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3월 21일 화요일 마이애미에서 열린 월드 베이스볼 클래식(WBC) 챔피언십 경기에서 일본 선수들이 미국을 꺾고 환호하고 있다.

2023년 3월 21일 화요일 마이애미에서 열린 월드 베이스볼 클래식(WBC) 챔피언십 경기에서 일본 선수들이 미국을 꺾고 환호하고 있다. ⓒ AP Photo/ 연합뉴스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이 일본의 우승으로 보름간의 세계 최대 야구 국가대항전이 막을 내렸다.

이번 대회도 숱한 명승부를 연출하며 야구의 매력을 알렸으나, WBC는 2006년 대회가 출범할 때부터 지금까지도 논란이다. 특히 야구의 본고장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의 반대가 심하다. 

메이저리그 사무국이 주최하는 대회이지만, 구단들은 거액의 몸값을 주며 데리고 있는 선수가 행여 다치기라도 할까봐 걱정이 크다. 일부 선수들도 정규시즌 개막을 코앞에 두고 열리는 WBC가 부담스럽다. 

'흥행 대박' WBC, 갈수록 높아지는 위상 

그러나 어느덧 첫 대회가 열린 지 17년이 흘러 6회째를 맞이한 WBC는 규모와 위상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본선 참가국은 16개국에서 20개국으로 늘어났다. 그만큼 경기 수도 늘어나면서 이번 대회 1라운드 40경기를 보러 온 관중은 101만 999명으로 집계되며 대회 출범 후 처음으로 조별 라운드 관중 100만 명을 넘었다.

세계적인 스타들이 WBC 출전을 일부러 피하거나, 경기에 나서더라도 몸을 사린다는 것은 옛말이 되고 있다. 

이번 대회만 하더라도 미국의 마이크 트라우트(LA 에인절스), 폴 골드슈미트(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무키 베츠(LA 다저스), 베네수엘라의 미겔 카브레라(디트로이트 타이거스), 호세 알투베(휴스턴 애스트로스), 캐나다의 프레디 프리먼(LA 다저스), 일본의 오타니 쇼헤이(LA 에인절스) 등 메이저리그 최우수선수(MVP) 출신이 7명이나 출전했다.

한국을 비롯해 대부분의 출전국이 최정예 멤버로 대표팀을 구성했다. 체코의 경우 신경과 의사 감독의 지휘 아래 소방관, 교사, 회계사 등 본업이 따로 있는 아마추어 선수들이 열정으로 뭉치면서 색다른 이야깃거리를 만들어내기도 했다.

대회에 나선 선수들의 자부심도 대단하다. 미국 대표팀 주장을 맡고 있는 트라우트는 미국 스포츠전문매체 <디어슬레틱>에 "내 인생에서 최고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라고 말할 정도다.

부상자 속출·무너진 공정성... 한계 드러내기도

앞으로 풀어야 할 숙제도 산더미다. 이번 대회에서도 다치거나, 구단을 위해 대회 도중 대표팀을 떠나는 선수도 있었다. 

푸에르토리코 투수 에드윈 디아즈(뉴욕 메츠)는 경기에서 승리한 뒤 동료 선수들과 세리머니를 하다가 오른쪽 무릎을 다치는 황당한 부상으로 '시즌 아웃'이라는 청천벽력 같은 소식을 전했다. 

베네수엘라의 호세 알투베(휴스턴 애스트로스)는 경기 중 투수가 던진 공에 손가락을 맞고 쓰러졌으며, 일본 주전 유격수 겐다 소스케(세이부 라이온스)도 한국과의 경기에서 손가락 골절상을 당했다.

그러나 부상 때문에 WBC를 탓할 수 없다는 주장도 있다. <디어슬레틱>은 칼럼에서 "디아즈의 부상은 안타깝지만, 누구의 잘못도 아니다"라며 "LA 다저스 유격수 개빈 럭스는 메이저리그 시범경기에서 다쳐 올 시즌 뛰지 못하게 되었지만, 누구도 시범경기를 폐지하자고 말하지 않는다"라고 강조했다.

WBC 출전을 거부한 미국의 명투수 맥스 셔저는 지금처럼 3월이 아닌 메이저리그 올스타전 휴식기인 7월에 열자는 의견을 내기도 했다. 

더 큰 불만은 따로 있다. 미국이 기대와 달리 조별리그 2위로 8강에 진출하자 대회를 주관하는 메이저리그 사무국이 8강전 경기 순서를 일방적으로 바꿔 미국이 준결승에서 일본이 아닌 쿠바와 맞붙게 한 것이다. 

스타 선수가 많고 야구 인기가 높은 미국과 일본이 결승전 무대에서 만나기를 원했던 메이저리그 사무국의 희망이 이뤄졌으나, 경기 일정이 꼬여버린 쿠바와 멕시코가 강한 불만을 터뜨린 것은 당연하다.  

'야구의 세계화'를 내걸고 출범한 WBC가 스스로 공정과 권위를 무너뜨리면서 '그들만의 리그'로 전락할 것이라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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