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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은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여 있으며, 동해, 서해, 남해로 구분된다. 이러한 대한민국의 바다는 지리적 특성과 생태계, 수온, 염도 등에서 다양한 특성을 가지고 있다.

동해, 서해, 남해에는 대표적인 해조류 중 하나인 다시마가 자란다. 다시마는 값싸고 구하기가 쉬워서 미역, 김과 같이 많이 먹는 해조류다. 또한 멸치와 함께 음식의 국물을 내는 필수 재료로 사용된다. 그러나 다시마는 각 해안마다 다른 얼굴을 가진다. 다시마를 품고 있는 바다도 각기 다른 색깔을 입고 있다.
 
강릉 사근진 앞바다에서 자생하는 다시마
▲ 토종(게)다시마 강릉 사근진 앞바다에서 자생하는 다시마
ⓒ 진재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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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해안 바다는 면적이 넓고 수심이 깊어서 수산자원이 풍부하다. 북극에서 내려온 남하극성 냉·온류가 만나는 지역으로, 다양한 해양생물들이 서식한다. 그 가운데 갈조류 중 하나인 다시마는 바다 속에서 한 장의 잎으로 흔들리며 자란다.

동해안에서 자라는 다시마는 토종(게) 다시마와 참 다시마가 주류를 이룬다. 토종 다시마는 수심 20~30m에서 자생하며 길이 1m 이하로 자란다. 토종 다시마는 옆이 두껍고 알긴산 비롯한 각종 영양소의 함량이 많아 건강보조식품용으로 많이 활용된다.

토종다시마 채취는 잠수부(머구리)가 담당한다. 깊은 수심에서 자라기 때문에 해녀나 일반 어민은 접근할 엄두를 못낸다. 머리에 투구를 쓰고 공기를 주입 받으면서 낫을 이용해 망태기에 담는다. 망태기에 가득 채우고 신호를 보내면 배선단 위로 망태기를 끌어올린다. 다시마 수확을 하기 위해서는 3, 4명이 한 조가 된다.
 
참 다시마는 바닷가인근에서 주웠고  양식장에서는 건져올렸다.
▲ 참 다시마 수확 참 다시마는 바닷가인근에서 주웠고 양식장에서는 건져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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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다시마의 색은 갈색이며, 엽체는 넓고 다시마 속의 대표적인 모습을 하고 있다. 길이는 약 1.5~3m 정도이며, 긴 것은 4~7m가 되기도 한다. 참 다시마는 우리면 맑고 고급스러운 풍미의 국물을 얻을 수가 있다. 국내에서 양식하는 대부분의 다시마가 참 다시마다. 바닷가 인근에서 쉽게 주워 우리 식탁에 자주 오르는 튀각이며 밑반찬이 참 다시마다.

강원도 동해안 다시마는 1970~1990년까지 풍요를 이뤘다. 바다에 나가면 배에 걸릴 정도로 많았다. 어민들의 효자 상품이었다. 바닷가에 나가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주워서 밑반찬 하는 게 참 다시마였다.

한때 강릉은 다시마를 원료로 한 다시마 칼국숫집이 성황을 이뤘다. 또한 건강을 찾는 소비자들이 늘면서 건강식품으로 고소득을 올렸다. 70년 후반에는 다시마 생산량을 늘리고자 강릉시 사근진 앞바다에 자연석을 투하하고 갯닦이를 했다. 다시마는 오염되지 않은 암반에 뿌리를 내리기 때문에 암반을 닦고 깨끗한 돌을 넣은 것이다. 

2000년도 들어서 토종(게) 다시마가 자취를 감추기 시작했다. 바다 오염에 민감한 토종 다시마가 연이은 태풍(루사, 매미)과 매년 반복되는 산불로 토사와 각종 오염물질들이 바다로 유입되면서부터다. 2018년 이후에는 잘 견디어왔던 참 다시마, 애기 다시마마저 사라졌다. 2023년이후, 동해안에서 다시마는 찾아 볼 수가 없게 되었다.
 
하늘에서 내려다 본 다시마 말리기 작업장
▲ 금일도 하늘에서 내려다 본 다시마 말리기 작업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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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해안의 수많은 섬들은 거친 파도의 바람막이가 되어주고 방파제 역할을 한다. 신라시대부터 완도, 소란도는 중국에 다시마 수출 전진기지였다. 1200년 전 해상왕 장보고 대사가 청해진을 설치하고 해상제국을 건설할 만한 이유가 있었다. 완도는 국내 다시마 생산량의 70% 이상을 차지한다.

국내 최초로 완도는 다시마 양식을 시작했다. 1967년 국립수산진흥원에서 일본 북해도 참 다시마 모조를 도입, 최초 다시마양식시험을 시작으로 68년에 최초로 양식에 성공했다. 완도에서는 다시마 양식과 함께 전복양식도 이뤄졌다. 

다시마와 전복은 공생관계를 유지한다. 전복은 다시마를 먹고 자라기 때문에 전복 양식장에서 다시마는 필수다. 다시마 맛을 본 전복은 미역을 먹지 않는다고 한다. 그만큼 미역보다 다시마를 전복이 좋아한다는 것이다.
 
완도 금일도,  다시마 수확을 하는 어민들
▲ 다시마 양식장 완도 금일도, 다시마 수확을 하는 어민들
ⓒ 진재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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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도에서도 다시마의 섬이라고 불리는 섬이 있다. 금일도다. 바다 지층이 맥반석으로 깔려 있어 해조류가 자라기에 최적의 장소다. 금일도는 주민 1300어가 중 420어가가 다시마 생산에 종사한다.

다시마가 나는 철이면 어민들은 새벽 3시부터 30여 분 떨어진 양식장으로 이동한다. 건져올린 다시마는 오전 5시부터 건조장에서 말린다. 다시마 한 장 당 길이가 일정하게 일일이 바닥에 펴서 말린다. 12시간 작업 후에 창고에서 보관한다.
 
검은천을 펼쳐 놓은 것처럼 마른 다시마들이 경매를 기다리고 있다.
▲ 다시마 경매장 검은천을 펼쳐 놓은 것처럼 마른 다시마들이 경매를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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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 천을 늘려 놓은 것처럼 다시마가 가지런히 놓여 있다. 경매를 기다리는 잘 말린 다시마다. 경매날은 금일수협 앞 도로는 북새통을 이룬다. 잘 말린 다시마를 제값 받기 위해 다시마 어가들이 다 모인 날이다. 금일도는 다시마가 선물한 축복의 섬이다.

서해바다 다시마 주인공은 백령도와 슈퍼 다시마다. 백령도 바다는 해조류의 성장에 필요한 영양염류가 풍부하다. 다시마 서식지로 전국 어느지역 보다도 좋은 조건을 갖추고 있다. 백령도는 황해 냉수대의 외곽 해역에 위치해 있어 년중 안정된 수온을 유지하는 해역이다. 다시마가 서식하기에 알맞은 4℃~22℃의 수온을 6개월 이상 유지해 준다.

백령도에 다시마의 종묘를 번식 시키기 시작한 것은 1990년부터이다. 참 다시마의 포자를 들여와 양식을 한 것이다. 양식의 주인공은  백령도영어조합법인 장태헌씨다. 양식은 기대 이상의 효과를 거두었다.

다시마는 옆이 두껍고 폭이 2m 이상 길이는 10m 이상으로 자랐다. 다른 해역에서는 볼 수 없는 일명 슈퍼 다시마를 탄생시킨 것이다. 장태헌 회장은 전국 최초로 조기산 다시마 종묘를 배양하여 전남 완도, 진도, 흑산도,부산 기장 등의 지역으로 포자 판매를 했다.
 
다시마가 돌아온 지역은 물범을 포함한 다양한 해양생물들이 돌아오고 있다.
▲ 물범 다시마가 돌아온 지역은 물범을 포함한 다양한 해양생물들이 돌아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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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결과 다시마 포자가 백령도 전 해안으로 번졌다. 물범이며, 전복, 해삼, 성게 등 먹이 사슬을 다시마가 만들어 줬다. 다시마를 좋아하는 다른 해양생물이 서식하기 좋은 환경으로 바꿔 놓았다. 주민들은  다시마가 나는 7~8월이면  일 년 중 가장 바쁘다. 자연산 다시마를 줍는 모습이 70~90년대 동해안을 연상시킨다.

동, 서, 남해안의 각기 다른 얼굴을 지닌 다시마! 이제는 전 해안에 검은 물감을 풀어놓은 것처럼 다시마가 자라게 해야 한다. 다시마에 대한 국내 연구는 아직 미진한 상태다.

지구온난화에 대비 고수온에 견딜 수 있는 다시마 종을 개발해야 하고 각 해역에 맞는 다시마 품종 계량과 생산방법에 대한 연구가 있어야 한다. 다시마는 국경이 있을 수가 없다. 우리 인류에게 품어줄 소중한 자산이기 때문이다.

태그:#동해, #서해, #남해, #다시마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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