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연합뉴스) 김호준 박상현 박성진 특파원 = 내년도부터 일본 초등학생들이 사용하는 모든 사회와 지도 교과서에는 독도가 일본 '고유 영토'이며 '한국이 불법 점거하고 있다'는 억지 주장이 들어간다.
연합뉴스가 28일 일본 문부과학성의 교과서 검정을 통과한 교과서를 확인한 결과 독도와 관련된 기술이 있는 초등 4∼6학년 사회 9종과 지도 2종 등 총 11종 교과서에서 모두 독도를 일본 영토 '다케시마(竹島)'로 표현했다.
그간 일부 초등학교 교과서에서는 독도를 '일본 영토' 또는 '일본 고유영토'로 혼재해 사용됐으나 이번에는 '일본 고유영토'로 기술이 통일된 것이 특징이다.
일본 정부는 독도가 역사적으로 '한 번도 다른 나라의 영토가 된 적이 없다'는 의미에서 교과서에서 '고유'라는 표현을 강조하도록 하고 있다.
일본문교출판은 6학년 사회 교과서에서 독도에 대해 2019년 검정본에서는 '일본의 영토'라고 적었으나 2023년 검정본에서는 '일본의 고유영토'라고 표현 수위를 끌어올렸다.
정부 검정 과정에서 '아동이 일본 영토에 대해 오해할 우려가 있는 표현'이라는 지적을 받고 다른 초등학교 교과서들이 이미 사용하고 있는 '일본의 고유영토'로 따라간 것이다.
일본 정부가 지난 2017년 초·중학교 학습지도요령과 학습지도요령 해설서를 개정하면서 내린 지침이 적용된 것이다.
학습지도요령은 "다케시마가 우리나라(일본) 고유의 영토라는 사실을 다룰 것"이라고 지시했고, 학습지도요령 해설서는 "다케시마가 불법으로 점거돼 있으며 우리나라가 대한민국에 반복해서 항의하고 있다는 것, 우리나라의 입장이 역사적으로도 국제법적으로도 정당하다는 것을 지도한다"고 지침을 내렸다.
교과서들은 독도와 함께 러시아가 실효 지배하고 있는 일본 홋카이도 북쪽의 이투루프, 쿠나시르, 시코탄, 하보마이 등 남쿠릴열도 4개섬(일본명 북방영토)과 일본이 실효 지배하는 중일 간 영유권 분쟁 지역 센카쿠(중국명 댜오위다오) 열도에 대해서도 일본의 고유 영토로 명기했다.
도쿄서적은 초등학교 3∼6학년용 지도 교과서에서 독도에 대해 2019년 검정본에서는 "다케시마는 일본 고유 영토이지만 한국에 점거돼 일본이 항의하고 있다"라고 표현했으나 올해는 점거를 '불법 점거'로 바꾸면서 불법성을 강조했다.
도쿄서적은 또 5학년 사회 교과서에서는 독도에 대해 "한국이 불법으로 점령하고 있기 때문에 일본은 항의를 계속하고 있다"는 기존 기술을 "70년 정도 전부터 한국이 불법으로 점령하고 있기 때문에 일본은 항의를 계속하고 있다"고 바꿨다.
이는 독도가 70년이라는 짧은 기간 일시적으로 한국에 불법적으로 점령당한 일본 영토로 되찾아야 한다는 인상을 주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일본의 독도 영유권 주장은 시각 자료에서도 부각됐다.
일본문교출판은 6학년 사회 교과서의 일본의 영토와 영해, 영공과 배타적경제수역(EEZ)을 표시한 지도에서 독도를 다케시마로 표기하며 일본의 EEZ와 영해에 포함했다.
이전 검정본에서도 다케시마라는 표기는 같고 그 주변을 일본 영해로 표시했지만, 이번에는 더 나아가 좀 더 범위가 넓은 EEZ에 넣음으로써 시각적으로도 일본의 영토라는 주장을 명확하게 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또 교과서들은 새 검정본에서 기존처럼 울릉도와 독도 사이에는 사선으로 경계선을 그어 일본 영토임을 강조했다.
이런 일본의 교과서는 아직 가치관이 형성되기 전인 일본 초등학생들에게 한국이 독도를 일시적으로 불법 점거하고 있다는 잘못된 인식을 주입함으로써 향후 한일 관계에도 나쁜 영향을 줄 것으로 우려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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