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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사이 다케시 세계보건기구(WHO) 서태평양지역 사무처장 해임을 보도하는 AP통신 갈무리
 가사이 다케시 세계보건기구(WHO) 서태평양지역 사무처장 해임을 보도하는 AP통신 갈무리
ⓒ A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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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출신의 가사이 다케시 세계보건기구(WHO) 서태평양지역 사무처장이 인종차별과 기밀 유출 논란 등으로 끝내 해임됐다. 

WHO는 8일(현지시각) 집행이사회를 열고 가사이 처장의 '임명 종료' 결정을 내렸다고 AP통신, BBC방송 등이 보도했다. 

WHO 역사상 첫 지역 사무처장 해임 '불명예'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은 전체 직원들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무관용 정책에 따라 가사이 사무처장을 적법하게 조사한 결과 위법 행위가 발견됐다"라며 "조사 결과에 따라 임명을 종료하기로 했다"라고 밝혔다. 

WHO의 지역 사무처장은 해당 권역의 회원국 투표로 선출하지만, 사무총장의 임명을 받아야 한다. 가사이 처장은 임기를 마치지 않은 상태이기에 임명 종료는 사실상 해임에 해당하는 징계다. 

가사이 처장은 WHO 지역 사무처장으로는 역사상 처음으로 임기 도중 해임되는 불명예까지 떠안게 됐다. 

공중보건 전문 의사 출신으로 일본 후생노동성, WHO 등에서 근무한 가사이 처장은 2018년 10월 WHO 서태평양지역 사무처장 선거에 출마해 당선됐다.

그러나 작년 8월 필리핀 마닐라에 있는 WHO 서태평양지역 사무처 직원들은 가사이 처장이 인종차별적이고 권위주의적 언행으로 직장 내에서 유해한 분위기를 조성했다고 고발하는 탄원서를 WHO에 제출했다.

인종차별 발언에 기밀 유출, 직원 평가 조작까지 

탄원서에 따르면 가사이 처장은 일부 태평양 지역 국가들에 대해 "열등한 문화와 사회, 경제적 수준 때문에 역량이 부족해서 코로나19 감염이 확산했다"라며 "WHO 회원국들이 낸 분담금을 낭비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직원들은 가사이 처장이 특정 국적의 직원들에게 공개적으로 모욕을 주는 말을 했으며, 그가 관할 지역 국가들의 코로나19 백신 필요량에 관한 내부 기밀 정보를 일본 정부 측에 유출해서 백신 지원 외교를 도왔다는 의혹도 폭로했다.

그러나 가사이 처장은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직원들에게 과도한 업무를 지시한 적은 있으나, 인종차별적 발언이나 기밀 유출 의혹은 강하게 부인했다.

WHO는 즉각 가사이 처장에게 무기한 정직 처분을 내리고 조사에 착수했으며, 1년 6개월에 걸친 조사 끝에 해임 결정을 내렸다. 가사이 처장은 조사 과정에서 일부 직원의 성과 평가를 조작한 사실까지 드러났다.

한편, WHO는 공석이 된 서태평양지역 사무처장 선거 절차를 다음 달부터 시작한다고 밝혔다. 일본 정부는 가사이 처장 해임과 관련해 논평을 거부했다. 

태그:#가사이 다케시, #세계보건기구, #코로나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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