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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대도로 이어지는 신비의 바닷길
 석대도로 이어지는 신비의 바닷길
ⓒ 전형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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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13일 월요일 아침 9시 30분, 강남구 자곡동에서 출발한 차는 평일 고속도로의 원활한 흐름 속에 12시 무창포 해변에 도착했다.

사람없는 바닷가는 호젓하고 조용했으며 맑은 하늘과 푸른 바다는 닮아 있었다. 코로나 이후 마스크 착용이 해제된 첫 봄의 여행이라 더 자유로웠다. 멋진 자연을 자랑하는 무창포의 깨끗한 바닷가는 중년의 알 수 없는 허전함을 달래기 충분했다.

모래사장이 펼쳐진 해안길을 좌우로 걸어보기로 한다. 바다를 바라보는 방향, 좌측닭벼슬섬 가는 길의 다리에서 반대쪽으로 노란 구름다리 끝까지가 천천히 걸어서 40분이면 족하다.

구름다리 향해가는 길, 수산시장은 너무 썰렁해 보였고 들어갈지 말지 망설이다 문을 열고 그 안을 보니 웬걸, 싱싱한 바다 생물들이 수족관에 한가득이다. 구운 아구포를 맛보라고 전해주는 상인들의 전혀 과도하지 않은 손님 끌기가 정스럽다.

수산시장 바로 옆에는 깨끗하게 잘 칠해진 빨강색의 이쁜 등대가 있고 거기까지가 산책로의 끝이다.
 
무창포의 지역 특산물 주꾸미 요리를 추천합니다.
 무창포의 지역 특산물 주꾸미 요리를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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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길의 식도락이 주는 재미도 피할 수 없다. 횟집 수족관에 다닥다닥 붙어있는 주꾸미와 갓 잡아온 싱싱한 해산물이 준비된 바닷가 식당으로 들어갔다. 우리의 점심선택 메뉴는 주꾸미 샤브샤브와 양념볶음.

'주꾸미 알이 많냐'고 묻자, '랜덤'이라는 대답이 돌아왔고 추가 야채를 군소리 없이 몇 번 내주시는 주인장의 인심에 만족한 식사를 했다. 푸짐한 주꾸미 한상에 애주가들의 술이 한 병 두병 쌓여가며 복잡한 머릿속의 짐들을 하나 두울 내려놓고 남자들의 수다는 이어진다. 숙소에서 식사를 해결하기 보다 지역 경제도 살릴 겸 이렇게 음식점 매상 올려주는 것이 '상생의 실천'이라고 생각하니 뿌듯한 마음이 들기도 한다.
 
해질 무렵 외롭게 떠있는 무창포 앞바다의 섬. 석대도
 해질 무렵 외롭게 떠있는 무창포 앞바다의 섬. 석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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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소에 여장을 풀고 휴식을 취하다 창밖이 어스름해지자 다시 바닷가 산책을 나선다. 지는 바다 노을이 너무 이쁘다. 바다 저 멀리 보이는 섬은 1.5km 신비의 바닷길이 열리는 곳, 석대도이다. 우리는 날이 안 맞아 바닷길을 걸을 수는 없었다.그 길을 밟고자 하는 분은 '2023년 신비의 바닷길 시간표'를 참고하시라.

어느덧 저녁식사 때가 되어 우리가 향한 곳은 고민할 것 없이 점심 식사를 하던 곳을 다시 찾아갔다. 메뉴는 주인이 권하는 대로 도다리쑥국을 주문했다. 봄 도다리, 가을 전어라고 했던가. 지리 국물이 진국으로 꽃샘추위를 녹이는 건강한 맛이라 하겠다.

다음날 9시 숙소를 나와 무창포 타워에 올라 마지막으로 이 해변을 눈에 담으려 하니 10시부터 입장이라서 포기해야 했다. 우리의 이번 여행 마지막 코스는 보령 해저터널을 지나 30분이면 도착할 수 있는 안면도 꽃지해수욕장이다.
 
할미 할아비바위 앞의 인피니티풀, 여름에는 이곳이 어린이들의 놀이터겠죠.
 할미 할아비바위 앞의 인피니티풀, 여름에는 이곳이 어린이들의 놀이터겠죠.
ⓒ 전형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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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면도에서 우리를 맞아준 것은 할미 할아비바위 앞, 인피니티 풀에서 유유히 유영을 즐기는 갈매기뿐이었다. 텅빈 바닷가, 강한 바람의 꽃샘추위가 여행객을 시샘했으나 그래도 안면도의 바다는 충분히 아름다웠다.

여러분 중 봄나들이 계획이 있다면 조용하고 아름다운 무창포 해변의 산책을 권해본다. 그리고 알이 찬 주꾸미의 별미도 맛보시길 추천한다. 벚꽃이 필 때라면 무창포 가는 길은 최상의 드라이브 길이 될 것 같다.

봄의 별미 주꾸미와 도다리 대잔치가 3월 18일부터 4월 13일까지 무창포 해수욕장에서 개최된다 하니 가족, 친구들과 혹은 동료, 애인과 떠나보심이 어떠하실까.

태그:#무창포, #주꾸미, #안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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