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2019시즌 챔피언결정전서 마주했던 대한항공과 현대캐피탈이 4년 만에 다시 격돌한다.

두 팀은 30일 오후 7시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도드람 2022-2023 V리그 남자부 챔피언 결정전 1차전을 치른다. 여자부와 마찬가지로 남자부 챔피언결정전도 5판 3선승제로 치러진다.

19일 삼성화재와의 6라운드 마지막 맞대결을 끝으로 열흘 동안 경기가 없었던 대한항공으로선 주전급 선수들이 충분히 휴식을 취했다. 반면 28일 한국전력과의 플레이오프 3차전을 소화한 이후 하루만 쉰 현대캐피탈은 '기세'를 믿고 있다.
 
 올 시즌 대한항공과 현대캐피탈의 4라운드 맞대결 모습, 정지석이 공격을 시도하고 있다.

올 시즌 대한항공과 현대캐피탈의 4라운드 맞대결 모습, 정지석이 공격을 시도하고 있다. ⓒ 한국배구연맹(KOVO)


계양체육관에서 희비가 엇갈렸던 두 팀의 기억 

여러모로 정규리그 1위 팀 대한항공의 우세가 점쳐진다. 올 시즌 상대전적에서 5승 1패로 크게 앞섰을 뿐만 아니라 체력적으로도 유리한 상태다. 한선수, 곽승석 등 베테랑 선수들이 최상의 컨디션으로 경기에 나설 수 있다.

또한 홈에서 시리즈를 시작하는 것도 대한항공에게는 큰 이점이다. 지난 시즌에 이어 올 시즌에도 계양체육관에서 현대캐피탈을 상대로 진 적이 없었다. 2020-2021시즌 4라운드(2021년 1월 6일 세트스코어 3-2) 맞대결이 현대캐피탈의 마지막 인천 원정 승리였다.

올 시즌만 보더라도 현대캐피탈은 2라운드 0-3, 4라운드 2-3, 6라운드 0-3 패배로 3경기 동안 승점 1점을 얻는 데 만족해야 했다. 2년 넘게 계양체육관만 오면 작아졌던 선수들에게 심리적인 부담감으로 작용할 수 있는 부분이다.

에이스 링컨의 활약 여부, 그리고 탄탄한 선수층

역시나 대한항공의 통합 우승 도전에 있어서 키를 쥔 선수는 링컨 윌리엄스(등록명 링컨)다. 공격 성공률 1위(55.1%), 퀵오픈 성공률 1위(62.02%), 서브 2위(세트당 0.58개), 후위공격 성공률 4위(58.4%) 등 각종 지표서 상위권에 이름을 올리며 팀을 정규리그 우승으로 이끌었다.

링컨은 현대캐피탈을 만나서도 자신의 위용을 드러냈다. 특히 3라운드에는 32득점을 뽑아냈고, 5라운드와 6라운드에는 각각 24득점, 20득점을 기록했다. 단기전에서도 링컨이 이 정도만 해주면 대한항공이 쉽게 경기를 풀어갈 수 있다.

경기 초반 링컨이 풀리지 않더라도 임동혁이 뒤를 받쳐줄 수 있다. 아웃사이드 히터의 경우에도 정지석과 곽승석이 먼저 출발할 것이 유력하지만, 올 시즌 두각을 나타낸 정한용도 언제든지 활용 가능한 자원이다.

경기 당일 컨디션이나 상대의 전략 등에 따라서 토미 틸리카이넨 감독이 유동적으로 변화를 줄 것으로 보인다. 탄탄한 선수층의 힘을 발휘할 기회다. 또한 김민재, 김규민, 조재영 등 현대캐피탈에 맞설 '높이'에서도 뒤쳐지지 않는다.
 
 올 시즌 두 팀의 3라운드 맞대결 모습, 링컨 윌리엄스가 스파이크를 하고 있다.

올 시즌 두 팀의 3라운드 맞대결 모습, 링컨 윌리엄스가 스파이크를 하고 있다. ⓒ 한국배구연맹(KOVO)


즐기는 마음으로, 전광인 공백 메워야 하는 현대캐피탈

4년 전에도 현대캐피탈은 '도전자'의 입장이었다. 당시 승점 5점 차로 2위로 시즌을 끝낸 뒤 우리카드와의 플레이오프를 통과하고 챔피언결정전으로 올라가 대한항공에 3연승을 거두며 '업셋 우승'을 일궈냈다.

이번에도 상황은 같다. 다만 조건은 다르다. 플레이오프와 마찬가지로 이번 시리즈에서도 부상으로 이탈한 전광인이 코트에 나설 수 없다. 팀은 플레이오프에서 선보였던 '플랜B'를 중심으로 챔피언결정전을 임해야 한다. 이시우, 문성민, 홍동선 등 남은 선수들이 전광인의 공백을 함께 메워나가야 한다.

특히 대한항공은 한국전력 못지않게 서브가 강력한 팀으로, 링컨이나 정지석의 서브로 한순간에 분위기가 넘어갈 수 있다는 것을 현대캐피탈도 잘 안다. 플레이오프처럼 챔피언결정전에서도 리시브가 흔들리면 그만큼 시리즈가 일방적으로 흘러갈 가능성이 더 높아진다.

이미 세 경기 동안 모든 것을 쏟아부으며 체력을 소진했다. 하루를 쉬었다고 해도 100%의 기량을 뽐내는 게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4년 전과 같은 일이 일어나면 좋겠지만, 일단 즐기자는 마음을 가져야 한다. 첫 경기 결과에 많은 게 걸려 있다. 어느 팀이 기선제압에 성공할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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