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배구 한국 전력 선수들이 득점을 기뻐하고 있다

프로배구 한국 전력 선수들이 득점을 기뻐하고 있다 ⓒ KOVO

 
남자 프로배구 한국전력이 '수원의 봄'을 뜨겁게 달궜다.

한국전력은 26일 경기도 수원실내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2-2023 V리그 남자부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3전 2승제) 2차전에서 세트 스코어 3-2(25-18 21-25 25-18 25-27 18-16)로 이겼다.

전날 1차전을 풀세트 접전 끝에 패하며 벼랑 끝에 몰렸던 한국전력은 2차전을 잡으면서 기사회생했다. 이로써 창단 후 처음으로 플레이오프에서 승리한 한국전력은 만약 3차전도 이기면 창단 첫 챔피언 결정전 진출이라는 더 큰 역사를 만들게 된다. 

반면에 현대캐피탈은 원정에서 뼈아픈 패배를 당하면서 3차전이 열리는 '안방' 천안으로 다시 내려가 반격을 준비한다.  

물러설 곳 없는 한국전력, 선수와 팬 '일심동체' 

1차전 패배의 설욕을 벼르고 나온 한국전력은 관중석을 붉게 물들인 홈 팬들의 열광적인 응원까지 등에 업고 시작부터 현대캐피탈을 압도했다. 미들 블로커 조근호의 속공과 블로킹으로 주도권을 잡은 뒤 타이스 덜 호스트(등록명 타이스)와 임성진의 공격이 터지면서 한때 17-8, 무려 9점 차로 앞서나갔다. 

반면에 현대캐피탈은 잦은 범실로 힘없이 무너졌다. 강점인 서브도 한국전력의 리시브 라인을 뚫지 못했다. 한국전력은 안정적인 득점 생산력으로 리드를 유지하며 1세트를 여유있게 획득했다.

한국전력의 기세가 대단했으나, 현대캐피탈도 물러서지 않았다. 변화의 시작은 교체 투입된 세터 김명관이었다. 상대의 허를 찌르는 토스로 팀 공격 성공률을 끌어올렸고, 블로킹도 2개나 잡아내면서 분위기를 바꿔놓았다. 

2세트를 주도한 현대캐피탈은 세트 막판에 포지션 폴트, 터치 네트 등의 범실로 위기를 맞기도 했으나 오레올 까메호의 강력한 서브와 허수봉의 오픈 공격으로 세트 스코어 1-1 균형을 맞췄다. 

3세트는 미묘한 플레이 하나로 희비가 엇갈렸다. 한국전력이 리베로 장지원의 디그가 득점으로 연결되는 행운을 시작으로 서브와 공격이 살아났다. 타이스의 연속 서브 에이스로 달아난 한국전력은 1세트와 마찬가지로 3세트도 25-18로 따내면서 승리를 눈앞에 뒀다. 

승부처인 3세트를 잡은 한국전력은 여세를 몰아 4세트도 잡아냈다. 타이스의 오픈 공격과 블로킹으로 역전에 성공하며 리드를 이어갔다. 그러나 현대캐피탈도 세트 막판 이시우의 과감한 연속 서브 에이스가 터지면서 듀스에 이어 역전까지 성공했고, 오레올이 블로킹까지 잡아내며 1차전에 이어 또다시 5세트가 벌어졌다.

봄 배구 역사에 남을 최고의 명승부 
 
 프로배구 한국전력 임성진

프로배구 한국전력 임성진 ⓒ 한국전력

 
운명의 5세트, 현대캐피탈 오레올의 공격이 살아난 데다가 타이스가 무릎이 좋지 않은 탓에 공수에서 고전하던 한국전력은 임성진의 체력을 앞세운 과감한 대각 공격으로 접전을 버텨냈다. 

숨 막히는 5세트 듀스에서 조근호가 이시우를 향해 날린 목적타 서브가 에이스로 이어지며 역전에 성공하고 매치 포인트까지 잡은 한국전력은 서재덕이 절묘한 스파이크로 마지막 득점을 올리면서 3시간 가까이 펼쳐진 명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한국전력은 타이스가 무릎 부상에도 불구하고 팀 내 최다인 24점을 올렸고, 임성진도 23점을 올렸다. 특히 임성진은 타이스나 서재덕과 달리 세트마다 기복 없는 활약을 펼치면서 1차전에 이어 한국전력의 '에이스'로 자리 잡았다. 

또한 조근호는 미들 블로커임에도 코트를 종횡무진 누비면서 블로킹 3개를 포함해 10점을 올리며 공격수들의 부담을 덜어줬다. 

반면에 현대캐피탈은 허수봉이 양 팀 통틀어 최다인 30점을 올리며 분투했으나, 오레올이 13점에 그친 것이 아쉬웠다. 5세트 듀스 상황에서 치명적인 리시브 범실을 저지른 이시우는 패배 후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이제 1승 1패로 맞선 두 팀은 1차전이 열렸던 천안에서 오는 28일 다시 만나 챔피언 결정전 진출 티켓을 놓고 최후의 대결을 펼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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