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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6월 12일 당시 대검찰청 이인규 중앙수사부장이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 기자실에서 '박연차 게이트' 최종 수사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오른쪽은 홍만표 수사기획관.
 2009년 6월 12일 당시 대검찰청 이인규 중앙수사부장이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 기자실에서 '박연차 게이트' 최종 수사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오른쪽은 홍만표 수사기획관.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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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노무현 전 대통령 뇌물 의혹 수사를 지휘했던 이인규 변호사가 곧 발매 예정인 <나는 대한민국 검사였다 - 누가 노무현을 죽였나>(조갑제닷컴)를 통해 이른바 '논두렁 시계' 사건을 배후에서 지휘했던 인물로 정동기 이명박 정부 청와대 민정수석을 지목했다. 

당시 대검 중수부장이었던 이 변호사가 이 사건 배후와 관련해 "원세훈 원장이 임채진 검찰총장에게 전화를 걸어 '노 전 대통령의 시계 수수 사실을 언론에 흘려 망신 주는 것이 좋을 것 같다'고 제안했다"고 밝힌 바는 있지만, 이 과정에 청와대에 입김이 있었던 상황을 구체적으로 적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변호사는 책에서 당시 국정원 직원들의 실명도 함께 공개했다.

또한 책에는 노 전 대통령 죽음의 원인이 상당 부분 당시 변호를 했던 문재인 전 대통령에게 있다는 주장이 담겨 있어 큰 논란이 예상된다. 현재 공개된 책 내용에 따르면 이 변호사는 문 전 대통령이 "노무현의 주검 위에 거짓의 제단을 만들어 대통령이 됐다"라고 주장했다.

"불구속하되 도덕적 타격 가하면 어떠냐"

'논두렁 시계' 사건은 노 전 대통령 배우자 권양숙 여사가 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에게 선물로 받은 고가의 시계를 버렸다는 내용의 검찰 진술이 언론을 통해 공개되면서 결국 노 전 대통령 비극의 결정적인 원인이 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노 전 대통령은 2009년 4월 30일 검찰에 소환돼 조사를 받았는데, 5월 13일 SBS가 "권 여사가 1억 원짜리 명품시계를 논두렁에 버렸다"고 최초 보도하면서 관련 보도가 대대적으로 이어졌다. 이 과정에 대해 이 변호사는 책을 통해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4월 10일경 다시 정(동기 청와대 민정)수석으로부터 전화가 왔다. 

"노무현 전 대통령을 불구속하되, 피아제 명품 시계 수수 사실을 언론에 흘려 '도덕적 타격'을 가하는 것이 어떠냐?" (…)

"수석님! 수사에 간섭하지 마십시오. 저희가 알아서 하겠습니다."

4월 14일 퇴근 무렵, 국가정보원에서 검찰을 담당하는 ○○○ 국장과 대검찰청을 출입하는 ○○○ 요원 등 2명이 나를 찾아왔다. (…) ○ 국장이 이런 취지의 말을 했다.

"(…) 노무현 전 대통령을 구속하면 노사모가 결집하고 동정 여론도 생길 것이다. 노 전 대통령을 방문 조사하고, 불구속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또한 영장이 기각될 경우 현직 대통령이 전직 대통령을 탄압하는 것으로 비칠 수 있다. 다만, 명품 시계 수수 사실은 언론에 공개해 '도덕적 타격'을 가하는 것이 좋겠다." (…)

 

책에서 언급된 정동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은 대구지검장, 인천지검장, 대검찰청 차장검사 등을 역임한 검사 출신으로 한때 감사원장에 내정되기도 하는 등 이명박 전 대통령의 신임이 컸던 인사로 알려져 있다. 이인규 변호사와는 고등학교 선후배 사이로 공직에서 물러난 이후에는 이 변호사와 함께 법무법인 바른에서 함께 일하기도 했다. 

"검찰 책임? 염치없는 일"... 윤건영 "검사 정권 믿고 날뛰는 행동"

그런데 이인규 변호사는 "문재인 변호사는 수사 책임자인 나는 물론 수사팀 누구도 찾아오거나 연락을 해 온 적이 없다"면서 "문 변호사가 변호인으로서 검찰을 찾아와 검찰의 솔직한 입장을 묻고 증거관계에 대한 대화를 통해 사실을 정리해 나갔더라면 노 전 대통령이 죽음으로 내몰리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는 일방적인 주장도 책에 함께 실었다. 

심지어 이 변호사는 "도대체 문재인 변호사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변호인으로서 무엇을 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면서 "정치적 동지요, 오랜 친구의 심정조차 헤아리지 못해 마지막 순간을 함께하지 못 한 문재인 변호사가 노무현 전 대통령의 죽음을 검찰의 책임으로 돌리는 것은 염치가 없는 일"이라고까지 서술했다.

이에 대해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7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이 변호사의 주장은 전관예우를 왜 활용하지 않았냐는 것"이라며 "검사들 접촉해서 정보도 얻고 방향을 왜 협의하지 않았냐라는 게 그게 바로 전관예우다. 정치검사의 전형적인 모습"이라고 일축했다. 

또 윤 의원은 "노무현 대통령을 두 번 죽이는 것이다. 정치 검사의 일방적 주장일 뿐"이라며 "대통령을 억울한 죽음으로 몰고 간 정치검사가 검사정권의 뒷배를 믿고 날뛰는 행동"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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