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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가까이 양식장 바다 물에서 자란 멍게가 배에 매달려 작업장으로 옮겨지고 있다. (통영시 제공)
 2년 가까이 양식장 바다 물에서 자란 멍게가 배에 매달려 작업장으로 옮겨지고 있다. (통영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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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한의원연맹 회장이 윤석열 대통령 방일 당시 일본산 멍게 수입 재개를 요청했다는 일본 언론 보도가 논란인 가운데, 멍게 주산지인 경남은 심란한 분위기를 보이고 있다.

앞서 마이니치신문은 지난 22일 '누카가 후쿠시로 일한의원연맹 회장이 윤 대통령 방일 당시 일본산 멍게 수입 재개를 요청했다'고 보도했다.

해당 언론이 언급한 일본산 멍게는 후쿠시마현 주변에서 나는 경우를 뜻하는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 동일본 대지진 때 발생한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인 2013년부터 후쿠시마 주변 지역 어종 수입을 금지하고 있다. 모두 8개 지역으로 후쿠시마·아오모리·이와테·미야기·도치기·군마·이바라키·지바다. 후쿠시마 사고 이전에는 미야기현 연안에서 잡히는 멍게가 한국으로 수출된 바 있다.

다만 그 외 일본 지역산 멍게는 현재도 국내에 들어오고 있다. 지난해 일본 수산물 수입 액수 기준으로, 멍게는 가리비조개·돔·방어에 이어 4번째로 많았다. 해양수산부 자료를 보면, 지난해 활멍게 수입량은 3025t(656만 달러)이었는데, 일본이 99%를 차지했다.

이번 일본 요청은 '후쿠시마 주변 지역 멍게' 수입 재개를 말하는 것이다. 과거 이들 지역에서 생산된 멍게 70%가 한국에 수출됐다. 현재도 수입 금지 지역인 미야기·아오모리·이와테가 일본 멍게 생산량의 60~70%를 차지하고 있다.

일각에선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를 앞두고 이같은 보도가 나온 데 우려를 표하고 있다. 대통령실에서는 "멍게 수입 요청 언급 자체가 없었다"고 부인했지만, 논란은 계속되는 모양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지난 25일 서울광장에서 열린 '대일 굴욕외교 규탄 범국민대회'에서 "멍게니, 해삼이니 무슨 말을 했는지 모르겠으나 농·수산물 수입을 요구했으면 안 된다고 말했어야 하는 것 아닌가"라며 윤 대통령을 비판했다.

어민들 "멍게 안 좋은 이미지 생길까 걱정"
 
자료 : 경남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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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은 통영·거제를 중심으로 한 멍게 주산지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 수산업관측센터 자료를 보면, 2021년 국내 전체 생산량은 1만 3832t이었다. 경남은 1만 206t으로 전체의 74%를 차지했다. 그 외 강원이 2256t으로 16%, 경북이 1370t으로 10%를 차지했다. 경남 양식 시설(2022년 6월 기준)은 401곳으로 전체 450곳의 89%를 차지한다.

경남 한 해 생산액은 2017년 같은 경우 635억 원에 이르기도 했다. 경남 내에서는 통영이 단연 중심이다. 경남도 '2022 해양수산현황' 자료를 보면, 멍게 양식 면적은 ▲통영 383ha ▲거제 246ha ▲남해 34ha ▲고성 4ha다.

주산지인 통영·거제 지역민들은 이른바 '멍게 논란'을 각별히 주목하고 있다.

30년 넘게 멍게 양식을 해온 김점열 통영 일운어촌계장은 "일본산 수입 중단 이후 국내 양식업계가 호황을 누렸다"며 "후쿠시마산 수입이 재개되면 타격이 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특히 "가장 걱정되는 건 소비자들이 멍게 시장 전체에 안 좋은 이미지를 가질 수 있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거제에서 20년 가까이 멍게 양식을 한 어민도 "정부가 아니라고 하니 좀 더 지켜봐야 하겠지만, 이런 얘기가 나도는 자체가 이해 안 된다"고 했다.

멍게수하식수협 관계자는 "주 생산 시기가 국내산은 2~6월, 일본산은 그 이후 여름에 해당해 겹치지는 않지만, (만약 후쿠시마산이 들어오면) 가격 측면에서 영향을 미칠 수는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재도 일본산이 국내에 들어오는데 원산지 표시를 확실히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지난해 말 국무회의에서 '농수산물의 원산지 표시 등에 관한 법률 시행령'을 통과시켰다. 이에 음식점 내 원산지 의무 표시 대상 수산물은 15종에서 20종으로 확대됐다. 멍게(우렁쉥이)는 이번에 포함됐다. 시행 시기는 오는 7월 1일부터다. 

자치단체들은 당장 특별한 대응을 하고 있지는 않지만 "어민·소비자 피해가 없도록 예의 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상희 통영음식문화연구소장은 "멍게는 이동하는 어류와 달리 부착해 서식한다"며 "이에 (일본 원전) 나쁜 영향을 더 많이 받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다만 후쿠시마 인근 멍게가 수입돼도 소비자로부터 외면받을 것으로 봤다. 이 소장은 "소비자들은 현재 들어오고 있는 일본산도 찾지 않는다"며 "일본산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강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경남도민일보에도 실렸습니다.


태그:#멍게, #후쿠시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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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사는 오마이뉴스와 기사제휴 협약에 따라 경남도민일보가 제공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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