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대표팀의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첫 경기가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한일전에 많은 관심이 쏠렸지만, 결국 9일 호주전에서 승리를 챙겨야 2라운드 진출 가능성을 높인다.

데이비드 닐슨 감독이 이끄는 호주 대표팀 역시 2라운드 진출을 위해서 반드시 한국을 넘겠다는 각오를 드러내고 있다. 첫 경기임에도 기용할 수 있는 투수를 최대한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

호주의 선발투수도 공개됐다. 과거 KBO리그서 한화 이글스 유니폼을 입고 활약한 워윅 서폴드, 2019년 프리미어12서 한국을 상대했던 팀 애서튼 등 선발 등판이 예상됐던 투수들 대신 조금 낯선 얼굴이 선발 마운드에 오른다. 좌완 유망주 잭 오로린이 그 주인공이다.

오로린은 어떤 투수?

신장 196cm, 몸무게 101kg의 신체 조건을 갖춘 오로린은 2018년부터 지난해까지 5년 동안 디트로이트 타이거즈 산하 마이너리그 팀에서 뛰었다. 빅리그 경험은 없어도 꾸준히 경험을 쌓았다는 것이 눈에 띈다.

마이너리그(4시즌) 통산 성적은 61경기 194이닝 9승 8패 평균자책점 3.34, 이닝당 출루허용률(WHIP)은 1.31이었다. 탈삼진과 볼넷 개수는 각각 176개, 86개로 2:1 정도의 비율을 나타냈다. 지난해에는 싱글A서 27경기 51⅔이닝 2승 1패 평균자책점 4.01을 기록했다.

호주프로야구(ABL)에서도 뛴 그는 2022-2023시즌 애들레이드 자이언츠 소속으로 7경기에 등판, 승패 없이 평균자책점 3.27의 성적을 남겼다. 안정감 있는 투구로 닐슨 감독의 눈도장을 받았다.

호주가 이러한 결정을 내리게 된 배경은 무엇일까. 비교적 덜 알려진 '낯선' 투수이면서도 왼손투수다. 오로린의 한국전 선발 등판은 예상 밖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마이너리그 61경기 중에서 33경기를 선발로 나설 정도로 선발, 불펜 경험을 두루 했던 투수다.

특히 한국 대표팀에는 우타자보다 좌타자가 많고, 오른손투수가 많은 호주 마운드의 특성을 감안해 엔트리를 구성했다. 한국이 분석한 것처럼 우완투수가 엔트리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기는 하지만, 호주 입장에서는 경기 초반 분위기만 잡으면 승산이 있다고 계산했다.

자국 리그 선수들 위주의 대표팀... 그래도 방심은 금물

투수, 타자 모두 호주 대표팀은 자국 리그에서 뛰는 선수들이 엔트리를 채웠다. 미국 메이저리그(MLB) 40인 로스터에 포함된 선수는 외야수 애런 화이트필드(LA 에인절스) 한 명뿐이다.

로비 글렌디닝(캔자스시티 로열스)을 비롯해 마이너리거가 6명 있기는 해도 크게 위협이 될 만한 타자는 없다. 게다가 비호지킨 림프종 진단은 받은 리암 헨드릭스(시카고 화이트삭스)의 WBC 출전이 불발돼 강력한 마운드를 구축할 수 없었다.

대표팀이 따로 전력 분석을 하기도 했고 질롱코리아 경기를 통해서 호주의 주축 선수들을 살펴봤다. 특히 변화구에 약한 타자들의 특성을 파악했고, 정교한 제구를 구사할 수 있는 '잠수함 투수' 고영표의 선발 등판이 확실시되는 상황이다. 선발투수는 8일 저녁에 공식 발표된다.

또한 대표팀은 국제대회서 호주를 상대로 좋은 기억이 많다. 역대 맞대결 전적은 8승 3패로, 2008년 베이징올림픽 최종예선 이후 호주전 8연승을 이어가는 중이다. 한국의 우위가 점쳐지는 이유다.

다만 방심은 금물이다. 2013년, 2017년 WBC에서도 첫 경기부터 초반에 꼬인 것이 1라운드 탈락이라는 결과로 연결됐다. 승리도 승리이지만, 과정이 중요하다. 만족할 만한 경기를 펼쳐야 이튿날 한일전에 임하는 마음이 한결 가벼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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