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규시즌 개막을 앞두고 워밍업을 진행했던 KBO리그 10개 구단이 마지막 리허설을 마쳤다.

28일 오후 5개 구장에서 진행된 경기를 끝으로 2023 신한은행 SOL KBO 시범경기 일정이 모두 마무리됐다. 우천취소로 인해 팀 당 14경기를 다 소화하지 못한 구단도 있으나 전반적으로 시범경기 동안 날씨가 큰 지장을 주지 않았다. 포근한 날씨 속에서 경기를 치를 수 있었다.
 
 노시환 등 주축 선수들의 활약에 힘입어 시범경기 1위를 차지한 한화

노시환 등 주축 선수들의 활약에 힘입어 시범경기 1위를 차지한 한화 ⓒ 한화 이글스

 
지난해 하위권이었던 한화와 삼성의 반전

이번 시범경기서 가장 눈에 띄었던 점은 지난해 하위권 팀들의 선전이었다. 시범경기를 1위로 끝낸 팀은 한화 이글스로, 2021년(6승 1패) 이후 2년 만이다. 올핸 13경기 9승 1무 3패 승률 0.750의 성적을 남겼고, 마지막 4경기서 모두 승리를 거두며 정규시즌을 기대케 했다.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 부임 이후 두 시즌 동안 최하위서 벗어나지 못했던 한화는 올해 시범경기서 훨씬 개선된 모습을 보여주었다. 투-타 구분할 것 없이 팀 전체가 확 달라진 것을 경기를 통해서 확인할 수 있었다.

마운드 쪽에서는 문동주와 김서현, 팀의 미래를 이끌어갈 두 명의 젊은 투수가 호투를 펼쳤다. 이들은 각각 2경기 평균자책점 2.57, 5경기 3홀드 평균자책점 1.80의 성적을 남겼다. 여기에 김범수, 강재민, 한승혁 등 나머지 국내 투수들도 좋은 흐름을 이어갔다.

타선에서 가장 돋보인 타자는 노시환이었다. 27~28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전에서 연이틀 홈런포를 가동하며 예열을 마쳤다. 시범경기 성적은 34타수 16안타 타율 0.471 5홈런 8타점 OPS 1.485다. 외야 경쟁에서 살아남아야 하는 이원석(28타수 10안타 타율 0.357 4타점), 노수광(20타수 7안타 타율 0.350 3타점)도 만족스러운 성과를 거두었다.

지난해 정규시즌 7위였던 삼성도 올해 시범경기 2위로 모두를 놀라게 했다. 14경기 10승 4패로, 한화와의 마지막 2연전을 모두 내주기 전까지는 말 그대로 '파죽지세'였다. 마무리캠프, 스프링캠프까지 고강도의 훈련을 버텼던 선수들이 노력의 결실을 맺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시범경기 첫 주 주전 중견수 김현준이 오른손 유구골 골절로 이탈하는 등 시범경기 내내 순탄했던 것은 아니다. 그러나 팀 타율 2위(0.268), 홈런 1위(13개), 장타율 1위(0.427) 등 주요 공격 지표서 상위권을 차지할 정도로 타자들이 합심하여 위기를 헤쳐나갔다. 또한 마운드 쪽에서도 이재익, 홍정우, '동명이인' 좌완 이승현과 우완 이승현 등이 좋은 투구 내용을 남겼다.
 
 김현준 대신 주전 중견수로 시즌을 시작해야 하는 삼성 이성규

김현준 대신 주전 중견수로 시즌을 시작해야 하는 삼성 이성규 ⓒ 삼성 라이온즈


눈도장 제대로 찍은 시범경기 깜짝 스타들

주전 자리를 차지하기 위한 선수들의 경쟁도 치열했다. 그 과정에서 시범경기를 빛낸 '깜짝 스타'도 나왔다.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이름은 새 팀에서 2023시즌을 맞이한 외야수 안권수(롯데 자이언츠)다. 시범경기 12경기 28타수 16안타 타율 0.571 6타점 OPS 1.237을 기록, 래리 서튼 감독의 눈도장을 받았다.

김현준의 공백을 완벽하게 메운 이성규(삼성)의 활약도 빛났다. 시범경기 전 경기(14경기)에 출전해 36타수 12안타 타율 0.333 5홈런 11타점 OPS 1.146의 성적으로 노시환과 함께 홈런 공동 선두에 올랐다. 정규시즌에 돌입한 이후에도 팀의 주전 중견수로 활약할 전망이다.

'베테랑' 추신수(SSG 랜더스)의 방망이도 매섭게 돌아갔다. 10경기 동안 26타수 10안타 타율 0.385 1홈런 OPS 1.092를 기록, 이전 두 시즌보다 시범경기 성적이 훨씬 괜찮았다. 2021년과 지난해 모두 시범경기에 이어 시즌 초반까지 어려움을 겪었던 만큼 기분 좋게 시즌을 시작할 수 있게 됐다.

마운드 쪽에서는 올해 KBO리그에 입성한 새 외국인 투수들의 호투가 두드러졌다. 리그 전체 투수 중에서 시범경기서 가장 많은 이닝(15이닝)을 소화한 숀 앤더슨(KIA 타이거즈), 위력적인 구위를 뽐낸 에릭 페디(NC 다이노스)와 버치 스미스(한화) 등이 자신의 이름을 알렸다.

어디까지나 정규시즌 성적에 반영되지 않는 '시범경기'에 불과하지만, 팀과 선수 모두에게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 개막에 앞서 선수들을 만나본 팬들의 기대감도 한껏 올라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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