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 아예 안 본 사람은 있어도 한 번만 본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 주옥 같은 대사를 어떻게 한 번밖에 안 들을 수가 있으랴. "전 매맞고 살지만 명랑한 년이에요." <더 글로리>의 '명랑한 년'인 동은의 조력자 현남은 다음 생에는 빨간 립스틱을 꿈꾼다. 하지만 동은은 바로 현남에게 '팩폭'을 날린다. 지금도 빨간 립스틱은 바를 수 있다고.
드라마도 화제지만 송혜교의 스타일 또한 화제다. 그녀는 유독 트렌치 코트를 많이 입고 나왔는데 그 중 가장 눈에 띄는 건 기원에서 입었던 아이보리 가죽 트렌치 코트였다. 에코 레더(페이크 레더라고도 불리우는 가짜 가죽)이길 바랐는데 다행히 에코 레더로 만들어진 제품이었다.
내가 그녀의 가죽 트렌치 코트를 인상깊게 봐서인지 나 역시 현남처럼 가죽 재킷을 나만의 빨간 립스틱으로 설정해서 그런지 온라인 쇼핑몰에서 가죽 재킷밖에 보이지 않았다. 그럼에도 내 마음에 꼭 드는 디자인과 색깔, 가격대의 에코 레더 겉옷을 발견하지 못해서 올 봄에는 건너 뛰고 가을에 시도해봐야겠다 마음먹었다. 드라마 속 송혜교를 보면서 에코 레더에 마음을 빼앗긴 시청자를 위해 에코 레더 재킷과 트렌치 코트의 디자인에 대해 정리해보고자 한다.
재킷을 살 것인가? 코트를 살 것인가?
가볍게 입기에는 짧은 재킷이 좋고 분위기있게 입기에는 코트가 좋다. 재킷이나 점퍼류는 짧은 기장 또는 엉덩이 정도를 덮는 기장이고 코트 류는 무릎 위, 아래 기장으로 생각하면 된다. 봄은 일교차가 크고 생각보다 확 따뜻해지는 계절이라 이런 멋내기용 겉옷은 많이 입을 걸 생각하고 구매하면 돈이 아까울 수도 있다. 캐주얼룩과 포멀룩 둘 다 잘 어울리긴 하지만 4월만 되도 아주 얇은 겉옷을 입고 다녀야 하므로 3월부터 구매해서 4월까지 20번 정도 입는다고 생각하면 아주 잘 입은 것이다(물론 가을에도 입으면 된다).
어떤 색을 살 것인가?
가장 기본인 색은 아이보리(혹은 옅은 베이지), 갈색, 검은색 이 3가지다. 어울리는 색을 잘 모른다면 입어보고 사는 게 가장 정확한데 좀 부드러운 이미지를 가졌다면 아이보리나 옅은 베이지를 추천하며 그런 이미지를 가졌더라도 드물게 검은색이 잘 어울리는 사람도 있다. 도도하고 딱딱하고 차가운 이미지를 가졌다면 검은색이 어울릴 확률이 높다.
하지만 옅은 베이지 색 중에 약간 회색끼가 도는 색이 있는데 그런 탁한 베이지라면 또 잘 어울릴 수도 있다. 갈색은 가장 무난한 색이지만 색이 고급스럽게 빠지기는 어려우므로 무난하게 가려면 어두운 갈색 즉, 고동색에 가까운 색을 고르길 추천한다. 가끔 자주색이나 카키색도 있다. 이런 색은 개성 있어 보이고 싶은 사람에게 추천한다. 은근하고 조용한 멋을 좋아하는 사람은 튀고 싶지 않은 마음이 강하므로 결코 그런 색을 선택하지 않는다.
유광Vs무광, 어떤 질감이 좋을까?
옷을 입었을 때 질감 역시 분위기에 영향을 주는데 보통 가죽은 유광과 무광이 있고 유광 중에서도 그냥 반질거리는 가죽이 있고 워싱 처리를 해서 오래 입은 듯한 느낌을 주는 가죽이 있다. 요즘은 에코/페이크 레더도 진짜 가죽처럼 잘 나오기 때문에 진짜 가죽을 제작, 생산하는 브랜드가 줄어드는 추세다.
금액적인 부분도 그렇고 동물보호와 관련해 트렌드도 에코/페이크 레더를 선호하는 분위기이기 때문이다. 초보자에게 추천하는 질감은 밝은 색이라면 상관없지만 어두운 색이라면 워싱 처리가 되어 있는 것이 좀 덜 번들거려서 무난하게 입기 좋다.
동은은 자기만의 갑옷으로 트렌치 코트를 선택했다. 각이 잡히고 허리를 잡아주는 핏으로 늘 긴장한 상태를 유지하며 한 순간도 복수에서 벗어나지 않는 삶을 살고 있다. 어쩌면 가죽이 주는 강한 느낌을 지니고 싶었는지도 모른다. 좀 더 강해져서 복수를 잘 마무리하기 위해 그녀가 선택한 아이템이 에코 레더 트렌치 코트다. 오는 10일 시즌2에서 어떤 패션으로 통쾌한 하지만 타락할 복수를 할지 기대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