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피겨 스케이팅 세계선수권에서 은메달을 따낸 차준환이 믹스드 존에서 포즈를 취해 보이고 있다.

25일 피겨 스케이팅 세계선수권에서 은메달을 따낸 차준환이 믹스드 존에서 포즈를 취해 보이고 있다. ⓒ 박장식

 
차준환에게 이번 세계선수권은 '만족'이었다. 누구보다도 만족할 만한 경기를 펼치고, 한국 남자 피겨의 역사를 쓴 차준환에게 메달은 '영광'이었고, 이번 시즌의 소감은 '후련함'이었다.

25일 일본 사이타마 슈퍼 아레나에서 열린 2023 피겨 스케이팅 세계선수권 남자 싱글에서 한국 남자 피겨 사상 최초로 은메달을 따낸 차준환 선수는 이번 세계선수권을 "내가 만족할 수 있는 경기를 했다"며 자평했다. 

차준환은 특히 이번 세계선수권 메달로 혼자서 한국의 티켓 배정 몫을 석 장으로 늘린 것에 대해 기뻐했다. 차준환은 "베이징 동계올림픽이 끝나고 동료 선수들, 그리고 가족들과 약속했던 것이 출전권을 많이 가져오는 것이었는데, 이를 지켜 너무 행복하다"고 밝혔다.

"너무나도 영광이고 기뻐... 동료 선수 응원 고맙다"

경기가 끝난 뒤 세계선수권 은메달을 목에 걸고 믹스드 존에 들어온 차준환은 기쁜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차준환은 "굉장했다. 무엇보다도 내가 오늘 만족하는 경기를 펼쳤다. 후련하게 경기를 할 수 있어 너무 좋았고, 무엇보다도 내게도, 한국 남자 선수들에게도 첫 메달이라는 것이 너무나도 영광스럽다"고 기뻐했다.

차준환은 자신만을 위한 경기를 펼쳤다. "경기를 수행하면서 하나하나씩 차근차근, 연습했던 대로 해나가고자 했던 마음이 컸다"면서, "성적에 대한 압박은 없었다. 성적과는 관계 없이 내가 만족할 수 있는 경기로 마무리하고 싶었기 때문이 아닐까"라며 말했다.

특히 이번 세계선수권에는 남자 동료 선수인 경재석, 이시형 선수가 현장을 찾아 열띤 응원을 펼쳤다. 차준환 선수는 "함께 훈련하는 동료 선수로서 찾아주어 너무 고맙다"며, "아직 경기장에서 만나지 못했는데, 두 선수 덕분에 힘을 낸 것 같다고 말해주고 싶다"며 웃었다.

특히 프리 스케이팅에서 완전한 클린 연기를 펼친 것에 대해서도 "베이징 동계올림픽이 끝난 이후 새 사이클이 시작된 것에 맞추어 점프 구성을 바꾸었다"면서, "사대륙선수권, 전국동계체전을 거치며 구성의 배치도 옮겨 봤는데 세계선수권 오면서 완성적으로 만들어낸 것 같아서 기분 좋은 것 같다"고 웃었다.

사진을 부탁받은 차준환 선수는 한 손에 메달을, 반대쪽 손에 '볼하트'를 하는 모습으로 현장의 취재진들에게 웃음을 주었다. 본인에게도, 차준환의 선전을 기대했던 모든 이들도 행복하게 웃을 수 있었던 밤이었다.

"내년 세계선수권 티켓 석 장 확보 너무 기뻐"
 
 25일 피겨 스케이팅 세계선수권에서 은메달을 따낸 차준환(오른쪽)이 우노 쇼마(가운데), 일라 말리닌(왼쪽)과 함께 포즈를 지어보이고 있다.

25일 피겨 스케이팅 세계선수권에서 은메달을 따낸 차준환(오른쪽)이 우노 쇼마(가운데), 일라 말리닌(왼쪽)과 함께 포즈를 지어보이고 있다. ⓒ 박장식

 
이어진 기자회견에서 차준환은 함께 메달리스트에 오른 동료 선수들과 재미있는 장면을 연출하기도 했다. 우노 쇼마, 일라 말리닌 선수와 함께 '재미있는 포즈'를 요청받자, 세 선수가 함께 쪼그려 앉는 장면을 만들어낸 것.

기자회견에서 차준환은 "오늘 메달에 대해 매우 만족한다. 그리고 오늘 내가 펼친 모습에 만족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나는 오늘을 정말 즐기고 싶어 열심히 훈련했다. 그렇게 모든 것을 바친 덕분에 따낸 메달"이라며 기쁜 마음을 드러냈다.

특히 2019년 같은 장소인 사이타마에서 열렸던 피겨 세계선수권을 복기한 차준환. 차준환은 그때 대회에서 발목 통증과 부츠 문제가 겹치며 19위라는 아쉬운 성적을 냈었다. 차준환은 "세계선수권대회에 대해 생각한다면 항상 좋은 기억은 아니다"라면서도, "이번에 드디어 멋진 기억을 만들었다"라며 웃었다.

차준환은 "지난 시즌 세계선수권 대회를 생각하면 스케이트 부츠의 후크가 부러져 기권해야 했다. 그런데, 이번 시즌 세계선수권 준비 과정에서도 스케이트가 또 고장나서 새로이 바꾸어야 했다"며 아찔한 후일담을 밝혔다. 그러면서 차준환은 "그렇지만 이 역시 나를 발전시키는 것임을 알았다"라고 의연하게 말했다.

이어 차준환은 "그리고 오늘, 드디어 내가 할 수 있는 것을 보여드렸다"며, "그래서 내가 이번 세계 선수권 대회에 참가하게 된 것이 영광이다. 또, 세계선수권이라는 무대에서 훌륭한 스케이트 선수들과 함께 스케이트를 탈 수 있다는 것에 항상 감사하다"라고 자신의 감정을 밝혔다.

특히 차준환은 "사실 오늘 가장 기뻤던 것이 있다"며 말문을 열었다. 차준환은 "베이징 동계올림픽이 끝난 뒤 동료 선수들, 가족에게 '다음 올림픽 때는 동료 선수들을 위해 세 장의 본선 티켓을 얻고 싶다'고 이야기를 했다"며, "이번 메달로 그 약속이 시작된 것 같아 너무나도 기쁘다"라고 자신의 약속을 지킨 것에 대해 말했다.

이번 세계선수권 메달을 따낸 차준환은 26일 오후 3시부터 열리는 갈라쇼에 참여한다. 차준환은 "올 시즌 늘 하던 구성으로 준비했다"며 팬들에게 기대 역시 부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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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교통 기사를 쓰는 '자칭 교통 칼럼니스트', 그러면서 컬링 같은 종목의 스포츠 기사도 쓰고, 내가 쓰고 싶은 이야기도 쓰는 사람. 그리고 '라디오 고정 게스트'로 나서고 싶은 시민기자. - 부동산 개발을 위해 글 쓰는 사람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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