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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9월 15일~10월 4일 다녀온 유럽의 몽블랑 트레킹 이야기를 씁니다.[기자말]
레 꽁따민몽주아 마을에서 노트르담 성당가는 길에 보이는 계곡과 야생화가 있는 풍경이 아름답다
 레 꽁따민몽주아 마을에서 노트르담 성당가는 길에 보이는 계곡과 야생화가 있는 풍경이 아름답다
ⓒ 윤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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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 꽁따민몽주아→낭보랑산장

힘들었던 첫 날의 긴 트레킹 후 새 날이 밝았다.

어젯밤 자기 전 침대 옆 라지에이터 위에 올려 두었던 양말과 손수건이 어느 새 뽀송뽀송하다. 쑤시는 몸을 끙끙대며 일어난 나에게 새로운 힘을 주는듯하다.

아침 일찍 일어났다고 생각하며 세수도 하지 않고 간 다이닝룸에는 식사 흔적이 남은 몇 자리가 보이는 것을 보니 이미 몇 사람은 이른 시간 트레킹을 떠난 것 같다.
 
낭보랑산장에서의 조식
 낭보랑산장에서의 조식
ⓒ 윤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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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한 차와 쓰디 쓴 모닝커피와 잼바른 빵을 먹으며 다음 루트를 가늠한다.

​레 꽁따민 몽주아에서 낭보랑까지 가는 길은 2가지다.

① 레꽁따민 몽주아 - 라프하스- 트렐 라 떼뜨 산장 - 콤브 누아르 - 낭보랑 산장(탁트인 몽주아계곡과 트렐 라 떼뜨 빙하를 가까이에서 볼 수 있으나 중급의 난이 도로 오르내림이 있다.)

② 레꽁따민 몽주아 - 노틀 담 드 라 고르쥬 성당 - 콤브 누아르 - 낭보랑산장(Tmb 코스중 하나인 GR5로 본옴므고개 방향으로 이동하기 좋은 코스이며 하천을 따라 완만한 경사로 걷기 좋다.)


책으로 만 본 이 루트는 가늠하기 어렵지만 하천을 따라 이동하는 평이한 길을 선택하기로 한다.

밖으로 나와 보니 밤에 보았던 을씨년스런 산장의 모습은 간데없고, 밝은 햇살아래에서 한층 따뜻한 풍경이다.
 
▲ 몽블랑 트레킹 중 만난 노틀담 성당 노틀담 성당입니다.
ⓒ 윤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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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틀담 성당 입구표지판을 보고 천천히 오솔길을 따라 계곡 물소리를 들으며 가다보니 작은 오솔길 어귀에서 미국에서 온 부부가 아장아장 걷는 아들과 유모차에 태운 딸과 함께 야생화가 핀 계곡 오솔길을 호젓하게 성당으로 난 길을 걷고 있다. ​앞질러서 가고 싶지만 가족의 평화로움을 깨뜨리고 싶지 않아 뒤에서 천천히 따라간다.

조금 지나니 노트르담 성당이라고 씌여진 표지판이 나온다. ​표지판을 지난지 얼마되지 않아 금방 아담한 작은 성당이 나온다. 종교 없는 나에게조차 경건한 마음을 불러일으키는 성당이다.

성당 안을 둘러보고 밖으로 나오니 비가 조금씩 내리기 시작한다. 잠시 성당 안처마에서 비를 피하기를 몇 분, 그냥 맞고가자하고 오늘의 목적지인 낭보랑 산장을 향해 이동한다.

보통 몽블랑 트레킹을 하는 한국 사람들은 레콩따민 몽주아에서 레샤피우까지 하루만에 가는 경우가 많다.

나도 처음에는 그렇게 하려고 했다. ​하지만, 첫날 트레킹을 하며 느낀 게 있었다. 트레킹의 목적이 걷는 것이기도 하지만, 아름다운 뷰를 보며 그곳에서 사는 사람들의 생활도 함께 경험하거나 볼 수 있다면 좋겠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과감히 다른 사람들이 가지 않는 산장도 들르며 유럽 사람들처럼 천천히 트레킹을 해보자고 결정했다.

천천히, 하나하나 느끼는 여행
 
아름다운 낭보랑 산장 전경
 아름다운 낭보랑 산장 전경
ⓒ 윤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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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적추적 내리는 9월의 가을비를 맞으며 도착한 낭보랑 산장에는 비 때문에 나처럼 일정을 늦춰 도착한 유럽인들로 꽉 차 있어 미리 예약하지 않은 나는 6인실 도미토리의 침대 하나를 얻을 수 있었다.

전날 무리해서 이동하다 저녁시간을 겨우 맞출 수 있었던 경험을 하며 톡톡히 고생을 하였던터라 점심 때 도착한 낭보랑 산장에서 하루를 쉬기로 하였다.
  
비가 오고 날이 흐린 탓인지 미리 들었던 아름다운 뷰는 찾기 어려웠다.

​저녁식사 시간이 되어 들어간 다이닝룸에는 내 이름표가 이스라엘 친구들과 같은 테이블에 붙여져 있었다.

센스 있는 주인이 여행자끼리 합석시켜 친구를 만들어 준 것이었다. 처음에는 조금 어색했으나 조금 지나자 열심히 서로에 대해 알아가게 됐다(후일 트레킹 내내 여러 번 마주치게 된 좋은 인연이었다).

혼자가 아닌 친구들과의 행복한 저녁식사를 마치고, ​내일은 또 어떤 날이 될지 기대하며 잠을 청했다.
 
낭보랑산장에서 만난 이스라엘 친구들. 트레킹 중 계속 만나며 인연이 됐다.
 낭보랑산장에서 만난 이스라엘 친구들. 트레킹 중 계속 만나며 인연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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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몽블랑트레킹, #뚜르드몽블랑트레킹, #몽블랑, #뚜르드몽블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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