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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민의힘 소속 박대출 의원이 페이스북에 올린 글과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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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페이스북 화면 캡처 | 관련사진보기 |
윤석열 대통령이 추진하는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일본 소부장(소재, 부품, 장비) 기업 유치를 반대하는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경기도지사 시절 일본 전범 기업과 MOU를 맺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박대출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23일 페이스북에 "민주당의 정치공세가 금도를 벗어나고 있다"며 "이재명의 경기도'가 전범기업과 MOU를 맺은 것을 상기시킨다"는 글을 올렸다. 그러면서 박 의원은 2018년 11월 16일 자 경기도의 일본 '아지노모토' 관련 보도자료와 일본 전범 기업 리스트를 첨부했다.
'아지노모토'는 MSG 조미료 제품으로 유명한 곳이며 상품명이 회사명이 된 기업이다. 일제강점기 강제징용으로 대표적인 전범 기업 중의 하나다.
<조선일보>와 <TV조선> 등은 박 의원의 주장을 인용해 '日기업 유치 비판하더니…이재명, 경기지사 시절 전범기업과 MOU'라는 제목으로 보도했다.
남경필 경기지사 시절 '합작회사 설립' 계약 체결
박대출 의원과 보수 언론이 주장하는 경기도의 일본 전범기업 MOU 체결을 제대로 이해하려면 그 과정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일본 '아지노모토'와 'MOU'를 가장 먼저 체결한 곳은 경기도가 아닌 '농심'이다. 2017년 12월 21일 일본 도쿄 '아지노모토' 본사에서 박준 농심 대표이사와 니시이 다카아키 아지노모토 사장은 '보노 스프'를 생산하는 합작회사를 설립하는 계약을 맺는다(
관련 보도 자료).
합작회사인 '아지노모도농심푸즈 주식회사'는 농심과 아지노모도가 49대 51의 비율로 출자해 2018년 평택에 분말 스프 생산 공장을 착공하기로 한다.
2018년 11월 경기도 대표단이 일본을 방문해 MOU를 체결한 것은 사실이지만, 이 MOU는 투자가 아닌 공장 설립 등의 행정적 지원을 의미한다.
박대출 의원이 공개한 보도자료에도 "아지노모토와 농심은 총 2300만 달러 규모의 투자로 평택 포승에 생산공장을 설립하고, 경기도와 평택시에서는 공장 준공과 향후 운영에 따른 행정지원을 제공하는 데 힘쓸 방침"이라고 밝혔다.
농심과 아지노모토가 합작회사를 설립하겠다는 계약을 체결한 시기는 민주당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아닌 당시 자유한국당(현 국민의힘) 소속 남경필 도지사 시기다.
일각에서는 김진흥 행정2부지사가 일본까지 가서 MOU를 체결했다는 근거로 이 지사가 MOU를 체결했다는 주장이 나온다. 김진흥 행정2부지사는 남경필 경기지사 시절 임명된 인사다. 물론 이재명 대표의 성남시장 시절 부시장을 맡은 이력도 있지만, 전형적인 행정 공무원이라 교체되지 않았다고 봐야 한다.
'스프 공장'과 '반도체'는 차원이 다르다
문제는 2019년 강제징용 판결로 '일본 불매 운동'(NO JAPAN)이 시작되면서 불거졌다. 2018년 230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던 '아지노모도농심푸즈 주식회사'의 '보노 스프'는 2019년 4억 원, 2020년 27억 원으로 급감했다.
'아지노모도농심푸즈'는 설립 초기부터 일본 전범기업과의 합작회사라며 많은 비난을 받아왔다. 하지만 2018년 당시 한일 관계 등을 볼 때는 경기도가 이미 체결한 농심과 아지노모토의 합작회사와 평택 공장 설립을 반대할 근거와 이유가 없었다.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반대했다면 오히려 한일 관계를 악화시키고 망친다는 비난을 받았을 가능성이 크다.
2018년 '아지노모도농심푸즈 주식회사'의 평택공장 설립과 2023년 일본 소부장 기업의 용인클러스트 유치를 동일한 수준으로 볼 수 있을까. 즉석 분말 스프 공장 설립 허가와 한국의 최첨단 기술이자 미래 산업인 반도체는 규모와 향후 산업 경제 전반에 끼치는 영향이 다르기 때문이다.
덧붙이는 글 | 독립 미디어 '아이엠피터뉴스'에도 게재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