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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오전 11시 30분께 창원대학교 사림관 학생식당 안. 점심식사를 하는 학생들로 식당이 붐비고 있다.
 28일 오전 11시 30분께 창원대학교 사림관 학생식당 안. 점심식사를 하는 학생들로 식당이 붐비고 있다.
ⓒ 안다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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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대학생 아침밥 결식률을 낮추고자 '천 원의 아침밥' 사업을 확대한다. 하지만 경남지역 대학에서는 경상국립대만 참여하고 있다. 일부 대학에서는 수요가 적고 예산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참여를 망설이는 모양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최근 학생 1인당 1000원을 지원하는 천 원의 아침밥 사업을 확대한다고 밝혔다. 2017년부터 시작한 이 사업은 지난해 참여 학생 대상 설문조사에서 98.2%에게 긍정적인 평가를 받기도 했다.

경상국립대는 3월 20일부터 종강일인 6월 20일까지 천 원의 아침밥을 제공하기로 했다. 평일 오전 8~9시 감자탕, 만둣국 등을 준비한다.

권선옥 경상국립대 학생처장은 "혼자 모든 것을 해결하는 자취생과 멀리서 등교하는 통학생 등 끼니 거르는 학생들을 위해 준비했다"고 말했다.

정책 확대에 미묘하게 다른 학생·대학가 반응

고물가로 어려운 학생들은 '천 원의 아침밥' 정책 도입을 기대하고 있다. 이성준(창원대 경영학과 4학년)씨는 "창원대는 학교 앞 식당이 다양하지 않아 학생 식당을 자주 이용한다"며 "학군단에 다니느라 아침 일찍 나올 때도 잦은데 1000원 학식이 생긴다면 경제적으로 부담이 확 줄 것"이라고 기대했다.

아침밥을 잘 챙겨 먹지 않는 정세인(창원대 전기공학과 2학년)씨는 1000원 학식이 생긴다면 이용할 뜻이 있다. 그는 "일찍 등교하는 날에는 이용할 것 같다"며 "평소 학교에서 밥을 먹을 일이 있다면 꼭 학생 식당을 이용할 정도로 맛이 괜찮다"고 귀띔했다.

대학가 자영업자에게 그리 반갑지 않다. 창원대 정문에서 3분 거리에 있는 국밥집 사장 손현(55)씨는 "1000원 학식이 생기면 당연히 매출에 타격이 올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학생들 주머니 사정을 생각했을 때 반대하기가 어렵다"고 덧붙였다.

학생 식당 메뉴 가격과 비슷한 컵밥집 자영업자도 난색을 보였다. 컵밥 체인점을 운영하는 이남화(59)씨는 "지금도 학생 식당에 밀려 매출에 타격이 크다"며 "지원금을 상품권 형식으로 학생에게 나눠줘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게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28일 오후 1시께 창원대학교 앞 창원시 의창구 봉림동 일대. 점심시간이지만 거리가 한적한 모습이다.
 28일 오후 1시께 창원대학교 앞 창원시 의창구 봉림동 일대. 점심시간이지만 거리가 한적한 모습이다.
ⓒ 안다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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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율 저조·예산 부족 고민거리

경상국립대를 제외한 나머지 대학은 수요가 적은데다 지원을 받아도 예산이 부족하다며 '천 원의 아침밥' 사업 참여를 꺼렸다.

인제대는 지난해 임시로 '천 원의 아침밥'을 제공했다. 총장과 주요 보직자가 배식하며 학생과 대화를 나누고자 했지만, 생각보다 저조한 수요와 부족한 예산 탓에 시범운영 이틀 만에 그만둬야 했다.

신라영 인제대 식당직영사업단 영양사는 "수요가 높을 것으로 예상한 시험 기간에 제공했으나 학생이 많이 오지 않았다"며 "추가 인력 고용 없이 하다 보니 근무시간 초과로 수당 관련 예산 문제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강연경 창원대 생활협동조합 팀장은 "2017년도 2학기 10월과 11월에 아침 한정으로 국밥을 1000원에 팔았는데 평균 20명 정도만 이용했다"며 "올해 상반기 수요조사를 준비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생협 적자가 있어 학교와 협의를 해야 한다"며 "수요가 너무 적어 지원을 못 받은 적도 있어서 이번에는 목표 달성 인원을 채우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덧붙이는 글 | 경남도민일보에도 실렸습니다.


태그:#천원학식, #1000원학식, #아침밥, #경상국립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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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사는 오마이뉴스와 기사제휴 협약에 따라 경남도민일보가 제공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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