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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가 정보공개청구를 통해 광주시 선관위에서 확인한 2020년부터 2022년까지 3년간 지역 국회의원 8명에게 낸 고액후원금 명단과 해당 국회의원들의 정치자금 사용 내역을 분석한 기사를 세 차례에 걸쳐 싣습니다. 나머지 국회의원들에 대한 분석 기사는 올해 상반기 중에 보도할 계획입니다. 독자여러분들의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편집자말]
 양향자(광주 서구을, 무소속) 국회의원
  양향자(광주 서구을, 무소속) 국회의원
ⓒ 공동취재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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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구민에게 명절 선물을 돌린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던 양향자(광주 서구을, 무소속) 국회의원이 1억원이 넘는 거액의 변호사 선임비용을 정치자금에서 지출한 것으로 드러났다.

27일 <오마이뉴스>가 광주시서구선거관리위원회로부터 입수한 양향자 의원의 최근 3년치 '정치자금 수입·지출부'를 보면, 양 의원은 2022년 3월부터 11월까지 모두 6차례에 걸쳐 1억 6500만원을 변호사 선임비용으로 지출했다.

광주와 서울에 사무소를 두고 있는 법무법인에 각각 1억3200만원과 3300만원을 정치자금 계정에서 입금했다.

경찰 수사 단계에서 무혐의 처분된 다른 사건의 변호사 선임비용 550만원을 제외한 나머지 1억 5950만원은 양 의원의 공직선거법 사건 재판 1심과 항소심 변호 비용으로 확인됐다.

양 의원과 그의 친인척이자 전직 지역사무소 특별보좌관 박아무개(54)씨는 2021년 1월 28일부터 2월 9일까지 선거구민 등 43명에게 총190만 원 상당의 과일 선물세트를 선물한 혐의로 기소됐다.

공직선거법은 '국회의원과 그 배우자는 당해 선거구 안에 있는 주민·기관·단체·시설이나, 선거구 밖에 있더라도 선거구민과 연고가 있는 사람에게 기부행위를 할 수 없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광주고법 형사1부(이승철 고법판사)는 2022년 11월 10일 전직 보좌관 박씨에게는 벌금 300만 원을 선고하고 추징금 13만 5000원을 부과했으나, 양 의원에게는 무죄를 선고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양 의원 혐의와 관련해 "(선물 명단 확인 등 공모한) 의심이 들기는 하나 명확한 증거가 없다"며 무죄로 판단했다. 검찰이 상고를 포기하면서 판결은 확정됐다.

선관위에 따르면 이 사건 변호사 비용은 양 의원의 정치자금 계정 가운데 하나인 '후보자 등 자산' 계정에서 법무법인에 입금됐다. 양 의원이 개인 돈을 차입금 형태로 정치자금 계정에 입금한 직후다. 

이와 관련 광주시서구선관위 관계자는 "정치자금 계정 가운데 후보자 자산 계정에 양향자 의원 개인 돈을 차입금 형태로 넣은 뒤 변호사 비용을 지출하고, 향후 후원금 계정 잔고가 늘어나면 본래대로 양 의원이 돈을 되찾아가겠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현행 정치자금법은 정치자금 사용과 관련해 '국민의 의혹을 사는 일이 없도록 공명정대하게 운용해야 한다', '정치활동을 위해 소요되는 경비로만 지출해야 하며, 사적 경비로 지출하거나 부정한 용도로 지출해서는 아니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의원들은 통상 정치자금을 의정활동 보고서 발간, 차량 유지, 각종 간담회, 지역 사무실 임차료 및 사무용품 구매, 각종 현안 토론회, 문자메시지 발송, 도서 및 일간지 구독, 국정 감사 등 정책 준비, 근조기 배송, 명함제작 비용 등으로 지출한다.

이에 <오마이뉴스>는 중앙선관위에 '양향자 의원 정치자금 지출 사례'를 제시하며 현행법 위반 가능성을 유권 해석 의뢰했다.

중앙선관위 측은 "무죄로 결론 난 국회의원 자신의 공직선거법 사건에 정치자금을 사용한 것은 부정사용으로 보기 어렵다"라며 "(국민 정서와 괴리될 순 있겠지만) 이는 중앙선관위의 일관된 해석"이라고 밝혔다.

광주지역 한 변호사는 "시민들이 정치인에게 후원할 때는 '좋은 정치를 해달라. 좋은 세상 만들어 달라'는 바람을 담았을 것"이라며 "그런데 수십억 원의 자산을 가진 국회의원이 직위를 잃지 않으려고 억대의 변호사비용을 정치자금으로 사용한 것은 불법 여부를 떠나 도덕적으로 용납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양 의원 측은 "정치자금 지출 전 선관위 확인을 받고 진행했고, 규정에 맞게 처리했다"라며 "변호사비용으로 지출된 정치자금은 의원님 개인 계좌로 아직 한 푼도 상환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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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양향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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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전라본부 상근기자. 제보 및 기사에 대한 의견은 ssal1981@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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