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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요로운 바다가 주는 선물, 다시마! 다시마는 드러내지 않으면서 자세를 낮추어 사람들의 입맛을 돋군다. 모든 식품에 맛을 내는 비밀은 다시마에 있다. 약방의 감초격으로 맛을 내는데 없어서는 안 되는 식재료다. 면 종류를 대표하는 국수에서 부터 고기를 삶는 데도 다시마가 없으면 제 맛을 얻을 수가 없다. 다시마 한두 조각만 넣어도 음식 맛이 달라진다.
 
인류에게 풍요로운 식탁을 제공하는 대표 해조류
▲ 다시마 인류에게 풍요로운 식탁을 제공하는 대표 해조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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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마는 말리면 독특한 맛과 향이 더해진다. 수분은 빠지더라도 맛은 줄어들지 않는다. 요리에서 우린 국물을 만드는데 사용되는 재료는 다시마를 비롯해서 마른 멸치, 마른 새우, 표고버섯 등 모두 말린 것들이다. 생것으로 먹었을 때보다 더 맛을 낸다. 덕분에 다른 나라에서는 볼 수 없을 만큼 말려서 먹는 식문화의 즐거움이 전해져 왔다.
 
다시마를 말리면 독특한 맛과 향이 더해진다.
▲ 건 다시마 다시마를 말리면 독특한 맛과 향이 더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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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다시마 요리를 잘 먹는 곳이라고 하면 절을 들 수 있다. 다시마 요리는 나물 등의 산채요리와 함께 제공되는 대표적인 한국의 정진요리이다. 사찰에서는 다시마를 튀기거나 보기 좋게 자른 후 생으로 먹는다. 튀기는 것은 쌀알을 발라서 흰 꽃잎처럼 하여 예쁘게 튀긴다. 산중 생활을 주로 하는 스님들에게 바다에서 온 다시마는 채식 위주의 식단에 부족한 영양소를 채워주는 식품이었다.    감칠맛은 다시마 고유의 맛 뿐만 아니라 모든 음식의 맛을 더해 주는데 있어서도 획기적인 일이었다. 단맛, 짠맛, 신맛, 쓴맛에 감칠맛이 추가되었다. 다시마에 대해 화학적으로 연구를 하게 된 것은 일본의 화학자 이케다키쿠나에(池田菊苗) 박사다.

1908년의 일이다. 그가 처음으로 다시마 맛의 본체가 글루탐산소다라는 걸 밝혀냈다. 이케다 박사는 연구를 계속하여 다시마에서 글루탐산소다를 추출했다. 그 맛은 달지 않으며, 짜지않고, 시지도 쓰지도 않다. 지금껏 경험해 보지 못한 맛, 세계에서 이처럼 감칠맛 나는 게 있을까 하여 '감칠맛'이라는 이름을 붙였다고 한다.
다시마에서 새로운 맛을 내는 물질, 우마미라고도 한다.
▲ 글루타메이트 다시마에서 새로운 맛을 내는 물질, 우마미라고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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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루탐산소다는 아미노산의 하나이며, 열에 강해서 열을 가해도 파괴되지 않고 감칠맛을 발휘한다. 그래서 다시마는 우린 국물을 만드는 것에서 부터 각종 가공품으로 만들어져 식탁에 없어서는 안 되는 식품이 되었다. 게다가 강한 향도 없어서 4가지 맛에 아무런 영향도 미치지 않는다. 

다시마에는  만니톨(mannitol)이라는 성분이 있다. 끈적대는 다시마의 독특한 점액인데, 다시마를 그대로 놔두면 표면에 흰 가루가 생긴다. 이것이 만니톨이다. 맛을 보면 달다. 다시마에는 만니톨이 다른 해조들보다 많다. 이케다 박사도 이 만니톨에서 힌트를 얻어 글루탐산소다를 발견했다고 한다. 저칼로리면서 식이섬유나 미네랄 등의 여러 성분을 가지고 있는 식품이라 할 수 있겠다.
   
끈적대는 다시마의 독특한 성분중 하나로 맛이 달다.
▲ 만니톨 끈적대는 다시마의 독특한 성분중 하나로 맛이 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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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안 식이섬유가 건강식품으로 각광을 받았다. 식이섬유는 본래 인체가 소화하지 못하기 때문에 에너지원이 되지 못하며 영양소를 배출시켜 가치가 없다는 평가를 받았다. 반면에 장의 움직임을 자극해서 변비를 막고, 콜레스테롤이나 발암물질 등을 감싸 안고 함께 배출되는 기능이 크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다시마의 경우, 주성분은 당질이며, 그 중의 식이섬유가 많다는 점이 특징이다. 이것은 양배추나 시금치 등의 채소보다 많다고 알려져 있다. 다시마의 식이섬유는 다시마 성분의 1/4을 차지하는 알긴산을 비롯해서 푸코이단 등이다. 다시마를 물에 담그거나 요리를 할 적에 표면이 미끄럽고 끈적거리는 것에는 물에 녹기 쉬운 성질을 가진 알긴산과 푸코이단이 들어있다.
 
다시마를 물에 담그거나 요리할때 끈적 거리는 성분
▲ 식이섬유 다시마를 물에 담그거나 요리할때 끈적 거리는 성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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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마는 해조라서 염분이 많다. 염분이 많아도 절반 이상은 칼륨이다. 다시마에는 칼륨이 나트륨보다 많이 들어있어서 몸 안에서는 오히려 과잉의 나트륨을 줄여준다. 또한 요오드의 기능도 밝혀지고 있는데, 요오드는 갑상선호르몬의 주요성분으로 신지대사를 촉진시키고 유아의 발육을 돕는 기능이 있다. 러시아에서는 체르노빌원폭 이후 급격히 갑상선 질환자가 많아 요오드를 먹기 시작했다고 한다.     가톨릭관동대학 의과대학 약리학 이석준 교수는 논문에서 폐암이 있는 쥐를 이용한 실험결과를 발표했는데, "다시마의 뷰트릭산(Butyric Acid)은 신진대사조절, 염증제거 등 암세포의 성장속도를 저감시키는 효과가 있고 생체리듬을 정상화시키는데 큰 도움을 주는 것 뿐만 아니라 우리 몸속에 있는 노폐물과 유해물질 등을 배출해주는데에도 효과가 탁월했다."고 밝혔다   이렇게 다시마에 들어있는 맛을 내는 성분, 영양소를 보노라면 다시 한 번 자연이 준 선물에 감사하게 된다. 옛 사람들은 다시마를 지구상 최초의 풀이라는 뜻으로 초초라고 불렀다고 한다.

인류가 시작되기 이전부터 존재했던 다시마는 건강한 바다를 지키는 허파 같은 존재였다. 거센 파도를 이겨내고 해양 생물의 어머니가 된 다시마! 이제는 식탁을 풍성하게 해주는 식재료로, 삶을 풍요롭게 해주는 미래의 식품으로, 다시 조명되어야 한다.
 
다시마를 활용한 다양한 음식들
▲ 사찰밥상 다시마를 활용한 다양한 음식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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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알긴산, #요오드, #푸코이단, #암예방물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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