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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앙라이 출신의 아티스트 찰름차이 코싯피팟이 1997년 디자인한 사원. 부처의 청정함을 나타낸 하얀색 외관 덕분에 '화이트 템플'로도 불린다.
▲ 백색사원(왓 롱 쿤) 치앙라이 출신의 아티스트 찰름차이 코싯피팟이 1997년 디자인한 사원. 부처의 청정함을 나타낸 하얀색 외관 덕분에 '화이트 템플'로도 불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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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앙마이 여행 중 가장 많이 눈에 띄는 것이 사원이다. 인구 14만의 도시에 300여 개의 사원이 있다 보니 가는 곳마다 사원만 보인다. 치앙마이라는 이름은 '새로운 도시'를 뜻한다. 멩라이 왕은 1296년에 치앙마이를 치앙라이에 이어 란나 왕국의 수도로 삼았다. 란나왕국은 태국 동북부에 13~17세기에 세워졌던 왕국이다. 
 
란나 왕국의 왕들의 유골을 안치한 채디(사리탑)
▲ 왓 수안독 란나 왕국의 왕들의 유골을 안치한 채디(사리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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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낮 11시, 올드시티 서쪽에 위치한 왓 수안독이다. 이 사원은 왕가의 정원이었던 곳에 세워진 사원으로 꽃밭의 사원이라 불린다. 크고 작은 하얀 탑은 란나 왕족들의 유골을 안치한 체디(사리탑)라고 한다. 한때 이곳을 통치한 왕들의 무덤이다. 

왼쪽에 보이는 48m의 황금 체디(사리탑) 안에는 부처의 진신 사리와 각종 유물이 보존되어 있다. 보수작업 중인지 나무 비계(가설 발판)가 보인다. 본당에 들어 서니스님들이 세 분 앉아 있다. 본당을 관리하는 스님들인 것 같다. 이곳 사원에서는 불교대학을 운영하고 많은 수도승도 머물고 있다고 한다.

본당에 안치된 좌불상과 그 뒤에 있는 입불상은 태국 북부 지역에서 가장 큰 크기의 구리상으로 1504년 만들어졌다. 정면 앞쪽이 앉아 있는 불상이고, 뒤쪽이 서 있는 불상이다. 스님 한 분에게 사진 찍기를 부탁했다. 어디서 왔느냐고 묻더니 흔쾌히 촬영에 응한다. 

왓 수안독에서 란나왕국의 흥망성쇠와 부처의 사리가 안치된 체디, 특이한 불상인 좌불상과 입불상을 살펴보고 다음 여정인 왓 프라탓 도이수텝으로 향했다. '왓'은 사원, 도이는 산을 의미한다. 
   
도이수텝에 있는 사원이다. 치앙마이를 대표하는 사원으로 많은 불교 순례자들이 찾는다
▲ 왓 프라탓 도이수텝 도이수텝에 있는 사원이다. 치앙마이를 대표하는 사원으로 많은 불교 순례자들이 찾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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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이수텝에 있는 사원. 어린 스님들도 순례차 찾은듯 이곳저곳 사진을 찍고 있다.
▲ 왓 프라탓 도이수텝 도이수텝에 있는 사원. 어린 스님들도 순례차 찾은듯 이곳저곳 사진을 찍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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왓 프라탓 도이수텝은 치앙마이를 대표하는 사원이다. 많은 불교 성지 순례자들이 찾아오는 곳이다. 매표소에서 사원까지 300여 개의 계단을 오르거나 승강기를 타고 오를 수 있다. 매표소에는 수많은 사람들이 차례를 기다리고 있다. 큰 개가 어슬렁거린다. 윤회사상을 믿는 이곳에서는 동물을 학대하지 않는다고 한다.

도이 수텝은 치앙마이 서쪽 15km 지점에 있는 높이 1,677m의 산이다. 사원은 산 중턱에 자리 잡고 있으며 1383년에 세워졌다. 란나 왕조 시절 부처의 사리를 운반하던 흰 코끼리가 수텝 산에 올라 세 바퀴를 돌고 쓰러져 죽었다.

그 자리에 사원을 세우고 사리를 안치했다. 한 스님이 신자 4000여 명을 동원해 길을 닦았다고 한다. 걸어서 오르는데 5시간여가 걸리는 높은 산이다. 전설이지만 이곳이 그토록 성스러운 곳이라는 의미가 아닐까.

정상에 오르니  황금빛 사원이 눈에 들어온다. 거대하고 화려하다. 황금탑이 우뚝 서 있고 금세공 장인이 세밀하게 다듬어 놓은 듯 우산 모양의 장식 4개 서 있다. 이곳이 탑돌이 하는 곳인가 보다. 

치앙마이의 시내를 한눈에 내려다볼 것이라는 기대와 달리 흐릿하게 보인다. 미세먼지가 아니라 버섯 재배를 하기 위해 산불을 놓기 때문이라고 한다. 우리나라에서 화전민이 산에 불을 놓아 풀과 잡목을 태우고 농사를 짓는 것과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음 행선지는 치앙라이다. 200여Km, 광주에서 천안 거리다. 지근거리라고 생각했던 것은 이름이 비슷해서였을까.
 
백색사원(왓 롱 쿤)
 백색사원(왓 롱 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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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왓 롱 쿤)
▲ 백색사원 (왓 롱 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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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탕아의 슬픈 이야기가 담겨 있는 백색사원(왓 롱쿤)이다. 부잣집에서 태어난 아들이 있었다. 부모님은 아들에 대한 기대가 컸다. 그림을 잘 그리는 아들이 큰 화가로 성장하기를 바랐다. 아들은 부모님의 기대와 달리 술만 마시고 마약을 하며 방탕생활로 허송세월을 보낸다. 

결국 부모님의 성화에 못 이겨 마지못해 영국으로 유학을 갔지만 그곳에서도 술을 마시고 마약을 했다. 허송세월을 보내다가 졸업 작품을 한 점 남기고 귀국하게 된다. 고국에 돌아오니 부모님이 계시지 않는다. 통한의 후회를 하게 된 아들은 어머님을 구원하겠다는 생각에 사원을 지을 생각을 한다.

영국 대학에서 졸업을 하기 위해 남겼던 그림 한 점이 고가에 팔리게 되고 그 사연이 태국 방송을 타게 된다. 왕이 하사한 토지에 각지에서 답지한 후원금으로 사원을 지을 수 있게 됐다. 꿈속에서 어머니가 지옥불에 갇혀 구원을 바라는 모습을 작품으로 남겼다. 

완공하지 못하는 이유는 어머니가 지옥불에서 구원받는 모습이 꿈속에 나타나지 않아서라고 한다. 아무것도 볼거리가 없는 치앙라이의 오늘을 있게 한 위대한 작품 백색사원은 아직도 미완성이다.
 
치앙라이에 있는 사원
▲ 청색사원 치앙라이에 있는 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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춤추는 호랑이라는 뜻의 청색사원(왓 렁쓰아텐)은 옛날 사원 옆 강을 뛰어다니는 호랑이가 있었다는 데서 유래했다고 한다. 호랑이를 상징하는 조형물들이 많이 눈에 띈다. 치앙마이 왓 프라 도이수텝과 치앙라이의 백색사원과 함께 3색의 사원으로 불린다.

백색 사원의 장엄하고 아름다운 건축에 도취된 탓인지 일행들도 약간 실망한 눈치다. 이곳 역시 공사가 계속중이다. 청색 사원을 디자인한 미술가가 백색 사원을 디자인한 분의 제자라고 한다. 이 분은 꿈을 꾸지 않는 모양이다.

태그:#치앙마이, #치앙라이, #백색사원, #황금색 사원, #청색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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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의 초롱초롱한 눈망울을 보며 삶의 의욕을 찾습니다. 산과 환경에 대하여도 관심을 갖고 있습니다. 그리고 미래에 대한 희망의 끈을 놓고 싶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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