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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송상현광장에서 열린 탈핵 집회 현장. 오염수 방류 철회하라! 고리2호기 폐쇄하라! 피켓을 들고 있다.
 부산 송상현광장에서 열린 탈핵 집회 현장. 오염수 방류 철회하라! 고리2호기 폐쇄하라! 피켓을 들고 있다.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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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후쿠시마 핵참사 12주기를 기념하는 집회가 부산에서 대규모로 열렸다. '고리2호기 수명연장 핵폐기장 반대 범시민운동본부' 주관으로 열린 이날 집회에는 전국에서 '탈핵 한국'을 염원하는 시민 3000여 명(주최 측 추산)이 모였다.

이날 집회는 오후 2시부터 부산 시내 한가운데 위치한 송상현광장에서 열렸다. 핵발전에 반대하는 참가자들의 외침이 부산 시내를 쩌렁쩌렁 울렸다. 특히 일본이 후쿠시마 방사능 오염수 해양 방류를 결정한 가운데 열린 집회라 이를 걱정하는 목소리들이 많았다. 많은 시민이 방사능 오염수 방류를 걱정하는 피켓을 만들어와서 집회 내내 들고 있었다.

핵없는세상광주전남행동의 오하라 츠나키 교육홍보팀장은 '일본 국적으로 영광에 있는 한빛 핵발전소에서 30~40km 거리에 살고 있는 광주 시민'이라면서 다음과 같이 주장했다.

"일본 정부는 올해 오염수를 바다로 방출하겠다고 합니다. 탱크에 저장돼 있는 오염수의 양은 현재 132만톤입니다. 삼중수소 농도로 따지면 860조 베크렐입니다. 배출 기준 농도를 농도에 40분의 1로 희석해서 연간 22조 베크렐씩 30~40년에 걸쳐서 바다로 방류하겠다고 하는 계획입니다.

어떤 방사성 물질이 얼마 정도의 농도로 존재하는지 정확하게 파악조차 못하면서 배출 기준 농도 이하로 하면 문제가 없다고 아주 뻔뻔하게 주장하고 있습니다. 독을 바다로 보내는데 보내기 전에 그 바닷물로 충분히 희석할 테니 괜찮다. 정말 이런 개소리가 어디 있습니까.

오염수는 탱크에 저장돼 있는 것이 전부가 아닙니다. 원자로 건물 안에는 여전히 처리되지 않는 고농도 오염수가 존재합니다. 그 양은 삼중수소 농도로 따지면 약 1200조 베크렐에 달합니다. 그러니 앞으로도 계속해서 오염수는 늘어나고 바다로 방출될 것이라는 뜻입니다."

       
이날 집회의 큰 주제 중 하나는 고리2호기 수명연장 문제였다. 노후 핵발전소의 수명을 연장해서 재사용하겠다는 것이 윤석열 정부의 방침이다. 탈핵울산시민행동의 이향희 공동집행위원장은 다음과 같이 비판했다.

"후쿠시마 원전에서 사고가 났을 때 가장 크게 가장 위협적으로 전세계인을 공포로 몰아넣었던 건 가장 오래되고 낡은 핵발전소였습니다. 저희집 안방에서 가까운 경주 월성원전과 부산 고리원전은, 핵발전소도 16개로 많지만, 너무나도 노후한 오래된 핵발전소들입니다.

그런데 이 나라 정부는 산업수도니 산업역군이니 떠벌릴 땐 언제고 울산(과 부산) 시민들의 안전은 아랑곳하지 않고 이 노후 원전을 우리 시민들의 동의도 제대로 얻지 않은 채 수명을 연장해서 계속 돌리겠다고 합니다. 핵발전소도 위험하지만 설계 수명 다한 40년이 훌쩍 넘어선 이 낡은 핵발전소는 더 위험합니다.

기가 막힙니다. 너무나도 억울합니다. 시민들의 안전과 생명을 지키기 위해서 일하라고 정치인도 행정도 우리가 세금 내고 뽑아놓고 일 시키는 거 아닙니까. 그런데 왜 우리 시민들이 스스로 우리의 안전을 위해서 거리에 나와서 외쳐야 합니까 이거 그만하고 싶습니다. 이 화창한 봄날 아이들이랑 더 다양하고 유쾌하고 즐거운 자리 만들고 싶은데 언제까지 거리에 나와서 이렇게 외쳐야 할지 암담합니다."

             
이날 집회의 대미는 붉은 정령 퍼포먼스가 장식했다. 붉은색 옷과 두건을 두른 붉은 정령들이 홀연히 나타나 방사능으로 오염된 공기를 마시고 쓰러지는 장면이 연출됐다. 참가자들이 핵발전소와 방사능의 공포를 느끼기에 충분했다.
 
부산 탈핵 집회에 올연히 나타난 붉은 정령.
 부산 탈핵 집회에 올연히 나타난 붉은 정령.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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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 정령들이 방사능을 마시고 그래도 쓰러짐. 핵발전소와 방사능의 위험을 상징하고 있다.
 붉은 정령들이 방사능을 마시고 그래도 쓰러짐. 핵발전소와 방사능의 위험을 상징하고 있다.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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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시내 행진에 시민들 박수로 호응

이어 부산시내 한복판을 통과하는 행진이 이어졌다. 송상현광장에서 시작해 세 개 팀으로 나뉘어 삼전로터리와 동외로터리, 서면로터리를 거쳐 서면 금강제화 앞까지 진행됐다. 이날 행진에 참여한 시민들은 각각 손수 제작한 다양한 피켓과 현수막을 들고 부산시민 앞에 섰다.
            
10개의 만장과 풍물이 선두에 선 행진 대오는 방송 차량에서 나오는 행진 담당자의 안내에 따라 부산시내가 떠나가도록 함께 외쳤다.

"고리2호기 수명연장 반대한다!, 고리2호기 즉각 폐쇄하라!"
"핵발전은 죽음이다. 핵발전소 중단하라! 
"신규핵발전소 건설 중단하라!" 
"노후핵발전소 수명연장 말고 즉각 폐쇄하라!"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반대한다!" 
"핵폐기물 임시저장시설 반대한다!"
"탈핵, 정의로운 에너지전환 실행하라!" 
기억하라 후쿠시마, 핵없는 세상으로!"

 
가면을 쓰고 피켓을 든 부산 탈핵 집회 참가자들이 부산시내를 관통하면서 부산시민들에게 핼발전의 위험성과 탈핵의 메시지를 전파하고 있다.
 가면을 쓰고 피켓을 든 부산 탈핵 집회 참가자들이 부산시내를 관통하면서 부산시민들에게 핼발전의 위험성과 탈핵의 메시지를 전파하고 있다.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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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개의 만장이 앞장선 가운데 집회 참가자들은 탈핵의 구호를 외치면서 부산시내를 관통하며 행진했다.
 10개의 만장이 앞장선 가운데 집회 참가자들은 탈핵의 구호를 외치면서 부산시내를 관통하며 행진했다.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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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시민들은 가던 길을 멈추고 행진 대오를 유심히 지켜봤다. 간혹 박수를 보내는 시민들이 있을 정도로 호응이 좋았다. 
            
이날 행진은 거의 1시간가량 이어졌다. 참가자들은 행진 내내 함께 외쳤던 고리2호기 수면연장과 핵폐기장 반대를 염원하는 '탈핵 구호'를 외치면서 이날 총 2시간에 걸친 부산 탈핵 집회를 마쳤다.

"후쿠시마 핵사고 이후 핵발전의 위험에 공감하고 더 이상의 비극이 일어나지 않기를 바라던 시민들은 여전히 탈핵 사회로의 이행을 바라고 있다. 특히 기후위기로 핵발전의 위험이 더욱 가중되고, 핵발전이 재생에너지로의 전환에 걸림돌이 되는 지금, 탈핵 사회를 요구하는 목소리는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하루빨리 핵발전을 멈추고 안전한 세상을 만드는 길, 탈핵을 향한 우리들의 행진은 계속될 것이다."

이날 발표된 대회 선언문은 이렇게 마무리됐다.
 
서면에서 정리 집회 중인 집회 참가자들
 서면에서 정리 집회 중인 집회 참가자들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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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리집회에서 고리2호기 폐쇄 구호를 외치고 있는 집회 참가자들
 정리집회에서 고리2호기 폐쇄 구호를 외치고 있는 집회 참가자들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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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리집회 마무리하면서 포즈를 취한 환경운동연합 활동가들
 정리집회 마무리하면서 포즈를 취한 환경운동연합 활동가들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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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리집회에서 녹색당 당원들이 고리2호기 폐쇄하라 구호를 외치고 있다.
 정리집회에서 녹색당 당원들이 고리2호기 폐쇄하라 구호를 외치고 있다.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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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회 참가자들이 마무리 집회에서 피켓을 든 채 포즈를 취하고 있다.
 집회 참가자들이 마무리 집회에서 피켓을 든 채 포즈를 취하고 있다.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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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면 마무리 집회에서 대구 참가자들이 탈핵 염원 포즈를 취하고 있다
 서면 마무리 집회에서 대구 참가자들이 탈핵 염원 포즈를 취하고 있다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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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후쿠시마 12주기, #부산 탈핵 집회, #일본 , #방사능 오염수 해양방류, #고리2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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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은 깎이지 않아야 하고, 강은 흘러야 합니다. 사람과 사람, 사람과 자연의 공존의 모색합니다. 생태주의 인문교양 잡지 녹색평론을 거쳐 '앞산꼭지'와 '낙동강을 생각하는 대구 사람들'을 거쳐 현재는 대구환경운동연합에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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