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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3·8 전당대회 당 대표 선거 예비경선을 통과한 안철수 후보가 지난 2월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더 나은 미래 서약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오른쪽은 김기현 후보.
 국민의힘 3·8 전당대회 당 대표 선거 예비경선을 통과한 안철수 후보가 지난 2월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더 나은 미래 서약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오른쪽은 김기현 후보.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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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현 후보가 사퇴해야 한다고 본다." - 안철수 국민의힘 당 대표 후보
"황당하다. 그러니까 당원들이 역정이 나신 것이다." - 김기현 국민의힘 당 대표 후보


국민의힘 차기 지도부를 선출하는 제3차 전당대회의 투표 열기가 뜨거운 가운데, ARS 투표 마지막 날까지, '양강'인 김기현 후보와 안철수 후보가 설전을 벌였다. 두 후보는 선거인단의 높은 투표율이 본인에게 유리할 것이라 자신하는 한편, 대통령실 행정관의 전당대회 경선 개입 정황을 두고 정면으로 맞붙었다.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실 행정관이 단체 채팅방에서 김기현 후보를 지지하고, 안철수 후보를 비방해온 정황들이 <경향신문> 보도로 불거지자, 안 후보는 이를 용산의 노골적인 '선거 개입'으로 규정하고 연일 공세를 취하고 있다(관련 기사: 안철수 "대통령실의 '김기현 홍보물' 전파 요청 녹취 등장, 해명해야"). 대통령실이 제대로 된 조치를 취하지 않을 경우 "김기현 후보가 사퇴해야 한다고 본다"라고까지 말했다.

반면, 대통령실은 '국정 홍보'였다며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관련 기사: '행정관 단톡방' 김기현 지지 논란에 대통령실 "국정 홍보 언급"). 김기현 후보 역시 본인과는 관련이 없는 행위라고 항변하는 중이다.

안철수 "선거 개입, 민주주의 훼손" vs. 김기현 "공무원도 단톡방 가능"
 
안철수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가 3일 서울 마포구 채널A에서 열린 당대표 후보자 토론회에 참석해 토론 준비를 하고 있다.
 안철수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가 3일 서울 마포구 채널A에서 열린 당대표 후보자 토론회에 참석해 토론 준비를 하고 있다.
ⓒ 국회사진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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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국민의힘 후보는 7일 오전 BBS라디오 '전영신의 아침저널'과의 인터뷰에서 "이렇게까지 대통령실 행정 직원들이 전당대회에 개입할 거라고 상상을 못 했다. 상상 못하는 일이 너무 많아서 좀 충격스럽다"라고 입을 열었다.

그는 "이제는 의혹이 아니다. 사실이다"라며 "가장 근본적인 대한민국의 자유민주주의 기본을 훼손하는 일 아니겠느냐?"라고 날을 세웠다. "이런 일이 정말 백주 대낮에, 그것도 21세기 대한민국에서 일어났다는 게 정말 믿어지지가 않는다"라며 "고발이 돼서 철저하게 수사를 해야 되고, 이 문제는 전당대회가 끝난다고 이걸 끝낼 수는 없다"라고도 목소리를 높였다.

안 후보는 "다시는 이런 일이 재발되지 않도록 전당대회가 끝나더라도 반드시 끝까지, 제대로 진실을 규명을 해야 한다"라며 "도대체 누가 지시했는가? 그리고 또 어떤 사람, 몇 명이 어떻게 가담했는가? 그리고 또 어떻게 책임을 물을 것인가?"라는 세 가지 주요한 의문을 재차 강조했다.

그는 "윤 대통령께서 이런 일이 있었다는 걸 아셨으면 가만두지 않았을 것"이라며, 윤석열 대통령은 이런 사실을 몰랐을 것이라고 거리를 뒀다. 하지만 대통령실에서 구체적인 해명을 내놓지 않는 데 대해서는 "이건 그대로 넘어갈 수 있는 사안이 절대로 아니다"라고 꼬집었다.

반면, 김기현 국민의힘 후보는 같은 날 오전 YTN라디오 '뉴스킹 박지훈입니다' 인터뷰에서 "저도 사실은 내용을 잘 모른다. 제가 관여한 것도 아니고 제 영역 밖에서 일어난 일이기 때문"이라며 "제가 그걸 조사할 수 있는 입장에 있지도 않고, 제게 무슨 권한이 있는 것도 아니다"라고 거리를 뒀다.

그러면서도 "단톡방에 가입하는 것 자체는 공무원에게 허용돼 있는 것이다. 공무원이라고 해서 정치적 의견을 없애야 된다는 건 아니다"라며 "친목 목적이나 사회적 관계 때문에 가입한 단톡방에 정치적 의견들이 올라오잖느냐"라고 옹호했다. "정치적 의견이 올라온다고 해서 거기 가입해 있는 공무원이 거기에 대해서 책임을 지라? 이거는 조금 황당한 얘기"라는 주장이었다.

공직선거법 위반 논란에 대해서도 "이게 공직 후보를 뽑는 선거가 아닌데. 매우 황당한 주장까지 펼치고 있어서 논리의 비약이 지나치다"라고 지적했다.

또한 본인을 향한 사퇴 요구에 대해서는 "갑자기 저도 황당하다"라며 "아니, 그걸 왜 내가 사퇴해야 되는 일인지 잘 모르겠지만 '기승전 김기현 사퇴'로만 연결시키는 그런 모습으로 자꾸 하니 당원들이 역정이 나신다"라고 비난했다. "앞뒤 가리지도 않고 무작정 그냥 '김기현 사퇴하라'고 하면 그게 말이 맞는 말이냐?"라며 "그러니까 지도자 자격이 있느냐는 평가를 다시 되새겨보게 되는 거다. 우리 당원들이"라고도 꼬집었다.

안철수 "김기현, 대통령실에 해 끼쳐" vs. 김기현 "당원들이 화 많이 났다"
 
김기현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가 3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압도적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김기현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가 3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압도적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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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후보는 이날 이같은 논란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당원들을 믿는다"라며 김기현 후보의 ▲부동산 투기 의혹 ▲김연경 선수 및 가수 남진 응원 논란 ▲전직 바른정당 당협위원장 허위 지지 선언 논란 ▲윤상현 의원 연대 논란 ▲윤석열 대통령 탄핵 언급 논란 등을 열거했다. "이 짧은 선거 기간 동안에 그렇게 많은 실수를 한 분이 어떻게 1년 동안 당을 이끌면서 총선을 승리로 이끌 수 있겠느냐?"라는 의문이었다.

또한 "원래 3%에서 시작한 후보가 신세를 얻어서, 또 신세를 지면 그냥 지는 것이 아니고, 보통 공천 약속 거래들을 한다"라며 "그래서 결국은 그게 공천 파동으로 이어지고, 우리가 거의 몇 번에 걸쳐서 경험했지만 결국은 총선 필패로 이어진다"라고 공격했다. 대통령실의 후원, 다른 인사들과의 연대로 지지율을 모은 김 후보의 약점을 짚은 것. 김기현 후보를 향해, '폐'를 넘어 "(대통령실에) 해를 끼치는 후보라고 하겠다"라고도 덧붙였다.

6일까지 집계된 국민의힘 전당대회 투표율이 이미 50%를 넘기며 보수정당 전당대회 중 역대 가장 높은 수준의 투표율이 예상되는 가운데, 안 후보는 "지금까지 침묵했던 당원들이 이제 본격적으로 개혁적인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라고 해석했다. "지금까지는 여러 가지 분위기상으로 '누구를 밀어야 된다'라고 하면서, 주위에서 떠들고 다니는 사람들에 대해서 아무 말도 하지 않았던 분들이 목소리를 내는 것"이라는 주장이었다.

오히려 소위 '친윤(윤석열 대통령)' 성향 의원들과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측 핵심 관계자)'들이 김기현 후보를 지원하고, 김 후보가 이를 홍보하는 데 대해 "(당) 전체가 친윤이고 전체 의원들이 다 이 정부가 성공을 해서 국가와 국민이 성공하기를 바라고 있는데, 일부 의원들이 이거를 자기들이 독식하겠다, 이런 거"라고 꼬집었다. "그건 굉장히 좋지 않은 일"이라며 "김기현 후보 측에서 하는 걸 보면 자꾸 잘라내기, 마이너스 정치를 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도저히 선거에서 이길 수 없다"라고도 날을 세웠다.

그러나 김기현 후보는 "이번에 뽑는 대표가 또 내부에서 분란을 일으키거나 당을 쪼개는 그런 원심력으로 작동되거나 해서는 안 된다"라며 "그런데 계속해서 선거 캠페인 과정에서 자꾸 내부 분란적 요소가 커지는 것을 보고서 당원들이 화가 많이 났다"라고 주장했다. "당 제대로 꾸려나가고 그랬더니 자기들끼리 싸운다 해서 '김기현에게 확실하게 힘을 실어주자'라고 하는 것이 현장에서 굉장히 강한 정서로 느껴진다"라는 해석이었다.

그는 "우리 당원을 상대로 하는 선거이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조직이 기반이 돼야 되는 것이다"라며 "정당이라는 조직 기반을 위해서 만들어져 있는 유권자들이니까 조직표 기반이 돼야 되는 것인데, 아마 언론에서 그렇게 평가하지만, 저를 지지하는 쪽이 압도적으로 많기 때문에 제가 유리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또한 "화가 많이 나신 당원들이 계신 것은 사실"이라며 "그 화는 어떤 특정 후보의 의견과는 전혀 180도 다르게, '왜 대통령 뽑아놓고서 대통령이 일 하려고 그러는데 일 못 하게 자꾸 분탕질을 하느냐', '왜 자꾸 내부 총질 하느냐', '아직도 정신 못 차렸네', '대통령 좀 도와서 민생 챙기고 국정 성공시키려고 그러는데 엉뚱한 소리들 하고 자기 정치하느냐'라는 것에 대한 분노"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이같은 표심이 "아주 압도적 다수"라며 "'김기현이가 보니까 그래도 호흡을 잘 맞춰서 국정을 운영해 나갈 것 같아 보인다. 그러니까 김기현에게 힘을 실어주자', 이런 의미라고 저는 이해하고 있다"라며 결선 없이 압도적인 승리를 자신했다.  

태그:#안철수, #김기현, #국민의힘, #전당대회, #당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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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5월 공채 7기로 입사하여 편집부(2014.8), 오마이스타(2015.10), 기동팀(2018.1)을 거쳐 정치부 국회팀(2018.7)에 왔습니다. 정치적으로 공연을 읽고, 문화적으로 사회를 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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