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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의 모토는 '모든 시민은 기자다'입니다. 시민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사는 이야기'도 뉴스로 싣고 있습니다. 당신의 살아가는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1970, 1980, 1990년대생까지 한자리에 모이는 저녁자리를 갖게 되었다. 언제나 세대 간의 간극은 존재했다. 지금 시대만 그런 것은 아니다. 갇혀 있으면 사람들과 소통을 할 수가 없다. 세대간 살아온 환경이 다르고 경험이 다르기 때문에 서로를 이해하기가 쉽지 않다.

회사에는 1960년대생부터 2000년대생 출신까지 같은 사무실에서 근무를 한다. 회사라는 조직 내 다양한 세대의 목소리가 존재할 수밖에 없다. 서로의 세대가 서로를 존중해주지 않으면 소통은 이루어질 수 없다.

다양한 세대가 한자리에 모여 저녁을 먹게 된 자리는 오랜만이다.

음식이 나오면 1990년대생 직원들은 SNS 기록을 위해 사진을 찍느라 바쁘다. 우리들은 자연스럽게 인스타와 유튜브 이야기를 하게 되었다. 유튜버들 구독자수와 인스타의 허세가 안주거리였다.

직원들의 이야기를 듣다 보면 MZ세대라서가 아니라 자라온 환경과 개인의 가치관이 다르기 때문에 관점이 다를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궁금한게 있어. 정말 요즘은 인스타가 대세인데 사진을 찍어 인스타에 올리는 건 사생활이 너무 많이 노출되어 걱정되지는 않니?"

후배가 이야기한다.

"진짜로 관종들도 많아요. 리스하면서 외제차 자랑하고 허세를 위해 비싼 레스토랑에서 줄서서 먹는 걸 올리거나 비싼 명품을 구매하며 과소비를 자랑하는 친구들도 있어요. 하지만 소소한 재미로 자신의 일상을 기록하고 사람들과 교류하며 반응을 즐기기도 해요."

"요즘은 자신의 일상을 무심하게 찍어 유튜브에 올려 대박이 나는 경우도 있어요. 자신이 요리해서 먹는 것을 과한 먹방처럼 하지 않고 담백하게 보여줘서 구독자가 700만 명을 넘는 사람들도 있어요. 주변의 모든 것들이 유튜브 채널 꼭지가 될 수 있거든요."

"오늘은 가볍고 좋은 자리니 선배님들에게 말해도 될 듯 해서 편하게 말할게요. 회사 다니는 게 언제까지일지는 누구도 모르잖아요. 선배님도 마찬가지고 저희 젊은 친구들도 마찬가지거든요. 요즘은 한 직업으로만 살 수 있는 것도 아니고요. 회사를 다니면서 회사 근무시간에 충실히 하고 남은 시간에는 부캐를 갖는 것은 자연스러운 듯해요. 당연히 부캐를 위해서는 워라밸을 챙길 수밖에 없어요."

친구들의 대답에 대화를 이어간다.

"솔직히 그렇지. 회사도 나이 들고 오래 근무하는 사람들을 부담스러워 해. 젊은 친구든 나이든 선배든 회사에서 불안정한 건 마찬가지인 듯해. 한동안은 평생직장을 원한다며 공무원 붐이 불더니 이제는 의사가 되고 싶다고 의대만 몰리는 현상이 직장인들의 고용 불안에 대한 반증일 거야. 성장시대에나 회사에 충성하라고 했지 지금은 회사에 충성하라고는 말하기 어려워졌지. 변하는 세상에 회사도 개인도 적응해 나가야 하는 듯해."

직장 상사가 앞에 있어도 사진 찍는 것에 부담을 갖지 않고 솔직하게 이야기하는 모습이 자연스럽다. 자연스러움은 편안함이다. 1990년대생 친구들이 사진을 찍어 일상의 소소한 재미를 SNS를 통해 소통하는 것은 일상이 되었다. 반면 자리에 앉아 있는 1980년대생 후배들은 결혼과 직장에 대한 고민들이 묻어난다.

1980년대생 후배가 이야기를 이어간다.

"나이가 들수록 결혼할 사람을 만나기가 어렵더라고요. 좋은 사람들은 이미 다 결혼했고 바쁘게 직장생활하다 보니 나이가 들었더라고요."

"이것도 꼰대가 하는 소리인지 모르겠으나 결혼은 선택이잖아. 해도 되고 안 해도 되고. 하지만 좋은 사람 있으면 결혼해. 카리스마 있는 나쁜 남자 스타일을 좋아하다가는 결혼해서 진짜 나쁜 결혼 생활이 될 수 있어. 편안한 사람과 결혼해. 나쁜 남자 스타일에 끌려서 실수하지 말고."

1990년생 후배가 이야기를 이어간다.

"솔직히 착하다, 라는 용어가 재미없게 들려요. 나쁜 남자 스타일이 재미도 있고 끌리는 매력이 있지요. 요즘은 브랜드에서도 반전이 인기예요. 예를 들면, 크레이지 뭐뭐뭐, 더티 뭐뭐뭐. 오히려 좋지 않은 형용사 같은데 그게 앞에 붙으면 힙한 느낌의 반전이 있어요. 저희처럼 어린 친구들은 지루하고 고리타분한 '라떼' 같은 이야기보다 세련되고 반전이 있는 재미, 뭐 그런게 좋아요. 의외의 반전이 있으면 한 번 더 보게되고 그런 장소가 있다면 찾아가서 사진 인증도 해요."

난 막걸리를 먹고 1980년생은 소주를 먹는다. 1990년생은 사이다를 먹는다. 과거의 회식자리는 건배사, 폭탄주 등 상사 취향에 좌우되는 획일화된 시간이었다. 술 종류도 획일화된 분위기였다. 지금은 자신이 좋아하는 술을 앞에 두고 자작도 하고 술 대신 탄산음료로 대체하기도 한다. 자연스러운 분위기는 서로가 편안하다. 상사 앞이라고 눈치보고 부자연스러운 행동은 없다.

세대가 다양할 수록 배울 것은 풍부해진다.

소통은 그런 것이다. 세대의 문제가 아니라 서로가 진정성 있게 접근하고 편안하게 의견을 나누는 것이다. 업무를 지시하는 상사도 업무를 받아 같이 일을 하는 동료도 서로가 통하려고 노력하며 자연스러운 문화를 만들어 가려는 모습이 필요한 것이다. 세대 간 진정성이 흐르는 조직은 소통이 된다. 당신은 동료들에게 진정성 있는 소통을 하고 있는가? 서로의 진정성은 소통의 근본이다.

"진실이 있는 말은 결코 아름답게 장식하지 않고, 화려하게 장식한 말은 진실이 없는 법이다." (노자)

태그:#세대간소통, #직장내소통, #진정성리더십, #MZ세대소통법, #소통리더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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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과 직장에서 고민하는 문제를 글로 표현합니다. pain killer 역할을 위해 사람들과 대화하고 글을 씁니다. 현재 기업 리더로서 다양한 업무를 수행 중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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