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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일제강제동원시민모임은 17일 저녁 광주광역시 서구 광주시청자미디어센터 다목적홀에서 2023 정기총회를 열었다. 총회에 참석한 참석자들이 ‘일제 전범기업 면책시키는 굴욕외교 중단하라’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일제강제동원시민모임은 17일 저녁 광주광역시 서구 광주시청자미디어센터 다목적홀에서 2023 정기총회를 열었다. 총회에 참석한 참석자들이 ‘일제 전범기업 면책시키는 굴욕외교 중단하라’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 안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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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의 정상회담 다음날 열린 일제강점기 강제동원 피해자 지원 단체의 총회는 대일 굴욕외교 성토장이 됐다.

사단법인 일제강제동원시민모임(전신 근로정신대할머니와함께하는시민모임)은 17일 저녁 서구 광주시청자미디어센터에서 2023년 정기총회를 개최했다.

광주광역시에서 지난 2009년 창립된 시민모임은 정기후원 회원만 1000여명에 달하는 강제동원 피해자 지원 단체로 한·일 양국에서 피해 배상 소송을 이끌었다.

'처음부터 길은 없었습니다. 함께 오다보니 길이 되었습니다'라는 주제로 열린 총회에는 강기정 광주시장, 윤영덕(더불어민주당)·강은미(정의당) 국회의원, 시민모임  회원 등 100여명이 참석했다.

이국언 시민모임 이사장은 인사말에서 "세계적 의미를 가진 싸움인 만큼 그 과정 또한 지난하고 험난하다"며 "산을 넘으면 강이 기다리고 있고, 한 고비를 넘으면 더 큰 고비가 우리 앞에 마주하고 있다"고 소회를 밝혔다.

이어 "윤석열 정권이 역사의 물줄기를 다시 거꾸로 돌리고 있다"고 진단한 뒤 "한·일 관계 정상화를 구실로 내세운 정부의 망국적 해법안은 강제동원 피해자를 한·미·일 군사동맹 체제 완성을 위한 마지막 제물로 삼고 있다"고 비판했다.

축사를 위해 연단에 오른 강기정 시장은 문재인 정부의 대일 외교 원칙을 소개하며 정부의 강제동원 피해 '제3자 변제안'을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강기정 "문재인 정부, 강제동원 해법 원칙 지키려고 노력" 
 
(사)일제강제동원시민모임 정기총회에 참석한 (사진 왼쪽부터)윤영덕 국회의원과 양금덕 할머니, 강기정 광주시장.
 (사)일제강제동원시민모임 정기총회에 참석한 (사진 왼쪽부터)윤영덕 국회의원과 양금덕 할머니, 강기정 광주시장.
ⓒ 안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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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정무수석을 지낸 강 시장은 "일본의 방침은 그때나 지금이나 확고하다. '대한민국 정부가 사법부도 움직여야 하는데, 왜 그걸 못하느냐'는 식이다"며 "문재인 정부도 원칙을 지키지 않았다면 강제동원 해법을 얼마든지 내놓을 수 있었다"고 돌아봤다.

이어 "문 대통령께서는 늘 참모들에게 '당사자(피해자)가 동의하거나 양해하지 않으면 현실화될 수 없는 방안'이라고 강조해왔다"며 "우리가 포기하지 않고 (전범기업의 사죄와 배상을) 이야기 한다면 언젠가는 이를 되돌릴 날이 올 수 있을 것이다"고 덧붙였다.

강 시장은 시민모임 활동과 강제동원 소송 과정에서 수집된 자료를 영구히 보관할 '가칭 일제강제동원역사관' 건립 문제에 대해 "역사관 건립 TF가 구성되어 첫 회의를 앞두고 있다. 사업이 속도를 낼 것이다"고 강조했다. 

오랜 기간 회원으로 활동한 윤영덕 의원은 "시민모임 회원들의 갖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기어코 '제3자 변제' 해법을 강행하고 있다"며 "심지어 '앞으로도 강제동원 피해 배상을 위한 구상권 청구는 없을 것'이라고 확인 사살까지 했다"고 목소릴 높였다.

그러면서 "기시다 총리는 '한반도 출신 노동자'라고 칭하며 강제동원 문제를 인정조차 하지 않는데, 우리 대통령실은 오히려 '일본의 사과를 한 번 더 받는 게 어떤 의미가 있는지 생각해야 한다'며 어느 나라 대통령실인지 모를 경악스러운 말까지 서슴지 않았다"고 규탄했다.

역시 회원인 강은미 의원도 "행정부가 사법부의 판단을 훼손하는 방식으로 강제동원 문제를 풀려는 것은 헌법 위배이자 대통령의 권한을 넘어서는 것"이라고 성토했다.

피해 당사자인 양금덕(95) 할머니는 참석자들에게 "굶어죽으면 죽었지 더러운 돈은 받지 않겠다. 일본의 사죄 없이는 죽어도 죽지 못하겠다"며 "우리가 모두 마음을 합쳐 우리나라를 구해 나가자"고 격려했다.

시민모임 활동을 함께해온 더불어민주당 조오섭·이용빈 국회의원도 영상축사를 통해 정부의 '제3자 변제안'과 굴욕적인 대일 외교 정책을 강도 높게 비난했다.

태그:#양금덕, #강제동원, #강기정, #윤영덕, #강은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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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과 통신 기자를 거쳐 오마이뉴스 광주전라본부 상근기자로 일하고 있습니다. 기사 제보와 제휴·광고 문의는 press@daum.net

광주·전라본부 상근기자. 제보 및 기사에 대한 의견은 ssal1981@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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