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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 등의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에 대한 공판이 진행되고 있다. 남욱 변호사가 마련한 8억4700만원 중 6억원이 김 전 부원장에게 전달됐다는 것이 검찰 판단이다. 그 전달 경로를 검찰은 남 변호사 측근인 '이○○ → 정민용 → 유동규 → 김용'으로 보고 있지만, 특히 '유동규 → 김용' 전달 상황을 뒷받침하는 결정적인 증거는 제시되지 않고 있다. 군부독재 이후 처음으로 제1야당 당사 압수수색을 검찰이 강행하게 만든 사건, 공판 과정에서 나오는 물음표들을 하나 하나 따져본다.[편집자말]
남욱 변호사 재산으로 추정되는 서울 강남구 청담동 빌딩에 대한 검찰 추징 보전액이 1000억 원이 넘는 것으로 확인됐다. 

앞서 성남도시개발공사가 부당이득 환수를 위해 남 변호사 관련 서울 강남구 역삼동과 강원도 강릉시 소재 각각의 부동산에 대해 부동산처분금지 가처분한 경우까지 합산하면 현재 남 변호사 재산 동결 및 추징 규모는 1330억 원에 이른다.

그동안 검찰이 몰수하거나 추징보전한 '대장동 일당' 자산이 2070억 원 규모인 것으로 보도됐지만, 남 변호사의 경우 그 구체적인 내역이 알려지진 않았다. 추징보전이란 피의자나 피고인이 범죄로 얻은 것으로 의심되는 수익을 임의로 처분하지 못하게 유죄 확정 전까지 동결시키는 절차를 말한다.

[2022년 6월 15일] 성남도시개발공사, 남욱 부동산 '동결' 시작 
 
대장동 관련 배임 혐의를 받고 있는 남욱 변호사가 지난 24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출석하고 있다.
 대장동 관련 배임 혐의를 받고 있는 남욱 변호사가 지난 24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출석하고 있다.
ⓒ 이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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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성남도시개발공사의 처분 금지 대상 부동산은 서울 강남구 역삼동 734-○○와 강원도 강릉시 구정면 제비리 12○○번지다. 이들 부동산 소유자는 주식회사 엔에스제이피엠이다. 

엔에스제이피엠은 남욱 변호사가 2021년 1월 26일 설립한 부동산 개발 및 매매업체로 2021년 2월 8일 강원도 강릉시 소재 부동산을 거래가액 19억8380만 원에 사들였다. 2021년 4월 26일에는 서울 강남구 역삼동 소재지를 매입했다. 거래가액은 300억 원이다.

이들 부동산에 대해 성남도시개발공사가 법원에 부동산처분금지가처분을 신청한 시점은 2022년 6월 15일이다. 춘천지법 강릉지원은 매매·증여·전세권·저당권·임차권 설정 등 기타 일체의 처분행위를 금지하는 가처분 신청을 2022년 6월 22일 인용했고, 같은 해 7월 1일 서울중앙지방법원 역시 같은 내용의 가처분 신청을 인용했다. 

그로부터 한 달 후인 8월 1일 남욱 변호사는 엔에스제이피엠 대표이사직을 사임한다. 이 회사 이사였던 이○○씨도 같은 날 이사직을 사임하는데 그는 남 변호사의 핵심 측근으로 알려져 있는 인물이다. 

이○○씨는 현재 진행중인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 등에 대한 정치자금법 공판의 당사자로, 남 변호사 지시에 따라 불법 정치자금 8억 4700만 원 중 7억 4700만 원을 정민용 변호사에게 건넨 혐의를 받고 있다.

[2022년 9월 5일] 검찰, 남욱 청담동 건물 추징 보전 신청

 
검찰이 남욱 변호사를 상대로 추징보전한 서울 청담동 부동산 등기부등본.
 검찰이 남욱 변호사를 상대로 추징보전한 서울 청담동 부동산 등기부등본.
ⓒ 이정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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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남구 청담동 122-○○번지 소유자는 아이디에셋이란 회사다. 

역시 부동산 개발·매매업체로 남 변호사 측근인 이○○씨의 가족으로 추정되는 유○○씨가 대표로 있다. 법인등기부등본상 거주 주소지를 확인한 결과 유○○씨는 경기 용인시 소재 아파트와 제주도 서귀포시 소재 아파트를 이○○씨와 공동소유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법원 홈페이지 '사건 진행 내용'에 따르면 검찰이 아이디에셋 소유 청담동 건물 추징에 나선 시점은 2022년 9월 5일이다. 서울중앙지방법원은 같은해 11월 30일 서울중앙지검의 추징보전 신청을 일부 인용했다. 추징보전액은 1010억 9109만 3009원이다. 앞서 검찰이 신청한 추징보전액은 더 컸던 것으로 보인다.

검찰이 남 변호사를 상대로 거액의 추징보전을 신청한 시점을 특히 주목할 만하다. 

2022년 9월 5일은 검찰이 당시 수감 중이었던 남욱 변호사와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 등을 상대로 서울구치소 압수수색을 벌인 직후였다. 2022년 8월 31일 압수수색을 실시한 검찰은 소환에 응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남 변호사를 9월 16일 체포해 수사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2022년 9월 22일] "남욱이 사실대로 말하겠다고 한 날"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지난 24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 대장동 관련 재판에 출석하고 있다.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지난 24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 대장동 관련 재판에 출석하고 있다.
ⓒ 이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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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진행 중인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 등에 대한 불법 정치자금 공판에서 김 전 부원장 측은 남 변호사의 진술이 바뀐 시점을 피의자신문조서를 근거로 2022년 9월 22일로 특정하고 있다.

지난 14일 공판에서 김 전 부원장 측 변호인은 유 전 본부장을 상대로 한 신문에서 "그동안 진술을 거부하던 남욱 피고가 이날부터 갑자기 진술을 바꿨다"면서 "9월 22일은 남욱 피고가 이제부터 사실대로 말하겠다고 한 날"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김 전 부원장 측은 "당시 검사들 사이에서 '남욱이 얘기를 하기 시작했다'거나 '사실대로 털어놨다'는 정보가 공유됐을 것으로 보인다"며 "그런 말을 9월 22일 검사한테 들은 적 없냐"고 유 전 본부장에게 물었다. 

이에 유 전 본부장은 "그런 말을 들은 적 없다"면서 실체적 진실을 밝히겠다는 내용의 진술서를 작성한 시점은 9월 26일 오전이라고 밝혔다. 

앞서 이뤄진 성남도시개발공사의 처분금지 가처분 대상이 아니었던 청담동 건물에 대한 검찰의 추징 작업이 남 변호사에게 어떤 영향을 미쳤을지 주목된다. 남 변호사의 '변심'이 유 전 본부장 '변심'에도 영향을 미쳤다는 것이 김 전 부원장 측의 현재까지 판단이기 때문이다.

[관련 기사]
남욱·유동규의 변심, '위례 수사' 이후 시작됐나 https://omn.kr/21wne
'Lee-list' 1억·다음날 남욱 '3백억 건물' 구입... 커지는 물음표 https://omn.kr/23743

태그:#남욱, #유동규, #김용 공판, #성남도시개발공사, #추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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