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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쓰비시중공업
  미쓰비시중공업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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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쓰비시중공업을 상대로 위자료 청구 소송을 제기해 대법원에 사건이 계류 중인 원고 4명의 피해자와 유족 등이 피고 기업 국내 자산에 대해 추가 강제집행(가집행) 절차에 착수했다.

또한 생존자 양금덕‧김성주 할머니에 이어, 유족 1명이 추가로 정부의 일제강제동원피해자지원재단에 제3자 변제 거부 의사를 밝혔다.

근로정신대로 동원된 양영수 할머니 등 원고 4명은 지난 24일 소송대리인을 통해 미쓰비시중공업이 소유한 국내 자산에 대해 '특허권 압류 및 특별현금화명령(압류 및 강제매각 명령)'을 대전지법에 신청했다. 대전지법은 특허청이 위치한 관할 법원이다.

압류 대상은 원고 1명당 미쓰비시중공업 특허권 각 1건 등 총 4건이다. 이들의 채권액은 1심 판결에서 선고된 손해배상액과 지연 이자 등을 합쳐 약 6억8700만 원이다.  
 
미쓰비시중공업 국내 자산 압류 및 강제매각 신청에 나선 원고들의 1심 선고 배상금과 가압류 채권액.
 미쓰비시중공업 국내 자산 압류 및 강제매각 신청에 나선 원고들의 1심 선고 배상금과 가압류 채권액.
ⓒ 일제강제동원시민모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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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고들은 2014년 2월과 2015년 5월 광주지법에 미쓰비시중공업을 상대로 일제강점기 강제동원 피해자와 관련한 위자료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각각 1심과 2심에서 승소했다.

하지만 미쓰비시중공업이 판결에 불복해 상고를 제기하면서 이들 사건은 2018년 12월과 2019년 1월 대법원에 계류된 지 4년 3~4개월에 이르렀다.

피해자 측은 1심에서 승소와 함께 배상금을 강제집행 할 수 있는 가집행 권리까지 이미 확보했지만, 가집행을 미뤄왔다. 대법원에 계류 중인 양금덕·김성주 할머니의 사건(미쓰비시중공업 국내 특허권 등 자산 특별 현금화 명령) 결과과 선례가 돼 줄 것으로 믿고 기다렸던 것이다.

그러나 대법원 선고가 기약 없이 미뤄지는 데다, 최근 우리 정부가 제3자 변제 방안을 발표하는 등 원고들의 소송 취지를 왜곡하는 방식의 정치적 타결을 서두르는 상황을 고려해 강제집행에 나서기로 결정했다.

이번 강제집행 신청에 따라 대전지법은 앞서 원고들이 1심 법원으로부터 가집행 권한을 확보한 것에 근거해 이후 각 특허권에 대해 압류결정을 하고, 미쓰비시중공업에 '압류결정 사실 및 특별현금화명령'에 대한 심문서 송달 절차를 진행하게 된다.

원고 양영수 할머니는 1944년 3월 광주서정공립심상소학교(현 광주대성초등학교)를 졸업한 뒤, 1944년 5월경 6학년 때 담임선생이었던 일본인 야마모토로부터 "일본에 가면 돈도 벌고 공짜로 공부도 할 수 있다"는 말에 속아 어머니 몰래 도장을 학교로 가져가 일본에 가기로 지원했다. 당시 만 14세였다.

미쓰비시중공업 나고야 항공기제작소에 배치된 피해들은 다음 해 10월 귀국할 때까지 17월간 임금 한 푼 없이 열악한 환경에서 강제노동에 시달렸다.

박해옥 할머니 유족 "3자 변제하지 말라" 내용 증명 발송 

한편 미쓰비시중공업의 강제동원 손해배상책임을 인정한 2018년 11월 대법원 판결의 생존 원고인 양금덕·김성주 할머니가 지난 13일 대리인을 통해 행정안전부 산하 일제강제동원피해자지원재단에 "제3자 변제를 허용하지 않는다"는 내용을 담아 내용증명을 전달한 바 있다.

여기에 더해 대리인 측은 지난해 2월 별세한 또 다른 원고인 박해옥 할머니의 유족 동의를 거쳐, 지난 14일 일제강제동원피해자지원재단에 "유족 의사에 반해 제3자 변제를 하지 말라"는 취지의 내용증명을 발송했다.

대리인 측은 "2018년 11월 대법원 확정판결에 따라 강제동원 피해 원고들이 미쓰비시중공업에 대해 갖고 있는 손해배상(위자료) 채권은 일본 정부의 한반도에 대한 불법적인 식민지배 및 침략전쟁의 수행과 직결된, 일본 전범기업의 반인도적 불법행위를 전제로 하는 것"이라며 "제3자가 채권자의 의사에 반하여 함부로 변제하여 소멸시켜도 되는 성질의 채권이 아니다"고 말했다.
 
일제강점기 미쓰비시중공업 나고야항공기 제작소로 강제동원된 한국 소녀들.
 일제강점기 미쓰비시중공업 나고야항공기 제작소로 강제동원된 한국 소녀들.
ⓒ 나고야소송지원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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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강제동원, #미쓰비시, #근로정신대, #양금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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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전라본부 상근기자. 제보 및 기사에 대한 의견은 ssal1981@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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