 직후 호텔 앞에서 언론과 만난 자리에서 "광주는 태어나서 처음 왔다. 항상 두려움과 이기적인 마음에 도피해오던 곳"이라며 "많은 분이 천사 같은 마음으로 환영해주셔서 감사하다"고 말했다.

이어 "저를 포함한 제 가족들로 인해 지금까지 너무 많은 상처를 받고 원한도 많을 것 같다"며 "늦게 와서 진심으로 사죄드린다. 5·18 단체와 31일 공식적인 만남을 할 예정인데 그 전에 (5·18에 대해) 공부할 기회를 가지려고 생각 중"이라고 말했다.
 
전두환의 손자 우원 씨가 30일 오전 광주 서구 모 호텔 앞에 도착해 인사하고 있다. 전씨는 5·18 관계자들에게 사죄하겠다며 광주를 방문했다.
▲ 광주 도착한 전두환 손자 전우원씨 전두환의 손자 우원 씨가 30일 오전 광주 서구 모 호텔 앞에 도착해 인사하고 있다. 전씨는 5·18 관계자들에게 사죄하겠다며 광주를 방문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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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전두환, #5.18, #문재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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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전라본부 상근기자. 제보 및 기사에 대한 의견은 ssal1981@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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