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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퍼스트 슬램덩크> 열풍이 뜨겁다. 90년대 농구열풍을 이끌며 30, 40대 '슬럼덩크' 세대에게 만화 향수를 일깨우고 있는 것. 그러나 우리에겐 우리의 이야기가 있다. 21일 선릉역 선릉아트홀에서 열린 김홍모 만화가의 <별과 소년> 북토크 장을 찾았다. 김 작가는 지난 2006년 출판된 <소년탐구생활>을 17년 만에 2가지 이야기를 추가해서 <별과 소년>이란 이름으로 새롭게 선보였다.
 
김홍모 만화가가 17년전 데뷔작 개정판 <별과 소년>을 출간, 중년들의 마음에 애틋한 향수를 자극하며 소통에 나섰다.
▲ 김홍모 작가 김홍모 만화가가 17년전 데뷔작 개정판 <별과 소년>을 출간, 중년들의 마음에 애틋한 향수를 자극하며 소통에 나섰다.
ⓒ 임효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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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년에 (우리나라) 만화 암흑기에 연재할 곳이 없었습니다. (국내 인기) 일본 만화 스타일로 따라 그리거나 (광고) 홍보 만화를 그려야만 했던 어려운 시절에 저만이 할 수 있는 그림에 주목해 동양화의 수묵 기법으로 재밌고 개구진(짓궃은) 느낌으로 데뷔작 <소년탐구생활>을 냈습니다. 지금은 애틋한 마음이 더해져 로맨스 같은 <별과 소년>이 되었습니다."

김홍모 만화가는 홍익대학교 미술대학 동양화과를 수료했으며 인터넷 한겨레와 오마이뉴스 등에서 시사만화와 뉴스툰 연재 등 사회의식을 담은 작품을 선보였다. 지난 2010년 부천 국제만화제에서 어린이 만화상과 일반 만화상, 글로벌 웹툰 콘텐츠 최우수 작품상, 4.16 재단 모두의 왼손 예술부문 대상 등을 수상했다.

"우리 어릴 적에는 놀게 많았습니다. 특히 시골이라 산과 들로 매일 놀러 다니고 얼음배를 타고 재밌게 놀았죠. 하지만 가난해서 상처받은 일이 학교에서 일어났었죠. 지금은 다르지만 그 시절 선생님 같지 않은 선생님이 많았습니다. 학비를 내지 못하는 학생들에게 무릎을 꿇고 앉게 하고 밟거나 따귀를 때리는 일들이 늘 있었습니다."

김 만화가는 지금은 제주도에서 가족들과 살고 있다. 제주 신화와 4.3 사건 이야기, 해녀들의 삶 등 자신이 속한 도민들의 삶 속에 깊숙이 관여해 그들의 애환을 자신의 예술작품으로 승화시키고 있다.

"그 시절 학교에서 받은 상처를 산과 들을 뛰어다니며 또 '울지 않는 소녀' '달려라 꼴찌' 등 만화를 보면서 용기를 얻었습니다. '적어도 꼴찌는 아니다'고 위로하며 '만화와 자연'이 가난과 폭력으로부터 이겨낼 수 있는 힘을 주었습니다."

김 만화가의 작품 속에 상처와 아픔을 겪은 사회적 약자들의 이야기가 고스란히 담기는 이유였다. 특히 그의 형인 김하늘 만화가의 영향으로 일찍부터 세상과 소통하는 법을 익혔다. 

"우리 때는 보릿고개가 있었습니다. 3~4월 때에 김장김치가 다 떨어지면 간장 하나로 밥을 먹어야 했습니다. 하지만 정서적으로 자연으로부터 위안 받고 치유 받을 수 있었습니다. 반면에 제 작품 <두근두근 탐험대>를 출간할 때 학생들 인터뷰를 많이 했는데 학원 다니느라 너무 바빴습니다. 심지어 아파트 현수막에 '명품어린이로 만들어 드리겠다'는 글을 보고 명품에 빠진 지옥 같은 세상에 아이들이 내몰리는 게 아닌지 걱정되기도 했습니다. 지금도 철거민과 세월호 생존자 등 소외된 이웃과 사회적 약자에게 관심이 더욱 필요합니다. 그들에게는 스피커가 없습니다."

'별과 소년'을 기획 편집자로 북토크에 함께 한 위원석 딸기책방 대표는 김 만화가를 "빛나는 만화가"라고 평한다.
 
위원석 편집자는 "빛나는 만화가"라며 김홍모 만화가에 대해 "만화의 대중적인 삶과 진실성에 깊이 고민하는 그가 있어 다행이며 기대되는 작가"라고 평가했다.
▲ 별과 소년 북 토크 위원석 편집자는 "빛나는 만화가"라며 김홍모 만화가에 대해 "만화의 대중적인 삶과 진실성에 깊이 고민하는 그가 있어 다행이며 기대되는 작가"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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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작품처럼 '우주최고의 만화가'입니다. 지금의 웹툰 등이 일반화 된 시대에서 (잃어버린) 만화가 가진 고유한 의미와 진실성을 깊이 고민하고 그런 역할을 하는 김홍모 작가가 있어 다행스러운 일입니다. 앞으로도 기대되는 점입니다."

이날 전체 북 토크 기획 및 연출, 진행자로 나선 임정진 작가는 자신의 작업실의 이름을 딴 '청연당'으로 개인적인 시상을 해 더욱 흥미를 끌었다.

"후배 작가들을 위해 좋은 책을 알리기 위해 소규모로 행사를 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코로나 때 4명 모임까지 허락되어 작가와 화가, 편집자 이렇게 시작했어요. 개인이 문학상을 만들 수는 없지만 후배에게 밥을 사줄 수 있겠다 싶어 '청연당 밥상'이라는 이름으로 시작한 것이 오늘 27회가 되었습니다."
 
임정진 작가는 "후배 작가들을 위해 좋은 책을 알리기 위해  ‘청연당 밥상’ 이라는 이름으로 시작한 것이 오늘 27회가 됐다"며 김홍모 작가의 <별과 소년> 북토크 진행을 의미를 밝혔다.
▲ 벌과 소년 북토크 임정진 작가는 "후배 작가들을 위해 좋은 책을 알리기 위해 ‘청연당 밥상’ 이라는 이름으로 시작한 것이 오늘 27회가 됐다"며 김홍모 작가의 <별과 소년> 북토크 진행을 의미를 밝혔다.
ⓒ 임효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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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정진 작가는 1988년 계몽아동문학상으로 등단해 1989년 첫 책 <행복은 성적순이 아니잖아요>을 냈고 2013년 <바우덕이>로 한국아동문학상을 수상했다. 

임정진 작가로부터 27번째로 '청연당 밥상'을 받은 김홍모 만화가는 "용산과 세월호 등 사회적 문제를 다루면서 여러 상을 받았다"며 "데뷔작이기도 한 <별과 소년>으로 상 받을 줄을 몰랐다"며 기쁨을 만끽했다.
 
임정진 작가가 개인으로 만든 '청연당 밥상'의 시상을 하고 있다.
▲ 별과 소년 북 토크 임정진 작가가 개인으로 만든 '청연당 밥상'의 시상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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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홍모 작가가 받은 상장. 진솔한 글이 인상적이다.
▲ 별과 소년 북 토크 김홍모 작가가 받은 상장. 진솔한 글이 인상적이다.
ⓒ 김홍모 작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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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식 이후에는 가얏고을에서 국악을 익히는 테헤란로 풍류회 소속 해금 조은혜, 가야금 이미선, 대금 김진우, 거문고 리금홍의 축하연주로 마무리됐다. 
 
‘마무리 행사로 테헤란풍류회 축하공연이 이어졌다.
▲ 별과 소년 북 토크 ‘마무리 행사로 테헤란풍류회 축하공연이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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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토크 전체 전경
▲ 별과 소년 북 토크 북토크 전체 전경
ⓒ 임효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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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브런치와 블로그에 나중 기사화 된 후 올린 생각입니다. 잘부탁드립니다.


태그:#김홍모, #임정진, #위원석, #청연당 밥상, #별과 소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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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과 사물에 대한 본질적 시각 및 인간 본성에 대한 끊임없는 탐구를 통해 옳고 그름을 좋고 싫음을 진검승부 펼칠 수 있어야하지 않을까... 살아있다는 증거가, 단 한순간의 아쉬움도 없게 그것이 나만의 존재방식이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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