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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10월 15일,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에 이성윤 당시 법무부 검찰국장과 김후곤 기조실장이 출석해 얘기를 나누고 있다.
 2019년 10월 15일,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에 이성윤 당시 법무부 검찰국장과 김후곤 기조실장이 출석해 얘기를 나누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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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2023-03-15 검사 출신 방통위원장 하마평

TV조선 재승인 심사 점수 조작 의혹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한상혁 방송통신위원장 후임으로 이명박 정부 당시 대통령실 대변인을 지낸 이동관 대통령 대외협력특별보좌관과 김후곤 전 서울고검장(로백스 대표변호사)이 거론되고 있다. 

특히 유력 후보로 내정설까지 불거진 김 전 고검장 경우, 더불어민주당의 집중적인 견제가 시작된 상황이다. 14일 임오경 대변인은 "윤석열 대통령에게 검사말고는 사람이 없느냐"며 "대통령실과 정부는 물론 산하기관 주요 요직을 검사들로 채운 것도 부족해 이제는 독립성을 요하는 방송통신위원회까지 검찰 출신으로 임명하겠다니 기가 막히다"고 비판했다. 다음날 당 최고위원회에서 장경태 의원도 "방송 장악 욕망까지 검사 출신으로 채우려나 보다. 역겨운 인사 철학"이라면서 "더구나 김 변호사는 검사 재직 당시 검찰 내부 고발을 막기 위해 임은정 부장검사에게 부당 거래를 제안했다는 의혹도 있다"고 강조했다. 

해당 의혹은 소셜미디어 중단, <경향신문> '정동칼럼' 연재 중단, 전·현직 검찰간부들에 대한 고발 취하 등을 감찰담당관실 인사 발령 조건으로 당시 법무부 간부가 임 부장검사에게 제시했다는 내용으로, 임 부장검사가 2020년 1월 '정동칼럼'을 통해 폭로하면서 세상에 알려졌다. 칼럼 게재 이후 임 부장검사는 당시 법무부 간부로 김후곤 전 고검장을 지목한 바 있다.

[검사] 김후곤 전 서울고검장(현 로백스 대표변호사)

김 전 검사는 1965년생으로 1993년 제35회 사법시험에 합격하고 1996년 사법연수원 제25기를 수료했다. 1996년 서울 북부지검에서 검사 생활을 시작했다. 대구지검 안동지청(1998), 수원지검(1999), 창원지검 통영지청(2001), 서울중앙지검(2004) 등에서 일하고 2008년 부산지검 시절 방송통신위원회 법률자문관으로 파견·재직했다. 

2009년 부산지검으로 돌아와 부부장검사가 됐고, 2010년 8월 창원지검 거창지청장으로 발령났다. 이후 대검찰청 정보통신과장(2011. 9), 수원지검 특수부장(2013. 4),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장(2014. 1), 대구지검 서부지청 부장검사(2015. 2)를 거쳐 2016년 1월부터 대검찰청 대변인으로 재직했다. 반부패부 선임연구관, 공판송무부장으로 대검찰청에서 계속 일했고, 2019년 7월에는 법무부 기획조정실장으로 발탁됐다. 

서울북부지검장(2020. 1), 대구지검장(2021. 6), 서울고검장(2022. 5) 등을 역임한 뒤 2022년 9월 검찰을 떠났다. 법무법인 로백스 대표변호사로 일하고 있다. 현재 <연합뉴스> 수용자권익위원회 위원장이기도 하다.

[특이사항①] 이례적인 퇴임사 "저의 잘못된 사건 처리, 진심으로 사죄"
 
2022년 9월 7일,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검찰청에서 이원석 검찰총장 당시 후보자가 퇴임하는 김후곤 서울고검장과 포옹하고 있다.
 2022년 9월 7일,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검찰청에서 이원석 검찰총장 당시 후보자가 퇴임하는 김후곤 서울고검장과 포옹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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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려한 경력의 소유자임에도 검찰 조직에서는 비주류로 평가받는다. '검사' 하면 흔히 떠오르는 선입견과 거리가 있는 행보도 여럿 눈에 띈다.

김 전 검사는 검찰 재직 시절 IT 범죄 수사로 주목할 만한 성과를 이뤘는데, 사법연수원 시절 PC통신 하이텔에 법률동호회 '법촌'을 만들어 운영했을 정도로 일찍부터 해당 분야에 관심이 높았다. 수원지검 특수부에서는 컴퓨터 범죄 수사반으로, 서울중앙지검에서도 첨단범죄수사부 소속으로 일했다. 대구지검장 재임 당시에는 전국의 검사·검찰수사관들 100여 명과 함께 AI 블록체인 동호회 커뮤니티를 만들어 이끌기도 했다.

검찰 조직을 떠난 후 <매일경제>에 연재한 '매경춘추'를 통해서는 문학적·예술적 감수성이 엿보이는 면모를 드러내기도 했다. 과거 거창지청장 재임 시절에는 월례조회에서 팝가수 동영상을 틀거나, 통기타 동호인을 초대해 라이브 공연을 개최하고, 시인을 초대해 강연을 듣는 '파격'을 선보였다고 한다. 사진 촬영을 즐겨해서 "직원들과 눈 오는 출근길에 함께 찍은 사진을 멋지게 액자로 만들어 잘 간직하고 있다"고 전하기도 했다. 지난해 9월 27일 퇴임사를 통해서도 이례적인 면모를 드러냈다.

"저의 잘못된 사건 처리로 상처받은 분들의 가슴에도 평생 원한이 남아 있을 것입니다. 그분들께 진심으로 사죄 드립니다."

검찰 내에서 신망이 높다고 한다. 박근혜 정부 때는 대검찰청 대변인을 역임했고. 문재인 정부 때는 법무부 기획조정실장으로 일하기도 했다. 조국 전 장관 청문회 준비단장이었으며, 검찰개혁추진지원단 일원으로 활동했다. 2020년 윤석열 당시 검찰총장 직무 집행정치 조치 때는 그에 반발하는 성명에 동참했다. 

[특이사항②] "편중 인사는 일종의 착시... 한동훈 장관에게 기대 있다"
 
2019년 10월 17일, 윤석열 당시 검찰총장이 대검찰청 법사위 국정감사를 앞두고 회의장 앞에서 조국 전 장관 관련 수사를 총괄지휘하는 한동훈 당시 반부패강력부장과 대화를 하고 있다.
 2019년 10월 17일, 윤석열 당시 검찰총장이 대검찰청 법사위 국정감사를 앞두고 회의장 앞에서 조국 전 장관 관련 수사를 총괄지휘하는 한동훈 당시 반부패강력부장과 대화를 하고 있다.
ⓒ 이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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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수완박' 국면에서는 검찰주의자로서의 면모를 드러냈다. 각종 언론 인터뷰를 통해 "검찰 수사의 공정성이나 중립성 측면에서 검찰에 여러 문제점이 있었다는 건 겸허하게 인정하고 반성하지만 그런 일부 사건들로 인해 검찰 수사권을 완전히 박탈한다는 것은 교각살우"라는 입장을 밝혔다. 또 "문재인 정부 시절 상당한 부분의 개혁이 이뤄졌다고 생각한다"며 "이제는 검찰에 맡겨둬도 검찰 스스로 개혁을 제대로 이뤄나갈 수 있는 시점에 이르렀다"고 주장했다.

윤석열 정부 초대 검찰총장 유력 후보 중 한 사람으로 꼽혔던 그는 검찰을 떠난 후 윤석열 정부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내기도 했다. 특히 지난해 10월 24일자 <법률신문> 인터뷰에서 "제가 아는 한동훈 장관이나 이원석 검찰총장은 정부나 대통령에게 일방적으로 끌려 다닐 사람이 아니다. 그래서 기대가 있다"고 말했다. 

또한 검찰 출신 인사 편중 논란에 대해서도 그는 "그 사람이 그 자리를 맡는 게 업무의 적절성을 볼 때 최선인가를 비판하는 게 맞는 것 같다"고 강조하면서도 "청와대나 정부에 대통령이 잘 아는 인재를 데려다 쓰는 건 자연스러운 일이다. 세계 어느 나라든 코드 인사를 안 하는 정부가 있겠냐"고 말했다. 그래서 "윤석열 정부 인사를 편중 인사로만 보는 것은 일종의 착시현상"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오히려 "지금이 검찰의 공정성과 독립성을 이룰 수 있는 가장 좋은 기회라고 생각한다"고도 했다. "검찰 출신 대통령이 검찰의 중립성이나 독립성을 훼손하는 방향으로 가면 그건 대통령 자신이 검찰에 있을 때 피력했던 소신에 반하는 자기부정이 된다"는 것이다. 

"그러면 검찰이 무너질 뿐만 아니라 정부 자체가 국민 신뢰를 잃어버리는 자충수가 될 수밖에 없다."

한편 해당 인터뷰에서 그는 임은정 검사에 대한 부당 거래 제안 의혹에 대해 "그 조건은 조국 전 장관이 저에게 먼저 물은 것"이라며 "인사 조건을 제시할 수 있는 위치도 아니었고 그런 조건을 제시하는 건 인사권자만 할 수 있는 일"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조 전 장관에 대해 "의외로 쿨하고 대화가 통하는 분이었다"고 기억했다.

태그:#김후곤, #방통위원장, #한동훈, #이원석, #검찰정권ㅂ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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