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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3월 19일에도 삽교호 소들섬에서 흰꼬리수리가 목격됐다. 당시 이를 발견한 주민 이 아무개씨가 찍은 사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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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당진시 삽교호 소들섬에서 멸종위기종인 흰꼬리수리가 발견됐지만 별다른 후속 조치가 이루어지지 않아 논란이다.

앞서 지난 5일 주용기 전북대 연구원과 김상섭 한국조류보호협회 아산지회장은 소들섬 인근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멸종위기종인 흰꼬리수리, 천연기념물인 황새, 고니 등을 발견해 사진으로 담았다.

이에 당진시소들섬송전철탑반대대책위원회는 최근 기자회견을 열고 "소들섬 법정보호종 서식지가 확인됐다"며 송전철탑 지중화를 촉구하고 나섰다. 시민들은 당진시 측에도 삽교호에서 법정보호종이 확인된 사실을 알렸고, 당진시는 한국전력 측에 흰꼬리수리 발견 사실을 두 차례 통보했다.

당진시 "한전에 공문"- 한전 "조사 할 이유 없다"

하지만 한전 측은 '조사할 이유가 없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당진시는 "공사와 관계없이 현장을 조사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인 반면, 한전 측은 "현재 공사가 진행되지 않고 있어 조사를 할 필요가 없다"고 밝혔다. 한전은 철새 도래시기인 지난해 11월부터 오는 3월 말까지 소들섬에서 공사를 진행하지 않고 있다.

당진시 관계자는 "한전 측에 공사 전 흰꼬리수리가 서식하고 있는지 확인을 해야 할 필요가 있다"며 "지난 3월 15일과 17일 두 차례에 걸쳐 공문을 보냈다"고 말했다. 

관계자는 "15일자로 보낸 공문은 한전이 제출한 삽교호 야생생물보호구역 내 관리방안을 준수하라는 것이다. 17일에 보낸 공문 내용은 흰꼬리수리 서식지를 확인하라는 내용이다. 하지만 한전 측은 현재 공사 중지 상태인데 왜 공문을 보냈냐는 반응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앞서 한전 측은 지난해 9월 당진시에 공사구간 내 법정보호종 주요 서식지 확인시 보호대책안을 냈다. 한전은 대책안을 통해 '공사 구간 내 법정 보호종 주요 서식지 확인시 즉각 공사 중지, 주요 서식지 확인 사항 및 피해 발생 우려 내용 파악, 환경 피해 방지를 위한 조치 계획 수립 후 금강유역 환경청 제출'이라고 적었다. 하지만 소들섬에서 법정보호종이 발견되자 "조사할 이유가 있나"라고 되물었다.

기자는 27일 한국전력 관계자에게 문자 메시지를 보내 '삽교호 소들섬에서 멸종위기종인 흰꼬리수리가 발견됐다. 조치계획 혹은 진행 중인 사항이 있나'라고 물었다.

이에 한전 관계자는 "흰꼬리수리가 보이지 않는다. 지금 조사해야 하는 이유가 있나. 조사해야 하는 이유를 알려 달라. 명확한 답변은 보호 대책 문건에 정확히 나와 있다"고 답변했다. 

"당진시가 해결해야, 한전에 미룰 일 아냐"

주용기 전북대 연구원은 "삽교호 소들섬은 흰꼬리수리뿐 아니라 각종 천연기념물과 철새들의 서식지이다. 그만큼 중요한 지역이다"라며 "당진시가 직접 나서야 한다"고 비판했다. 

주 연구원은 "서식지는 번식지, 먹이터, 중간 기착지, 휴식지(잠자리)를 모두 포함하는 개념"이라며 "흰꼬리수리는 겨울에 한국에 와 머문다. 흰꼬리수리가 겨울철에 한반도에 와서 머무는 장소 또한 당연히 서식지로 봐야 한다. 삽교호 소들섬이 번식지는 아닐 수 있다. 하지만 서식지인 것은 확인됐다"고 지적했다.

이어 "지난 3월 5일 삽교호에서 9마리의 흰꼬리수리를 발견했다. 지금은 한 두 마리 정도가 남아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날씨에 따라 다르긴 하지만 오는 4월 초쯤이면 북쪽으로 이동한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그는 "흰꼬리수리뿐 아니라 황새와 고니 등 천연기념물이 삽교호에 서식지하는 것이 확인됐고 당진시에 증거 사진까지 제출했다"며 "당진시에서 현장을 확인하고 조치를 취해야 한다. 한전에 책임을 미룰 일이 아니다"라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