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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석열 대통령이 28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제1차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3.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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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막말로 저출산 문제가 해결이 안 되더라도 일단 이 땅에 태어난 아이들이 밝고 건강하게 자랄 수 있게 하는 것은 국가의 기본적인 책무라고 저는 봅니다."

윤석열 대통령은 28일 우리 사회의 심각한 '저출생' 문제와 관련해 "제일 중요한 것은 국가가 우리 아이들을 확실하게 책임진다는 믿음과 신뢰를 국민들께 줄 수 있어야 하는 것"이라면서 이같이 강조했다. 이날 오후 3시부터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제1차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회의' 모두발언을 통해서다. 

이어 윤 대통령은 "아이를 낳고 키우는 즐거움과 자아실현의 목표가 동시에 만족될 수 있도록 국가가 확실히 책임지고 보장한다는 그런 목표 하에 과감한 대책을 마련하고, 또 필요한 재정을 집중 투자해야 된다"고 회의 참석자들에게 주문했다.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위원장으로서 첫 번째 전체회의를 주재한 윤 대통령은 "저출산 문제는 중요한 국가적 어젠다이고, 정부와 민간이 합심해서 풀어가야 한다"는 말로 발언을 시작했다. 

먼저 윤 대통령은 "제가 해외 순방을 가보면 만나는 정상들이 전부 이 저출산 문제를 고민했다"면서 "많은 정상들이 한국은 어떻게 이 문제를 대처하고 있느냐, 우리나라도 별로 상황이 좋지 않다, 그쪽 나라는 어떠냐 하고 서로 대화의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는 그런 문제였다"고 소개했다. 

이어서 지난 저출생 정책의 실패를 지적하고, '과학적 근거'에 기반한 해결을 제시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 15년간 종합계획을 만들고 280조 원이라는 천문학적 예산을 투입했습니다만, 지난해 합계출산율은 역대 최저인 0.78명을 기록했다"며 "과학적 근거에 기반해서 저출산 정책을 냉정하게 다시 평가하고, 왜 실패했는지 원인을 제대로 파악해야 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저출산 문제는 복지, 교육, 일자리, 주거, 세제 등 사회문제, 여성의 경제활동 등 여러 가지 문화적 요소가 복잡하게 얽혀 있다"며 "정부 지원과 아울러서 문화적 요소, 가치적 요소들을 함께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그래서 여러 각도에서 다양한 접근이 필요한 문제라고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정책만 가지고 저출산 문제 해결 어려워... 문화 조성해야"

또한 윤 대통령은 "기존에 있는 제도 역시 실제 현장에서 제대로 적용되고 있는지도 점검해야 된다"면서 "중소기업이나 비정규직 근로자 등 노동 약자의 다수는 현재 법으로 보장된 출산, 육아, 돌봄, 휴가조차도 제대로 쓰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라고 짚었다. 

그러고는 "출산, 육아를 하기에 좋은 문화가 조성되지 않은 상태에서 어떤 정책만을 가지고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기는 어렵다"며 "현행 제도를 점검해서 실효성을 높이는 동시에 우리 문화 전반의 변화를 위한 민간의 동참도 함께 병행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부 부처를 향해서는 "정부는 돌봄과 교육, 유연근무와 육아휴직의 정착, 주거 안정, 양육비 부담의 완화, 난임부부 지원 확대와 같이 아이를 낳고 키울 수 있는 지원을 빈틈없이 촘촘하게 해 나가면서 우리 사회가 저출산으로 가게 된 문화적 요소, 또 우리 삶의 가치적 측면이 어떻게 변화되었는지도 잘 들여다봐야 할 것 같다"고 주문했다. 

아울러 윤 대통령은 "우리 사회가 보다 더 행복을 키워주는 문화, 또 열심히 하면 잘 살 수 있는 문화로 많이 바뀌어야 한다"면서 "지나치게 과도하고 불필요한 경쟁에 휘말리는 그런 문화가 고쳐지지 않는 한 저출산 문제도 근본적인 답을 내놓기는 쉽지 않다고 본다. 그런 측면에서 보면 과거의 우리 마을 문화, 이런 공동체 문화도 그런 방향으로 많이 바뀌어야 될 것 같다"고 방향을 제시했다. 

끝으로 윤 대통령은 "저출산 문제는 단기적인 또는 일회성의 대책으로는 절대 해결이 안 된다"면서 "세밀한 여론조사, 또 FGI(표적집단면접법)를 통해서 끊임없이 현장과 소통을 해야 하고,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회의를 상시적으로 열어서 긴밀한 당정의 공조를 통해서 국민들께서 체감할 수 있는 그런 제도와 정책을 만들어 나가야 될 것 같다"고 말했다. 

덧붙여 "정부도 이 문제에 대해서 이제 비상한 각오로 임할 생각"이라면서 민간 위원들을 향해 현장의 목소리를 가감 없이 적극 개진해줄 것을 요청하며 발언을 맺었다. 

한편, 이번 제1회 회의에는 정부위원 7명 이외에도 민간위원으로 김영미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 홍석철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상임위원, 김수완 강남대학교 교수, 김진현 서울대학교 교수, 박영란 강남대학교 교수, 석재은 한림대학교 교수, 신의진 연세대학교 교수, 유길상 한국기술교육대학교 명예교수, 정익중 이화여자대학교 교수, 정철영 서울대학교 교수, 조승연 연세대학교 주거복시스템연구단 선임연구원, 조영태 서울대학교 교수, 허재준 한국노동연구원장 등 13명이 참석했다. 

외부인사로는 이광배 KMI 한국의학연구소 기획조정실장, 유재은 스페셜 스페이스 대표, 최은화 서울대학교 어린이병원장 등 14명과 정당에서는 박대출 국민의힘 정책위의장, 김영선 국회인구특위 위원장, 장예찬 국민의힘 청년최고위원 등 총 70여 명이 자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