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전세사기는 사회적 재난이다! 정부와 국회는 대책 마련하라! - 미추홀구 전세사기 피해자 추모행진’이 지난 8일 오후 서울역앞에서 용산 대통령실까지 구간에서 미추홀구전세사기피해대책위, 주거권네트워크, 빈곤사회연대, 민달팽이유니온, 참여연대 등 시민사회단체 주최로 열렸다.
 ‘전세사기는 사회적 재난이다! 정부와 국회는 대책 마련하라! - 미추홀구 전세사기 피해자 추모행진’이 지난 8일 오후 서울역앞에서 용산 대통령실까지 구간에서 미추홀구전세사기피해대책위, 주거권네트워크, 빈곤사회연대, 민달팽이유니온, 참여연대 등 시민사회단체 주최로 열렸다.
ⓒ 권우성

관련사진보기

 
반성은 없었고 변명만 있었다.

지금까지 알려진 최대 규모의 전세사기단 '2400조직' 주범 최아무개씨는 법정에서 "억울한 부분이 많다" "제도 문제 때문에 사달이 났다"라고 항변했다.

최씨, 권아무개씨, 박아무개씨 등은 '무갭 투자'를 통해 전국에 걸쳐 3493채를 소유하고 있다. 이들이 끝 번호 2400인 휴대전화를 사용해 '2400조직'으로 불린다. 전세사기 규모 때문에 '빌라의 신'으로 더 알려졌다.

구속 상태인 이들은 현재 수원지방법원 안산지원에서 사기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다. 이들과 공모한 혐의를 받은 분양대행업자 홍아무개씨·조아무개씨 역시 같은 재판부에서 재판을 받고 있다.

17일 오후 홍씨·조씨 공판에 '2400조직' 일당이 증인으로 나왔다. 이들의 첫 법정 증언은 피해자들의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이들은 반성보다는 억울함을 호소했고, 피해자들은 실망했다.

주범 최씨 "억울하다... 제도 문제 탓 사달 나"

주범 최씨는 자신의 혐의를 부인했다. 사기 혐의의 구체적인 내용은 최씨 등이 세입자인 피해자들에게 실질적인 매매대금이 전세보증금을 밑돈다는 사실을 숨겼고, 전세보증금을 반환할 의사나 능력도 없었다는 것이다.

검사는 최씨에게 실질적인 매매대금이 전세보증금을 밑돌게 되는 원인인 리베이트를 받은 적이 있는지 물었다. 최씨의 답변은 오락가락했다.

처음에는 "리베이트를 받은 적이 없다"고 했다가, 검사가 재차 묻자 그는 "지원금 명목으로 받은 게 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억울하다"라는 얘기를 꺼냈다.

"지원금 명목으로 일부 받은 게 있지만, 그 비용이 경기남부경찰청 계산하기로는 100억 원이 넘는다고 하지만, 사실 개인 사익으로서 그 돈을 한 푼도 쓴 적 없고, 세금 납부 비용 등으로 120억 원이 들었다. (자료를) 제출했지만 묵살당하고 억울한 부분이 많다."
 

이어 그는 "(지원금을) 누가 줬는지 확인이 안 된다"면서 "분양팀에서 줬겠지, 하고 받았다"라고 말했다.

최씨는 "임차인들이 전세계약을 하고 분양팀, 컨설팅하는 사람들한테 수백만 원을 받아가는 경우도 상당수 있다"면서 "네가 잘했냐 내가 잘했냐보다도, 잘 모르지만, 제도적인 문제가 많은 것 때문에 사달이 난 것 같다"라고 말했다.

검사는 전세보증금을 반환할 의사나 능력이 있었는지도 물었다. 최씨는 "있었다"면서 말을 이어갔다.

"충분히 보증금을 받고 나간 세입자들도 수두룩하고, 매매를 통해 보증금이 해결된 세입자도 많다. 1500명 정도는 다 보증금을 받고 나가든 이사를 가든 그 집에 매매로 취득해서 살고 있든, (보증금 문제가) 해결된 세입자가 상당수 있다."

검사가 부동산 가격 하락 등으로 '전세금 반환 돌려막기'가 어려운 경우에는 반환할 능력이 없는 것 아니냐는 취지로 묻자, 최씨는 "전세보증금 받기 전에 먼저 지급해준 것도 있다"고 했다. 검사는 다시 집값 하락 시기에 다수의 세입자가 전세보증금 반환을 요구할 경우에도 반환할 수 있는지 물었다. 최씨는 "우리나라 전세제도의 경우, 공시가격 해마다 오르고 떨어지는 건 없었다"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그는 "억울한 부분이 많고, 잘했다는 거는 아니지만, 법적으로 문제라고 생각한다면 시작도 안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명의대여 바지사장'인 권씨(최씨의 선배)와 박씨(최씨의 처제) 역시 증인으로 나섰지만, 이들은 '모르쇠'로 일관했다. 자신들이 소유한 집들은 모두 최씨가 관리했다면서 자세한 내용은 모른다고 했다.

피해자 "자꾸 거짓 주장하면, 탄원서 낼 것"

'2400조직' 재판의 주요 쟁점은 피고인들이 피해자들에게 실질적인 매매대금이 전세보증금을 밑돈다는 사실을 고지했는지 여부인데, 이날 최씨는 피해자들이 고지받았다고 말했다. 분양대행업자 홍씨와 조씨 역시 지난 재판에서 같은 취지로 말했다.

피해자들은 여기에 이의를 제기했다. 한 피해자는 이날 공판 말미 판사로부터 발언권을 얻어 '2400조직'과 분양대행업자 등 피고인들의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고 강조했다.

그는 "(피고인들이) 전세계약 당시부터 매매가와 전세가가 동일하다는 것을 임차인들에게 다 고지했다고 계속 주장한다"면서 "(분양대행업자) 조씨는 (2400조직) 권씨가 분양가의 10%를 계약금으로 냈고, 잔금만 제 전세금이라고 했었다. 근데 나중에 확인해보니 제 전세금과 분양가가 동일했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피고인들이) 자꾸 그렇게 거짓으로 주장하면 저희도 자료와 (엄벌) 탄원서를 낼 수밖에 없다"라고 말했다.

태그:#전세사기
댓글2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오마이뉴스 법조팀 기자입니다. 제가 쓰는 한 문장 한 문장이 우리 사회를 행복하게 만드는 데에 필요한 소중한 밑거름이 되기를 바랍니다. 댓글이나 페이스북 등으로 소통하고자 합니다. 언제든지 연락주세요.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